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특집]로봇기업 신년 계획⑥ 고영테크놀러지

로봇신문사 2023. 3. 2. 15:35

 

로봇신문은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로봇기업 CEO를 만나 지난해 성과와 새해 계획 등을 들어보는 특집 코너 '신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마지막 여섯번째 순서는 국내 대표적인 3차원 검사장비 기업이며 의료용 로봇 기업인 ㈜고영테크놀러지입니다.

 

2002년 설립된 고영테크놀러지는 3차원 SMT/반도체생산용 검사기 공급기업으로 3차원 납도포 검사 장비(Solder Paste Inspection:SPI)를 포함해 부품 실장 검사 장비(Automatic Optical Inspection:AOI)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이들 제품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될 만큼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다. 최근에는 머시닝 옵티컬 검사기(MOI), 자동 핀 검사장비(API), 3차원 투명체 검사장비(DPI)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검사장비 분야에서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탄탄한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 및 반도체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투명체 검사 장비(Dispensing Process Inspection: DPI)와 반도체 검사 장비,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까지 확보하여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다. 또한 업계 최초로 비파괴 방식의 3D 투명체 검사 장비인 넵툰 시리즈(Neptune T, Neptune C+)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검사 정확도를 크게 높혀 측정이 어려운 에폭시, 접착제 등 다양한 투명·반투명 소재의 정밀 검사도 가능하다. 스마트 팩토리 공정 관리 솔루션 케이스마트(KSMART)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사 결과 자동 저장·분석, 최적화 기능을 통해 공정 관리를 완벽하게 자동화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센서, 수술로봇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르고 주요 주주들 대부분이 세계적인 투자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을 만큼 건실한 기업이다.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일찍부터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을 도입해 최상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경기도 여주에 최첨단 공장을 건설해 그동안 여러곳에 흩어져 있던 생산시설을 한군데로 모아 생산 효율화를 꾀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본지는 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대표를 지난 22일 경기 용인 수지에 위치한 R&D 센터에서 만나 작년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올해 계획을 들어 보았다. 고 대표는 1957년생으로 서울대에서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제어계측으로 석사, 피츠버그대학교 대학원에서 로봇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금성중앙연구소, LG산전 산업기계연구소 연구실장을 거쳐 미래산업 연구소장(전무)으로 근무하다 창업해 2002년부터 현재까지 고영테크놀러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21 자랑스러운 서울인상(서울고 총동창회) 수상, 국가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작년 11월 IR52 장영실상 명예의 전당 헌액패를 받았다.

 

▲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대표가 지난 2월 22일 경기 용인 수지 R&D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Q. 최근 전시회 때문에 미국에 다녀오셨는데 분위기는 어떤가요?

 

고영은 CES가 열리는 기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IR 행사를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해외 주주들을 만나고,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IPC APEX EXPO’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작년 11월부터 리세션(recession·경기 후퇴)이 시작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IR에서 작년에도 경기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아 고영의 성장률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더니 주주들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을 지속하는 힘을 보여줬다며 오히려 칭찬해주고 좋아했습니다.

▲‘IPC APEX EXPO’에 참가한 고영 부스 모습

 

그리고 IPC APEX(에이팩스) 전시회는 우리 분야에서는 제일 큰 전시회입니다. 첫날 아침부터 시작해 3일 내내 고객들이 넘쳤는데 올해 관련 산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조망해 볼 수가 있어 관람객이 항상 많습니다. 이 전시회를 보고 우리 인더스트리에서의 리세션은 없다는 것과 제가 예측한대로 3D AOI(3차원 부품 장착 및 납땜 검사기) 제품이 맞다는 확신을 심어준 전시회였습니다. 2D AOI했던 경쟁사들이 전시회에 갔더니 우리도 고영처럼 3D AOI된다고 붙여 놓았습니다. 우리를 인정했다는 뜻입니다. 그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Q. 지난해 성과는 어땠는지요? 잠정실적 발표를 보았는데 성과가 매출 11.3%, 영업이익도 7% 늘어났다고 알고 있습니다.

