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피하는 드론

로봇신문사 2020. 3. 23. 10:28



▲ 드론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인식하고 회피하는 지를 테스트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취리히대학)

스위스 취리히대학 연구진이 신종 카메라와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이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탐지하고 회피할 수 있는 드론 비행 기술을 개발했다고 ‘테크익스플로어’가 보도했다.


비행 로봇은 장애물 탐지 및 충돌 회피를 위해 일반적으로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이들 드론이 카메라가 촬영한 이미지를 처리하고 반응하는 데 보통 20~40밀리초(millisecond)의 시간이 걸린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새나 비행 중인 다른 드론을 피하는 데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드론이 고속으로 비행하고 있다면 정지해 있는 장애물을 인식하는데도 충분치 않다. 드론이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비행하고 있거나 동일한 비행 지역에서 다수의 드론이 날고 있다면 이 같은 문제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취리히대학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쿼드콥터 드론에 '이벤트 카메라'로 불리는 신종 카메라와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적용해 드론의 반응 시간을 3.5밀리초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입증하기 위해 가까운 거리에서 빠른 속도로 드론을 향해 공을 던져 잘 피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전문 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취리히대학 로보틱스 및 인식 그룹의 ‘다비드 스카라무짜(Davide Scaramuzza)‘는 “지진 등 재난 구조 상황에선 제한된 배터리 용량으로 빠르게 비행할 수 있는 드론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드론이 빠르게 비행할수록 움직이는 장애물과 충돌할 위험성은 커진다”며 “우리는 이벤트 카메라라는 신종 카메라를 이용해 이 같은 목표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 연구팀이 날아오는 공을 드론이 피할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취리히대학)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는 카메라는 전경을 스냅샷으로 촬영하면서 이미지 픽셀을 동일한 시간동안 노출한다. 이 경우 모든 픽셀이 온보드 컴퓨터에 의해 분석된 후에야 비로서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에 스마트 픽셀 기능을 갖춘 이벤트 카메라 기술을 채택했다. 픽셀에 변화가 없으면 반응하지 않지만 픽셀의 빛 세기에 변화가 생기면 관련 정보를 즉각 온보드 컴퓨터쪽으로 전송한다. 모든 픽셀중에서 변화된 부분만 온보드 컴퓨터에서 받아 처리하기 때문에 이미지 분석에 들어가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드론 카메라에 잡힌 날아오는 공의 모습(사진=취리히대학)


이벤트 카메라는 최신 기술이지만,기존의 장애물 탐지 알고리즘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카메라가 짧은 시간에 촬영한 모든 이벤트들을 수집하고 드론의 움직임 효과를 추출할 수 있는 독자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해 드론쪽으로 날아오는 물체를 탐지하는 데 3.5밀리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제 드론에 이벤트 카메라와 독자 알고리즘을 적용해 실내와 실외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3m 떨어진 곳에서 초속 10m의 속도로 드론을 향해 공을 던지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의 크기에 관한 정보를 드론이 미리 알고 있으면 카메라 한 대로 충분하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다양한 크기의 물체를 인식하려면 2대의 카메라가 필요했다.

스카라무짜는 “이벤트 카메라를 사용하면 드론이 비행 속도를 최대 10배까지 빠르게 할 수 있다”며 “비행 로봇이 장애물을 훨씬 빠르게 인식하고 회피하는 기술이 드론 분야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론의 비행 속도가 빨라지면서 드론의 활용 분야를 상품 배송, 사람 수송, 공중 촬영, 재난구조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향후 사람이 드론을 조작하는 것처럼 드론이 스스로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연구를 심화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