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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실수를 인정하면 사람간 대화 시간이 늘어난다"

로봇신문사 2020. 3. 12. 09:59



▲ 로봇의 행동이 사람간의 상호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가 이뤄졌다.(사진=서초구청)

“미안해요, 내가 이번 게임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우리팀이 졌어요. 믿기 힘들겠지만 로봇도 실수를 한답니다”

만일 로봇이 사람과 팀을 이뤄 게임을 할 때 승부가 끝난 후 로봇이 이렇게 말한다면 로봇과 한 팀을 이룬 사람들간에는 어떤 상호관계가 형성될까? 로봇과 사람들이 한팀을 이뤄 게임을 할 경우 로봇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거나 개인적인 약점 등 스토리를 얘기할 때 팀내 인간 구성원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더 활발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테크익스플로어‘에 따르면 예일대 네트워크 사이언스연구소(Yale Institute for Network Science·YINS) 마가렛 트레거(Margaret L. Traeger) 등 과학자들은 로봇과 3명의 사람이 팀을 이뤄 태블릿 기반의 게임을 수행한 결과 로봇이 침묵을 지키거나 중립적인 행동(예를 들어 단순히 현재 점수를 말해주는 것)을 할때 보다 자신의 실수나 개인적인 약점을 얘기할 때 팀내 인간 구성원간에 대화 시간이 늘어나는 등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미국 과학원이 발행하는 전문 저널인 ‘PNAS(th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3월 9일자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로봇의 행동이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험적인 연구로,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사회’에서 로봇이 사람의 행동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총 153명을 51개팀으로 나누어 태블릿 기반의 게임(철도 노선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을 겨루는 게임)을 진행했다. 각 팀은 3명의 사람과 1대의 로봇으로 이뤄져 있다.

마가렛 트레거는 “우리 연구는 로봇이 '인간-인간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로봇이 인간간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각 팀에 배정되어 있는 로봇을 3종류로 세팅했다. 게임 도중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거나 개인적인 약점 등을 얘기하는 로봇, 점수를 단순히 전달해주는 등 중립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로봇, 침묵을 고수하는 로봇 등이다. 실험 결과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로봇과 한팀을 이뤄 게임을 진행한 경우 팀내 사람간 대화 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신의 약점을 얘기하는 로봇과 팀을 이룬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팀 보다 대화 시간이 배 이상 많았으며, 게임을 즐겼다는 생각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립적인 언어를 구사할 때보다 자신의 약점을 얘기하는 순간에 사람간 대화가 더 늘어났으며 또 로봇이 침묵을 지킬때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애기할 때 팀내 인간 구성원간 대화가 균등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라 스트로코브 세보(Sarah Strohkorb Sebo)' 박사 과정 학생은 “조립 생산라인에서 특정 로봇이 한 사람에게 부품을 넘겨준다면 어색한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우리의 연구는 로봇 설계시 사회적인 관여, 균형잡힌 참여, 긍정적인 경험 등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