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석호 박사(왼쪽)와 스테파니 라쿠어 교수(사진=EPFL)
소프트 로봇 기술을 응용한 뇌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이 개발됐다. 신경 인터페이스는 뇌와 물리적 접촉을 통해 직접 뇌파를 읽거나 뇌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를 의미한다.
스테파니 라쿠어(Stephanie Lacour) 스위스 로잔공대(EPFL) 교수가 이끄는 LSBI(Laboratory for Soft Bioelectronic Interfaces) 연구팀은 두개골의 작은 구멍을 통해 대면적의 신경 인터페이스를 뇌 표면(피질) 위에 전개할 수 있는 소프트 로보틱 신경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전문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 최신호에 게재됐다.(논문 제목:Deployment of an electrocorticography system with a soft robotic actuator)
이번 연구에는 한국인 과학자인 송석호 박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송 박사는 현재 스위스연방재료연구소(Empa·Swiss Federal Laboratories for Materials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소프트 로봇 기술 관련 그룹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송 박사는 로잔공대 LSBI에서 포닥 연구를 진행하며, 기존에 개발해오던 신경인터페이스 기술과 소프트 로봇의 센서 및 액추에이터를 결합해 이번 기술을 개발했다.
▲ 소프트 로봇 기술을 적용한 신경 인터페이스(사진=EPFL)
뇌 표면에서 뇌파를 측정하는 신경 인터페이스는 일반적으로 뇌피질도 전극(Electrocorticography electrodes 혹은 ECoG electrodes)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극을 뇌에 삽입하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뇌수술을 통해 두개골을 절개하고, 노출된 뇌표면 위에 전극을 올려놓는 어려운 과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극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외부에 노출되는 뇌의 면적이 증가하고, 뇌 수술 면적의 증가는 수술 후 염증 등 여러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작은 부위만 절개해 대면적의 전극을 이식할 수 있는 저침습(minimally invasive) 이식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약 1mm 정도의 두개골과 뇌표면 사이의 좁은 공간에 대면적의 전극을 전개하는 것이다. 뇌는 우리 몸 안에서 가장 부드러운 조직으로, 푸딩처럼 부드러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대면적의 전극을 이식할 때 뇌를 심하게 누르지 않고 안전하게 전개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에벌젼(Eversion)’이라는 생체모사(Bio-inspired) 소프트로봇 기술에 주목했다.
▲ 두개골에 전극을 삽입하는 모습(사진=EPFL)
에벌젼 액츄에이터가 적용된 신경 인터페이스 전극은 마치 여섯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는 고무장갑처럼 생겼다. 나선형 손가락의 한 면에는 뇌파측정을 위한 전극이 위치하고 있다. 전극을 전개하기 전에, 장갑을 뒤집 듯이 각각의 손가락은 안쪽으로 뒤집혀 사출기(로더, loader) 안으로 들어간다. 이후 사출기를 두개골에 절개한 작은 구멍에 위치시키고, 액체를 통해 뒤집혀진 각각의 손가락에 압력을 가해 밀어내면, 손가락이 뇌 위에서 펼쳐지면서 반전된 손가락이 정상적인 형태로 돌아온다.
이번에 개발된 신경 인터페이스 전극은, 전극이 뇌 안에서 완전히 전개되었는지를 전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 변위 센서를 기술적으로 통합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접이식(foldable) 신경 인터페이스 전극을 미니 돼지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를 통해 에벌젼을 이용한 전극의 전개, 소프트 변위센서를 통한 전개의 전기적 확인, 뇌파의 측정 등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송석호 박사는 "소프트 로봇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에벌젼 메커니즘에 매우 관심이 많은데, 이는 생물학적으로 나무 뿌리의 성장을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에벌젼 메카니즘을 이용하면 뇌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대면적의 전극을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뇌피질도 전극(ECoG electrodes)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신경 인터페이스와 소프트 로봇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저침습형 신경인터페이스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테파니 라쿠어 교수는 "저침습이식(minimally invasive implantation)을 통한 뉴로기술은 효율적이며,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뇌피질도 전극(ECoG electrodes)을 이용한 뇌전증(간질) 및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전기적 치료시 저침습형(Minimally invasive) 이식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LSBI의 스핀오프 기업 '뉴로소프트 바이오일렉트릭스(Neurosoft Bioelectronics)'는 이번 연구 성과를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노스위스(Innosuisse) 재단으로부터 한화 약 37억원 정도의 펀딩을 지원받았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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