 

공시한 잠정실적 내용은 매출 2756억원으로 전년 2473억원 대비 11.3%, 영업이익은 442억원으로 전년 413억원보다 7% 증가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한 성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영의 사업은 SPI(3차원 납도포 검사기) 시작할 때 세상에 없는 제품이라 고객들에게 왜 필요한지 알려가면서 시장을 만들어 1위가 되었고 마침내 시장을 석권해 버렸습니다. 3D AOI(3차원 부품 장착 및 납땜 검사기) 내놓을 때 2D AOI가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는데 고영이 새로운 솔루션을 출시했으니 바꾸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우리 사업 모델은 이렇듯 상당히 혁신적입니다. 고영은 기존 시장을 혁신할 수 있을 때에만 그 시장에 들어가 사업을 시작합니다. SPI는 없던 시장을 만들었고 3D AOI는 기존 시장을 완전히 파괴하는 제품이었습니다. 3D AOI를 개발하는데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어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사이즈가 SPI가 30만 줄(Line)이라면, 3D AOI는 350만 줄이니 얼마나 고생했겠습니까. 하지만 이를 통해 고영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엄청 발전했습니다. 머신비전, AI 기술을 동원해 이중반사 문제도 완벽히 해결했습니다. 고영은 포기할 줄 모르는 회사고, 돈을 따라 가기 보다는 명분을 중요시합니다. 고영 고객이 3천개가 훨씬 넘는데 3D AOI는 3천개가 넘는 고객마다 검사 부품, PCB, 사용성에 관한 요구사항이 모두 다릅니다. 그것을 모두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고객이 어떤 부품을 생산하고 어떤 요구 사항을 제시해도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작년이 의미있는 한 해였습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3D AOI 검사장비

 

이제는 이 기술을 다른 분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이 제 목표였는데 그 원년이 작년이었습니다. 매출이 일어나려면 최소한 1년 전에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작년에 신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많이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EV) 분야 후공정의 기구물과 PCB 결합 상태, 조립한 기판위에 방수 코팅 물질을 바르는데 그 코팅액이 얼마나 코팅되었는지 측정하는데 3D AOI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3D로 부피를 투명하게 측정하는 기술이 다른 회사들은 없는데 작년에 우리가 출시했습니다. 그런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되고 있고 작년에 이미 백억원 이상 판매했습니다. 반도체, 전기자동차(EV) 분야에서 3D AOI 승부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분야는 원래 우리 아성이었는데 EV 때문에 전자 부품 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범위가 넓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분야들이 우리 성장 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분야 매출이 전체에서 40% 정도 차지하는데 작년에 모바일 분야 투자가 별로 없었는데도 고영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EV 시장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년에 정량적으로는 11.3% 성장이지만 정성적으로는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이루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Q. 올해는 매출 목표는 어느 정도 예상하시나요

 

3천억을 넘기려고 노력하지만 시장 상황이 지역별로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리쇼어링 하는 미국이나 유럽은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 보이고 동남아 시장도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이 문제입니다. 중국은 코로나에서 점차 해제되면서 경기가 살아날 거라고 믿습니다. 경기 부양책을 쓰면서 이미 부동산 시장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국은 잘 모르겠습니다.

 

Q. 지금 고영에는 직원이 몇 명이나 있나고, 수출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글로벌 지사들도 있으니 전체적으로 720명 정도 되는데 국내에 550명 정도가 근무하고 나머지는 해외에 근무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어카운트가 해외 공장에 납품하는 것을 국내 매출로 잡아도 10% 정도입니다. 90%가 수출입니다.

 

리쇼어링 전에는 중국이 33%, 미국과 유럽이 각각 20%, 동남아가 12,3%, 한국이 10% 정도였고 일본은 일본계 어카운트는 상당히 큰데 일본 내 매출만 보면 2% 정도 됩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미국 30%, 중국 27%,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때문에 18%, 동남아 지역이 인도 때문에 급격히 성장하면서 유럽과 비슷한 수준인 17.8%, 그리고 국내 시장이 10% 정도될 것입니다.

