탐방

[특집]로봇기업 신년 계획 ⑤㈜고영테크놀러지

로봇신문사 2021. 2. 22. 09:41

로봇신문은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로봇기업들의 CEO를 만나 지난해 성과와 새해 계획 등을 들어보는 특집 코너 '신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다섯번째 기업은 3차원 검사장비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이며 뇌수술로봇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고영테크놀러지입니다.

 

2002년 설립된 고영테크놀러지는 세계 1위의 3차원 SMT/반도체생산용 검사기(자동검사 로봇) 공급기업으로 3차원 납도포 검사기(SPI), 3차원 부품 장착 및 납땜 검사기(AOI) 뿐만 아니라 머시닝 옵티컬 검사기(MOI), 자동 핀 검사장비(API), 3차원 투명체 검사장비(DPI)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검사장비 제품 분야에서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을 만큼 탄탄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기업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인재양성,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용 로봇 사업에도 진출해 인증 및 임상시험을 거쳐 판매가 이어지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본사의 4개 연구소와 KAIST AI 공동연구센터, 뉴욕주립대 스마트제조 연구소, 미국 샌디에고 AI 연구소, 캐나다 벤쿠버 AI 연구소, 베트남 SW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최고의 기술경쟁력를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데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대표에게 새해 계획을 들어 보았다.

 
 
▲㈜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대표

 

Q. 지난 해 코로나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영테크놀러지의 지난해 경영성과는 어땠는지요?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을 미쳤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주요 국가는 경제봉쇄로 심각한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었고 브렉시트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했다고 봅니다. 저희 산업 역시 영향을 받았는데, 지난 2020년 2분기에는 일부 지역의 거래처 공장들이 가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19% 수준 감소한 17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실적 변동성이 심한 한해였지만 신사업인 뇌수술용 의료로봇 '카이메로(KYMERO)'의 첫 판매가 일어난 의미있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로 어려운 영업환경에 놓여 있었지만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이 어려운 시기를 기술격차를 벌리고 신사업에 집중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작년,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액의 18%(2020년 3분기 누적)에 이르는 등 고성장하기 위한 노력의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수원 광교에 위치한 고영테크놀러지 R&D 센터

 

Q. 올해 주요 사업 계획이나 신제품 발표 계획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주력 제품인 3차원 납도포 검사장비(SPI) 시장점유율을 공고히 유지하며, 3차원 부품실장 검사장비(AOI)에서는 플렉시블 PCB 검사용 모델 '제니스(Zenith) F'를 출시했습니다.

 

현재 30% 정도인 부품실장 검사장비(AOI) 점유율을 납도포 검사장비(SPI) 점유율인 50%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반도체 검사장비인 마이스터(Meister) D+는 세계 최초로 반도체 후공정 내 수동반도체 부품의 외관 및 경면 표면의 다이(Die)를 동시에 측정하는 검사장비로 반도체 후공정 시장 점유율 확대가 목표이며, 신사업인 머시닝 옵티컬 검사기(MOI)는 제조간 발생한 기구물의 3차원 형상측정 뿐만 아니라 스크래치나, 찍힘, 이물, 얼룩 등의 표면검사가 필요한 카메라 모듈 외관검사나 핸드폰 케이스 시장의 적극적 공략을 위해 영업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AOI 검사장비 '제니스 F'

또한, 3차원 투명체 검사장비(DPI)라는 신사업은 투명체를 검사하는 장비로써, 현재 넵튠(Neptune) T, 넵튠 C에 이어 성능을 강화한 넵튠 C+ 모델 개발이 완료되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업계 고객사를 대상으로 이미 영업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공정을 자동으로 최적화시켜주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케이스마트(KSMART)’는 빅데이터가 아닌 스몰 데이터 기반 고영만의 독특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해 개발되었으며, 많은 부분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해외시장 개척을 이끌 예정입니다.

 

의료분야인 뇌수술용 의료로봇 카이메로도 작년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첫 공급을 시작으로 국내 다수 대학병원에 판매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중국 의료시장 진출을 목표로 각국 승인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른 여러 의료기기들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 만큼 곧 시장에 공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검사장비에 대한 수요회복 신호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신사업과 함께 기존 사업의 선전도 기대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중국 등 경쟁기업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고 들었습니다. 3차원 검사장비 분야에서 세계 1등을 놓치지 않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지속적인 R&D를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과 시장성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어려워도 반드시 개발에 성공해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으며 신사업을 비롯 매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부품이 더욱 작아지고 공정이 미세화 되면서 저희 3차원 정밀 검사장비에 대한 검사솔루션 수요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천기술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SPI 검사장비 aSPIre 3

저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늘렸으며, 지속적으로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Q. 인공지능 분야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계십니다.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는지요?

