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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하드디스크 필요 없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

로봇신문사 2025. 1. 6. 15:51

 

 

 

▲ 전상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 단체사진. (사진=KAIST)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장치(하드디스크 또는 SSD, 플래시메모리 등)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기억장치(D램 등)로 불러와 작업한다. 처음부터 기억장치에 보관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기억장치는 전기를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이라서 이런 일이 불가능하다. 컴퓨터를 처음 켜면 구동에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D램 기술을 대체하기 위한 비휘발성 ‘FRAM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상훈 교수팀은 ‘하프니아 강유전체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및 스토리지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FRAM 소자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강유전체’ 원리를 이용, 세계 최고 성능의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컴퓨터 산업 전반에 걸쳐 성능향상이 기대되는 것은 물론, 로봇기술에 적용할 경우 전원을 켰을 때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드물게 발생되는 프리징(소위 먹통현상)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유전체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있어 핵심 소재다. 전상훈 교수팀은 이런 강유전체 소재를 활용, 현재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양대 산맥인 디램(DRAM)과 낸드 플래시(NAND Flash) 메모리의 장점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고성능, 고집적 차세대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존 디램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물리적으로 작은 면적에서도 높은 저장 용량을 달성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하프니아 강유전체 기반 극박막의 고유전율 물질’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 현재까지 보고된 D램 구조 중 가장 낮은 낮은 2.4Å(웅스트롬, 1Å은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의 실리콘 산화물(SiO2) 유효 두께와 같이 얇은 층에 데이터를 저장하데 성공했다.

 

동시에 연구팀은 D램 메모리 기술을 잠재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강유전체 메모리 FRAM 메모리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FRAM은 현재 실용화 돼 있는 DRAM 수준의 1V 이하 낮은 전압에서도 동작하며, 비휘발성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정보의 저장과 삭제가 확실히 이루졌다.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켜 차세대 메모리에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기존이 저장장치로 자주 쓰이던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한계를 극복, 고용량 및 고성능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스마트폰, 컴퓨터, USB메모리 등의 용량이나 동작속도를 큰 폭으로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 측은 “그간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500~1000층 이상으로 저장층을 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새롭게 강유전체 소재를 적용, 소재 계면에 얇은 이산화티타늄(TiO2) 층을 추가해 1000단 이상의 수직 적층 3차원 구조를 유지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전상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들은 답보상태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 개발에 돌파구가 되는 기술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다양한 인공지능 컴퓨팅 및 엣지 컴퓨팅 기술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 한 해 동안 반도체 산업계 최고 수준 컨퍼런스에 5편의 논문을 연이어 발표했다(2024 IEEE VLSI 2편, 2024 IEEE IEDM 3편). IEEE VLSI와 IEEE IEDM 학회는 인텔,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굴지의 반도체 업계 및 세계 석학들이 참여하는 학획로 반도체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제1 저자는 벤카테스왈루 가담(Venkateswarlu Gaddam) 연구 교수, 김기욱 박사 과정생, 조홍래 박사 과정생, 황정현 박사 과정생, 이상호 박사 과정생, 최효준 석사 과정생, 강현준 석사 과정생이 공동으로 맡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KEIT) 민관공동투자 반도체 고급인력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연구센터(IRC) 지원사업,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았다.

 

전승민 기자 enhanced@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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