 

Q. 올해 주요 사업계획이 있다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AOI에서 이미 승부가 났기 때문에 AOI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합니다. 작년 전세계 시장점유율 추측해 보았을 때 고영이 SPI는 51.2%, 3D AOI는 36% 정도 되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SPI가 50%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가고 있는데 AOI가 50%를 넘지 못하고 있어 그때까지는 급속히 성장할 것 입니다.

 

SPI는 사실 51%에서 시장 점유율이 몇 년째 정체되어 있는데 더 늘리기가 나머지는 로우앤드 시장이라 어렵습니다. 그런데 3D AOI는 시장은 70%도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SPI는 PCB하고 솔더 페이스트라는 두 종류의 오브젝트밖에 없지만 AOI는 PCB와 온갖 종류의 반도체가 올라와야 되는데 반도체 모양이 무한대입니다. 그래서 SPI보다 AOI가 10배 이상 어렵다고 보고 저는 그 차이가 경쟁사들과 많이 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Q. 전체 매출에서 SPI와 AOI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정도 인가요?

 

2년 전부터 3D AOI가 SPI보다 더 많습니다. 작년에는 차이가 더 났는데, 예를 들어 한 생산 라인에 SPI가 1대 들어가면, AOI는 1대 아니면 여러 대 들어가다 보니 AOI 시장이 1.5배 내지 2배 정도 크다고 봅니다. 매출 포트폴리오는 대략 AOI가 전체 매출에서 50%, SPI가 40% 정도 될 거고 나머지가 신사업 아이템들이 차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Q. 올해 신제품 발표 계획 같은 게 있으신지요?

 

신제품은 작년에 많이 출시해 이제 프로젝트들이 열매를 맺는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분야는 국내 기업에 큰 프로젝트가 작년에 이미 시작되어 납품했습니다. 새로운 패키징 기술에 우리 장비가 이미 들어가 곧 양산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량 납품이 이루어 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고영에서 개발한 뇌수술 로봇 '카이메로'

 

다만, 올해 의료로봇의 경우 미국 FDA 인증이 시작됐습니다. 미국 모델은 제품명이 ‘카이메로’가 아닌 지니언트(Geniant)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때 미국과 동시에 하려고 했는데 미국 FDA 규정이 강화되면서 규정대로 개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접수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다시 거치면서 준비하다 보니 규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모양이 변경돼 새로운 모델이 되어 버렸습니다. 의료 로봇은 고영의 장기적 비전이니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10년이나 걸렸는데 의료 분야는 완벽하지 않으면 판매 허용을 하지 않아 어렵기도 하지만 한 번 장악하면 오래 지속될 수 있어 미래를 보고 이겨내고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에 새로 건설한 친환경 공장 모습. 부지면적 3만평방미터에 건축 면적 1만2천평망미터다.

 

Q. 여주에 새로 건축하는 공장은 언제 마무리 되나요.

 

벌써 이사를 시작했습니다. 제품도 판매하면서 이사하려니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게 마무리 되면 4월쯤 개소식을 할 예정입니다.

 

Q. 고영은 ESG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선도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ESG 경영도입을 왜 그렇게 강조하고 어떤 실천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ESG는 글로벌 스탠다드이고 그 취지를 이해하고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환경 문제가 인류의 생존이 걸려있고, 기업이 윤리적이어야 된다는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이것은 최고경영자한테도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비즈니스 시스템 자체가 윤리적일 수밖에 없는 견제 시스템이 갖춰져야 되고, 회사 차량이 많은데 그것을 전부 전기차로 바꿔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신축한 공장에 가보시면 알겠지만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습니다.

