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특집]로봇기업 신년 계획 ⑤ ㈜에스비비테크

로봇신문사 2023. 2. 15. 10:01

 

로봇신문은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로봇기업 CEO를 만나 지난해 성과와 새해 계획 등을 들어보는 특집 코너 '신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다섯번째 기업은 국내 대표적인 로봇 부품 기업 ㈜에스비비테크입니다.

 

1993년 설립된 에스비비테크는 국내 대표적인 로봇 감속기 기업으로 2022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의 틀을 마련했다. 볼ㆍ베어링 기반 기술을 확보해 그동안 외국산 제품이 지배하던 감속기 시장에서 2010년 소형 감속기 개발, 2011년 RV감속기 개발, 2013년 하모닉 감속기인 '로보 드라이브(ROBO Drive)'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기술력을 주목받았다. 초정밀 감속기인 로보 드라이브(ROBO Drive)는 소형 및 경량화, 논 백래시(Non-Backlash), 설계 및 조립이 쉬우며, 타 감속기에 비해 반복 위치 결정 정도와 회전 정도가 높다. 강성이 높으며, 큰 효율이 강점이다.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오던 초정밀 감속기의 국산화 개발로 수입 제품의 고단가, 납기, A/S 문제를 해결하면서 국내 부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였다. 감속기란 모터의 회전속도 및 상황제어가 가능한 정밀 동력전달 장치로, 로봇의 관절 구동을 하는 로봇 산업의 핵심 부품이다. 특히 에스비비가 독자기술로 완성한 하모닉 타입 감속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방산, 서비스/이송로봇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2018년 ㈜송현홀딩스의 자회사인 파스너와 자동차용 부품 전문기업 케이피에프가 인수하면서 송현그룹에 편입되었다. 2019년 소재/부품 우수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대통령이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2021년 소부장 으뜸기업 선정(초정밀 구동 부품 분야), RV감속기 등 감속기 라인업 확대, 초저가 중소제조 로봇용 구동 모듈 개발, 다관절 로봇을 위한 중공형 감속기 개발을 통해 글로벌 톱 티어(Top-Tier) 감속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본지는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를 기반으로 로봇 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에스비비테크 류재완 대표를 지난 2월 1일 서울 마곡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작년 로봇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새해 포부를 들어 보았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에서 기계설계학으로 학사, 석사를 마친 류 대표는 대우중공업, 나온테크를 거쳐 기단테크, 이노스웰 대표이사를 역임하였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에스비비테크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에스비비테크 류재완 대표가 지난 2월 1일 서울 마곡 기술연구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Q. 작년 성과는 어땠는지요?

 

2022년 한 해를 돌아보면 에스비비테크는 다양한 부분에서 성과를 내었습니다. 지난 해 매출 규모는 아직 최종 결산전이라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곤란하지만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크게 3가지 성과를 이야기 한다면, 첫째, 무엇보다도 작년 하반기 급격하게 위축된 증시 환경에서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뤄 냈습니다. 몇 개 되지 않는 로봇부품 회사에 거는 기대가 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에스비비테크를 믿고 투자해 주신 신규 주주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졌고,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이전 보다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에스비비테크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모습

 

둘째는, 감속기 사업에서의 턴어라운드 기반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밀 감속기 사용 고객은 항상 최상의 성능과 품질, 신뢰성을 요구합니다. 후발 업체로서는 제품 개발 성공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품 라인업 확대, 생산 공장, 장비 및 부대 설비, 인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아주 어려운 고비를 넘어야 합니다. 당사는 신뢰성 검증을 고객과 다년간 진행하여 레퍼런스 확보가 늘어 남에 따라 수주가 증가되면서 단위당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턴어라운드 기반이 만들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위치한 에스비비테크 본사 및 공장 모습

 

셋째는, R&D 기반 확보 및 첨단 생산장비 확보입니다. 에스비비테크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치형에 기반한 감속기 개발을 완료하고, 독자 치형 감속기 제품 라인업을 확대 했습니다. 자체 성능 평가 검증 및 사용고객의 피드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부 선정 “소부장 으뜸기업100”에 선정되어 4년간 120억 수준의 R&D 자금을 지원 받아,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수준의 기술은 국책연구소와 함께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유장비의 정밀도 한계로 구현하기 힘들었던 수준의 가공 정밀도는 2022년 말을 기준으로 그 동안 투자 했던 장비 도입이 1차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 에스비비테크 ‘로보드라이브’