 

저희는 이미 6년 전부터 고영 검사장비의 3차원 정밀측정 데이터를 적용하여, 검사대상 공정을 자동으로 항상 최적화하는 S/W상품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와 캐나다 벤쿠버에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했고, 뉴욕주립대에는 스마트 전자제품 제조 연구소, 국내에는 대전 카이스트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 운영중이며,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연구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3차원 검사장비에서 수학적 모델링이 어려운 곳에서도 인공지능을 적용, 검사성능을 강화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제조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하여 부품을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납을 어느 정도 두께와 양으로 뿌려줘야 하는지 등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스마트공장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시간 공정 최적화 솔루션을 곧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미 개발이 끝난 모듈들은 전세계의 많은 고객사들이 사용중에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의료사업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고려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섹터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Q. 작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뇌수술 로봇 카이메로(KYMERO)가 국내 최초로 도입되었습니다. 수술 로봇에 대한 시장 반응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로봇산업 원천기술 개발사업을 계기로 2011년 뇌수술용 의료로봇 개발에 처음 착수, 2016년 말 국내 식품의약품 안전처로부터 제조와 판매허가를 획득해 약 2년간의 국내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작년 하반기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국내 최초로 뇌수술용 의료로봇 카이메로를 공급하였습니다.

 

저희의 의료로봇을 활용하여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들은 시술부위의 위치선정이 정확하고 접근 에러가 없어서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고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뇌핵에 정확히 전극을 삽입해야 하는 뇌심부 자극수술(DBS: Deep Brain Stimulation), 그리고 뇌의 여러 부위에 전극을 설치하고 신호를 관찰해야 하는 뇌전증 수술등에서 큰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료로봇 산업은 규제가 많고 상품화 과정이 복잡하여 의료로봇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의료로봇은 상당히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 대형병원에 추가로 장비가 도입되어 수술사례가 많아지면, 카이메로 장비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다른 종합병원이나 지역거점 병원들도 잇따라 도입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고영테크놀러지는 카이메로를 향후 다른 신경외과 수술로도 적용대상을 확장해 나갈 계획으로, 국내 의료 로봇시장은 물론 향후 중국의약품관리국(NMPA),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발판삼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의료로봇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Q. 의료로봇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제는 의료로봇 회사들이 의료로봇 시장에서 선보였던 솔루션과 기술들을 확장시켜 변곡점을 넘어서야 하고, 시장성이 보이는 분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침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제일 큰 수요자인 병원과 함께 시장화가 가능한 의료로봇 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며, 정부에서도 의료로봇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의료로봇 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의료로봇과 같은 최신 기술일수록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의 격차가 커지는 의료질(質)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로봇의료센터를 설립하여 공공의료를 확대하는 정부 정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지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로봇의료센터를 설립하여 공공의료를 확대하는 정부정책의 지원도 초기에 의료로봇 시장이 지역간 균형있게 안착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권역별로 국립대학병원을 지정하여 지방의료원을 육성하고 뇌수술용 의료로봇을 이용하여 뇌전증 치료와 중증 뇌질환 수술이 가능한 숙련된 전문의를 배출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 확대에 대한 관심과 구조적 개선을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카이메로 모의시술 장면

Q. 향후 의료로봇 시장을 전망해 주신다면...

 

의료로봇 시장은 현재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기업을 포함해 새로운 의료로봇 업체들이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의료로봇 등장으로 지속적인 시장확대가 예상됩니다.

 

다만, 의료로봇 시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기업들이 도전하기에는 진입장벽도 높고 성공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분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의료로봇 시장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존재했지만 만족시킨 기업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진입장벽만 잘 극복하면 많은 기회요인과 큰 시장수요가 기다리고 있으며, 의료로봇은 특성상 시장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고부가가치 사업이기에 저희 같은 혁신기업에게는 도전해 볼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헬스와 메디컬 관련 사업이 커지고 있으며, 인구가 고령화로 진입하는 가운데 의료로봇을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다국적 기업들도 헬스케어나 메디컬 산업 진입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저희 고영테크놀러지도 메디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Q.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이나 정책 당국에 하고 싶은 건의 사항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로봇을 활용한 의료 서비스가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제조분야에서는 산업용 로봇의 활용도가 높은데, 앞으로는 서비스 로봇이나 재활 로봇, 물류 로봇 등 관련산업 분야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봇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로봇 기업들은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제도와 정책을 기반으로, 기술과 솔루션을 향상시켜 로봇이 필요한 수요자들이 로봇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질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