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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90kg 짐 운반하는 4족 로봇 '배리' 개발

로봇신문사 2023. 12. 26. 10:46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 로보틱시스템스랩(Robotic Systems Lab) 연구팀이 최대 90kg의 짐을 운반할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 ‘배리(Barry)’를 개발했다고 IEEE 스펙트럼이 보도했다. 배리는 1800년대 스위스 알프스 산악 지형에서 40명 이상의 사람 목숨을 살린 전설적인 개에서 이름을 따왔다.

 

배리는 4족 보행 로봇 ‘애니멀(ANYmal)’을 개량한 것으로, 자체 무게 48kg에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최대 90kg까지 등에 싣고 이동할 수 있다. 심지어 사람이 등에 올라타 이동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4족 로봇이 기반 시설 점검, 건설 현장 모니터링 등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짐을 싣고 운반하는 데는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류 역사상 인간이 부린 네발 짐승들은 대부분 짐을 운반하는 데 활용됐다. 하지만 4족 로봇은 네발 짐승처럼 효과적으로 짐을 싣고 이동하지 못한다.

 

연구팀은 지난달 전문 학술지인 ‘IEEE 로보틱스 앤 오토메이션 레터스(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에 발표된 논문(제목:Barry: A High-Payload and Agile Quadruped Robot)에서 “다리가 달린 로봇들은 여전히 너무 약하고, 느리게 움직이며, 비효율적이어서 무거운 짐을 나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봇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짐을 운반하는 로봇 개발을 추진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빅독(BigDog)과 LS3는 최대 200kg까지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군의 요청에 맞춰 무거운 짐을 싣고 거친 지형을 횡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짐꾼 로봇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하드웨어에 대한 요구 조건은 매우 까다로웠다. 유압 장치로 구동되는 이들 로봇은 군이 채택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소음도 심했다. 특히 소음때문에 빅독과 LS3는 군에서 채택하는 게 힘들었다. 가장 최근 개발된 스팟(Spot)과 애니멀(ANYmal)은 이들 로봇보다는 훨씬 조용하지만 가반하중이 10~15kg에 불과했다.

 

취리히 연방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배리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로봇 LS3의 가반하중 50% 정도만 운반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보다 효율적이고 더 조용한 폼팩터를 채택하고 있다. 유압식이 아니라 고효율 전기 액추에이터를 채택하고 있다. 애니멀 로봇을 짐꾼 로봇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조르지오 발세키는 “사람들이 외바퀴 손수레를 사용할 때 탑재물에 따라 세팅을 바꾸지는 않는다. '스마트 로봇'이라고 해서 다를 필요가 있을까? 이는 배리가 탑재물에 상관없이 (심지어 사람이 올라탈 수도 있다) 실제 세계에서 유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배리의 고하중 탑재체 운반 능력이 맞춤형 액추에이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로봇의 관절을 개발하기 위한 일반적인 접근법은 최대 동력을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모터를 선택하는데 반해 배리는 모터 효율성에 집중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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