 

Q. 올해 주요 사업 계획이나 매출 목표는? 흑자달성이 올해 가장 큰 목표일 것 같은데요.

 

2023년 매출계획은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과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당사의 독자치형이 적용된 2세대 제품인 로보 드라이브 도입으로 품질 수준이 선도기업과 동등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였고, 지난 2년간 고객사의 다양한 사용 레퍼런스를 확보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인정을 받으며 매출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감속기 성능 검증 시험 모습

 

Q. 올해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전략이 있다면.

 

가장 큰 하모닉 타입 감속기 수요처는 산업용 로봇 부문 입니다. 하지만, 산업용 로봇은 자동화 라인에 투입 되었을 때 요구하는 높은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평균 고장 시간 간격) 수준 때문에 기존 사용하던 부품을 섣불리 바꾸지 않습니다. 그만큼 후발 주자가 경쟁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이 부분에서의 레퍼런스 확보를 위한 노력은 계속하고 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당사는 기본적으로 산업용 로봇 및 협동로봇 제품 공급위주의 영업 및 개발에 치중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3가지 정도의 카테고리 위주로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국산부품 사용이 시급한 분야에의 적용 확대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유사시 공급망 차질을 받으면 안 되는 방산 부분에서의 적용 확대입니다. 저희는 다양한 방산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해왔으며 그에 따른 실적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K-방산 영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아이템이 늘고 있습니다.

 

▲ 감속기 가속 수명 검증 시험 모습

 

두번째는 하모닉 타입 감속기의 적용 어플리케이션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하모닉 타입 감속기를 로봇 및 공자자동화 위주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전통적인 어플리케이션이라면,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부분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치 가공기입니다. 일종의 탁상설치용 정밀 공작기계(Table Top Machining Center)로서 최근 치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여기에 하모닉 타입 감속기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관련 회사에 당사의 감속기를 상당량 정기적으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새롭게 용도가 확대되는 분야의 영업을 늘리고 있습니다.

 

셋째는, 모터, 모터 드라이브와 결합한 구동 모듈 부분의 매출을 늘려 나가려 합니다. 현재 협동로봇용 구동 모듈 시제품을 개발 완료한 상태이며, 추가적인 신뢰성 검증을 진행한 후 사업화 해 나갈 예정입니다. 감속기는 무게를 경량화하였고, 감속기 회사 장점을 살려 구조 최적화를 하였기 때문에 컴팩트한 구조로 완성했습니다. 로봇관절 설계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에서는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올해 국내 로봇 부품 시장, 특히 하모닉 감속기 시장을 전망하신다면?

 

시장 예측 기관마다 시장 전망의 차이가 있지만, 하모닉 타입 감속기 글로벌 시장은 2028년까지 1.1조원(연평균 7%성장), 국내 시장은 2023년 550억 정도로 예상(전년대비 10% 성장예상)되며, 시장 선도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높지 않은 협동 로봇 시장이 감속기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산 감속기가 중국 정부 지원금을 무기로 가격 위주의 공격적 영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며, 이 부분에서는 커스터마이징과 납기 단축 체계 구축으로 시장 확대를 진행 할 예정입니다.

 

▲산업용 로봇(왼쪽)과 협동 로봇(오른쪽) 모습. 이러한 로봇에 감속기가 내장되어 있다. 왼쪽 산업용 로봇 옆 관절 부분에 장착된 감속기 모습.

 

Q. 올해 신제품 발표 계획이 있다면?

 

저희 에스비비는 독자 치형설계가 적용된 2세대 로보드라이브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좀 더 성능이 향상된 3세대 제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준비해 온 감속기 성능 예측 프로그램이 완성 단계에 있어 설계 단계부터 최종 완성품 성능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적 성능 제품 개발에 필요한 사이클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작년에는 2점 접촉 방식인 현재 제품과 다른 방식인 3점 접촉 감속기를 개발해 내구테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올해는 응용제품으로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3점 접촉방식의 장점은 각도전달 오차가 일반 제품의 1/2 수준임에 비해 더 높은 비틀림 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높은 정밀도가 필요하면서 높은 강성이 요구되는 아주 컴팩트한 인덱스(Index)나 로터리 테이블(Rotary Table)에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신사업 트랜드인 이모빌리티(E-Mobility) 용도의 감속기 개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데, 당사는 하모닉 감속기 방식을 적용한 이보빌리티 감속기를 개발 중에 있으며, 하반기 중에 제품을 발표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합니다.