 

적극적으로 관련 부서들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고 전력 절감을 위해 LED로 바꾸는 작업도 하는데 전기 절감을 얼마나 하느냐가 ESG 리포트에 점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투자자들이 ESG를 평가해 어느 등급 이하면 투자를 못하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제품을 팔지 못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우리 회사는 일찍 잘 시작했다고 보고 국내외 고객사 및 투자기관들도 계속 잘하라며 격려하고 있습니다.

 

▲2021 서울고 자랑스러운 서울인상 수상패와 IR52 명예의 전당 헌액패 모습

 

Q. 삼성의 레인보우 로보틱스 지분 투자로 최근 로봇시장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국내 로봇기업 지분투자 또는 인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이템에 따라 다르지만 레인보우 아이템은 투자가 많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최첨단 아이템들은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기술의 완성도입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을 넘지 못하면 몇 대 팔리다가 사라져버립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를 많이 해야 되는데 벤처기업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삼성 같은 데서 키우면 국가 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메니퓰레이터 제품의 경우 중점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면 사장되어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벤처기업으로 남아 있으면 500~600억 매출도 대단하지만 대기업에 종속되어 버리면 그 매출이 큰 것이 아니니 죽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부작용을 걱정하는 소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템에 따라 벤처기업으로 남아 있는 게 훨씬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으니 잘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Q. ‘G3 로봇 강국’ 달성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다면...

 

첫째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뽑을 수 없습니다. 저희도 사람을 뽑을 수 없어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해외로 다 돌리고 있습니다. 작년 제어로봇시스템학회장을 하면서 교수님들께 기업에서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데 왜 못 늘리냐고 했더니 학과끼리 예산을 나누는데 정원에 비례해서 나누다 보니 다른 과들이 모두 반대한다는 것 입니다. 전산학과는 하나고 다른 학과는 수십 개인데다가 총장도 교수들이 투표로 선출하다보니 불가능한것입니다. 미국은 수요가 있으면 10배라도 더 선발하게 합니다. 스탠포드대학 전산과에 학생이 몇 천 명 다닙니다. 그러니 경쟁이 되겠습니까.

 

로보틱스는 시간이 갈수록 더 이상 하드웨어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패러다임이 잘못됐습니다. 지금 하드웨어는 한국도 중국도 다 잘 합니다. 그럼 결국 소프트웨어, AI, 머신비젼 등의 분야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메니퓰레이터만 갖고 시장이 성장하겠습니까. 매니퓰레이터도 인텔리전트 머시너리(Intelligent Machinary)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서 관련 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카카오, 네이버, 삼성 같은 곳으로 모두 가버리고 중소기업에 오지를 않으니 정말 힘듭니다. 인력 양성을 해야 됩니다. 사람없이 사업을 키울 수 있을까요.

 

대학이 구조적으로 대안을 내 놓든, 학위가 아닌 자격증 주는 양성 기관을 만들어 대학 졸업하고 몇 개월 교육받고 나올 수 있는 것을 더 활성화 하든 뭔가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대표가 지난 2월 22일 경기 용인 수지 R&D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Q.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 주신다면...

 

의료 로봇을 10년째 해오고 있는데 의료 분야는 벤처 기업들이 스스로 10년을 투자만 하고 버텨야 하는데 국가가 사업화 할 때까지 도와주지 않으면 이 산업은 키울 수가 없습니다. 고영도 산업용에서 벌어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 입니다. 국가에서 R&D 투자는 해주셨는데 우리가 경험해 보니 R&D 투자보다 인증을 받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ERP 시스템도 새로 바꾸어야 하고, 품질 시스템도 생산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한 비즈니스 시스템 노하우를 갖추기 까지가 더 힘들었습니다. 인증 전문가, 클리니컬 전문가, 유저빌리티 테스트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가 이 분야는 모두 필요합니다. 그래서 산업부가 R&D 자금을 지원해 주면 보건복지부 같은 부처에서는 R&D 이후부터 인증 받을 때 까지 지원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국내에서 세계적인 의료 로봇 기업이 탄생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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