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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vs 현대차, 재활로봇 IP 확보 전략은 이렇습니다

로봇신문사 2023. 7. 21. 17:05

 

 

 

▲ 이동환 변리사

 

삼성전자와 현대차 간에 공통점이 있을까? 대한민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대기업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공통점이 언뜻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양사를 대표하는 사업이나 제품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공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바로 재활로봇 사업이다. 두 대기업이 재활로봇이라는 새로운 사업에 대하여 어떠한 지식재산권(IP) 확보 전략을 세웠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1. 배경 설명

 

삼성전자의 재활로봇은 아직 상용화되기 전이다. 하지만 거의 막바지 단계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EX1'이라는 버전으로 로봇이 출시될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1'은 시니어 케어에 특화된 보행 보조 로봇으로, 'CES 2019'에서 최초 공개된 '젬스 힙(GEMS-H)' 혹은 개량형 로봇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0년 9월 '젬스 힙'에 대해 개인용 서비스 로봇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표준 'ISO 13482' 인증을 국내 최초로 받았다. 또한 삼성전자는 2022년 4월 미국 FDA로부터 '젬스 힙' 성능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고, 현재 본격 양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사진 왼쪽은 삼성전자의 ‘젬스 힙’(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오른쪽은 현대차의 ‘엑스블 멕스’(출처: 로보틱스랩 홈페이지)

 

한편 현대차는 2018년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 조직을 로보틱스랩으로 확대하였다. 현대차는 2021년 6월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 완료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여러 방면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다.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2등급 허가를 획득한 후, 4월 서울아산병원 및 국립재활원에서 보행이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재활로봇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2. 특허출원

 

키워트 DB에서 'motion', 'walk', 'wear', 'actuate', 'assist'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였다. 삼성전자는 2013년 말경부터 재활로봇 관련 특허를 출원하여 국내 특허권 84건(심사 중 43건) 및 미국 특허권 31건(심사 중 9건)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누락된 특허 있을 수 있음). 액추에이터나 프레임 등 기구적인 요소, 동력 전달 매커니즘, 기어 등 구동부의 상호 작용 특징, 보행 보조 제어 알고리즘, 길이 조절 스트랩 구조, 스마트폰과의 연동 등과 같이 하나의 재활로봇 제품에 대하여 굉장히 다양한 관점에서 권리화한 점이 인상깊었다. 일 예로 아래 첨부 도면과 같이 재활로봇을 착용할 때 고정 수단 및 방식 부분에 대해서 국내 특허 2개, 미국 특허 3개, 중국 특허 2개, 일본 및 유럽 특허 각 1개씩을 확보하였다.

 

 

 

▲ 삼성전자의 ‘젬스 힙’ 관련 특허 도면 (출처: KR 2250225 등록공보)

 

현대차는 2010년 말경부터 재활로봇 관련 특허를 출원하여 국내 특허권 18건(심사 중 10건) 및 미국 특허권 13건(심사 중 4건)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누락된 특허 있을 수 있음). 현대차 역시 기계적인 구조 및 부품, 동력 전달 매커니즘, 제어 매커니즘 등을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권리화하고 있었다. 양사의 특허 확보 과정에서 우선권 주장, 분할출원, 계속출원 등의 특허 제도가 적극 활용되었다.

 

3. 상표등록출원

 

삼성전자의 재활로봇 명칭은 '봇핏(Bot Fit)'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는 2023년 3월 2일 'Bot Fit' 표장을 로봇 외골격 슈트(제07류), 운동훈련용 시뮬레이터(제09류), 의료용 착용 가능한 보행 보조용 로봇(제10류) 등 상품에 대해 상표등록출원하였고(2023-0036805), 이는 2023년 5월 30일 출원공고되어 등록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도 2023년 3월 17일 'Bot Fit'의 상표등록출원을 해 둔 상태이다(97844752). 현대차의 경우 국내에서 2022년 7월 1일 'X-ble' 표장을 총 6개류(제07, 09, 10, 35, 37, 44류)에 대해 상표등록출원을 하여 2022년 12월 1일 등록을 마친 상태이다. 미국에서도 2022년 10월 14일 'X-ble'의 상표등록출원을 한 상태로 확인된다(79356963 외 5건).

 

4. 디자인등록출원

 

삼성전자는 2015년 4월 23일 '보행보조기'라는 명칭으로 '젬스 힙'의 초기 모델로 보이는 디자인을 출원하여 2016년 1월 15일 등록을 받았다(0835755 - 부분디자인). 현대차는 2021년 10월 15일 '의료형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이라는 명칭으로 '엑스블 멕스'의 현재 버전 디자인을 출원하여 2022년 11월 1일 등록을 받았다(1189524). '엑스블 멕스'의 초기 모델 디자인에 대한 디자인권도 2건 확인된다(0938895, 0938897). 또한 현대차는 미국에서 '엑스블 멕스' 외에 상향 작업을 보조하는 조끼형 착용로봇 '벡스(VEX)', 다리 근력을 보조하는 의자형 착용로봇 '첵스(CEX)'에 대한 디자인권 등을 확보하였다(921,734; 889,817).

 

5. 시사점

 

이처럼 삼성전자와 현대차 모두 재활로봇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기업을 포함하여 어느 기업이라도 신사업 진출 혹은 신제품 출시를 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때 우리는 대기업들이 국내외 지식재산권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이는 대기업들이 다른 사례를 통해 충분히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발견되는 현상이다. 지식재산권 확보에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분쟁 위험이나 불확실성을 낮추고 자사 기술을 보호하는 데에 이보다 더 효율적인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살펴본 특허, 상표, 디자인 외에 영업비밀, 저작권 등까지 고려하여 통합적으로 IP를 관리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방은 성공의 어머니’라고들 한다. 만약 신사업 진출이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면, 지금 당장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확보 전략을 모방하도록 하자.

 

※ 이동환 변리사는 한양대에서 전자통신컴퓨터를 전공하고, 2010년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법무법인에서 5년간 IP 분쟁 사건을, 국내 1호 변리사 출신 대검찰청 전문경력관으로서 IP 범죄 및 기술유출 사건을 각각 담당했다. 인공지능, 로봇, 블록체인, IoT 기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해 3월부터 한양대(에리카) 창업교육센터 겸임교수로서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지식재산권 강의를 하고 있다.

 

이동환 dhlee@we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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