 

▲ 서울 마곡에 위치한 기술연구소 모습

 

Q. 현재 직원은 몇 명 정도 되나요.

 

현재 70여명 정도 되는데 올해안에 일부 더 충원할 계획입니다. 그 중에서 핵심 R&D 인력은 약 17% 정도됩니다.

 

Q. 작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 자금으로 본격 대량 생산에 최적화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공장을 자동화하여 매출 확대와 마진률 향상을 꾀한다고 하셨는데 진행상황에 대해 궁금합니다. 김포골드밸리 학운5 일반산업단지에 1만3200㎡(약 4000평) 규모 신규 공장을 건설해 2024년까지 이전 완료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2022년말 신규설비 도입으로 올해 생산 능력을 5만대까지 확보하였으며,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25년까지 생산 능력 20만대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장이전은 김포시와 MOU를 맺으며 준비를 진행 하였으나, 당시 상장완료 후 진행 검토하는 것으로 연기 하였습니다. 공장 이전에 대한 계획은 계속 검토 중이며, 다양한 공장 확장 가능성을 포함하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에스비비테크 류재완 대표가 지난 2월 1일 서울 마곡 제품 전시장에서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Q.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 계획에 담았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우리나라 제조환경 그리고 규제환경에서 로봇 분야의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기술개발과 투자를 하는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로봇 부품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로서 부품 국산화 기술 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개발된 부품에 대한 지속적인 실증을 통한 시장 확보 지원, 로봇 업체간 표준 부품 체계 구축으로 부품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확보를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 등의 활동이 있으면 좋다고 봅니다.

 

가장 좋은 것은 국산 부품 활용시 로봇 회사나 부품 회사에 대한 어드밴티지 제도가 마련되는 것을 기대 합니다.

 

▲에스비비테크 류재완 대표가 지난 2월 1일 서울 마곡 기술연구소에서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Q. ‘G3 로봇 강국’ 달성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다면.

 

대한민국 로봇 사용밀도가 세계 1위라고 하지만, 로봇업계 규모는 미약하다고 봅니다. 몇몇 대기업계열 로봇회사 외에는 중소규모의 로봇회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로봇 사용 대수가 많다고 로봇 강국이 되지 않습니다. 잘하는 전문 분야에 집중하고, 다른 분야는 잘하는 업체의 도움을 받는 형태의 협업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것은 한두 군데 업체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로봇관련 기관 등의 적극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합니다.

 

로봇 부품업체로서는 국내 시장만으로도 충분한 매출 규모가 있어야만 안정적으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합니다. 로봇기업 및 부품기업간 협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 지난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EMICON 2023 전시회 참가 부스 모습

 

Q.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 주신다면.

 

1995년도 대우중공업 로봇개발팀이 꾸려질 때 팀을 옮겨 로봇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카와사키 중공업과 기술 제휴를 하였기에 기술연수를 통해 로봇 설계기술을 배웠습니다. 선진 회사에서 엄청난 기술을 배울 것이란 큰 기대를 했지만, 기대와 다르게 배운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기계공학 기초지식을 응용한 내용. 혹시라도 일부러 낮은 수준의 기술만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조사해 봤지만, 실제로 카와사키 로봇 설계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것은 이때 사용한 기준 값에 대한 막대한 실적 데이타를 확보 하고 있고 여기에서 설계 품질이 나온다는 것을 확인 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로보틱스 책에 나오는 번듯한 수식도 좋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그에 따른 데이터가 회사 노하우가 되고 경쟁력이 되는 것. 기술적으로 주목 받고 화려한 AI 기술도 중요하지만, 로봇과 부품 개발에서 기본을 지키는 것도 같은 무게로 취급을 받을 때 균형 잡힌 로봇 사업의 발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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