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이 아이로봇을 인수했다.
지난해 전세계 로봇산업계에선 수많은 기업 인수 및 합병이 이뤄졌다. 2021년 거세게 불었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로봇기업 인수 열풍은 누그러졌으나 M&A 열풍은 한층 가열됐다. 로봇기업들은 외형을 키우거나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을 구하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했다. 더로봇리포트는 2022년 이뤄진 주목할만한 인수 합병 사례 8건을 소개했다. 더로봇리포트가 소개한 주목할만한 인수 합병 사례는 자율주행, 머신비전시스템, 오픈소스 등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앱티브, 윈드리버 인수
앱티브가 2022년 1월 윈드리버를 43억달러에 인수키로 하면서 M&A의 막이 올랐다. 이 거래는 지난해 12월 23일에 최종 마무리됐으며 인수 가격도 당초 발표보다 8억달러 낮은 35억달러(약 4조 4485억원)로 결정됐다. 양측은 윈드리버의 운영 구조에 특별한 변화가 생기면서 인수 가격이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앱티브는 2019년 현대차그룹과 함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윈드리버는 엣지용 소프트웨어 개발의 글로벌 리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1700개 이상의 고객, 20억개 이상의 엣지 장치에서 사용되고 있다. 윈드리버는 2021년에 약 4억달러 수익을 창출했다. 인텔은 2008년에 8억 8400만달러에 윈드리버를 인수했으나 2018년 TPG 캐피털에 매각했다.
앱티브는 이번 인수로 대규모 소프트웨어 정의 모빌리티(software-defined mobility) 시장 기회에 대처하고, 윈드리버 솔루션을 여러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앱티브는 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시스템 소프트웨어 플랫폼 '윈드리버 스튜디오(Wind River Studio)'에 자사의 SVA 플랫폼 및 자동차 전문성을 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매트록스 이미징 인수
지브라 테크놀로지스는 작년 3월 매트록스 이미징(Matrox Imaging)을 8억 7500만달러(약 1조 1121억원)에 인수했다. 매트록스 이미징은 첨단 머신비전 구성품 및 시스템 개발 전문기업으로, 머신비전, 이미지 분석, 의료 이미지 분야 기업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연간 약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머신비전 구성품은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 스마트 카메라, 3D센서, 비전 컨트롤러, 입출력(I/O) 카드, 프레임 그래버(frame grabber)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솔루션들은 공장자동화, 전자제품 및 제약 패키지, 반도체 검사를 위한 비전 시스템에 활용된다.
지브라 테크놀로지스는 2021년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기업 어댑티브 비전(Adaptive Vision)을 인수하고, 산업용 스캐닝 및 머신비전 시스템을 출시했다. 지브라는 매트록스 이미징 인수가 앞서 언급한 제품들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일련의 거래들은 자동화 시장에서 지브라 테크놀로지스의 존재감을 확대했다. 2021년 지브라는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 개발업체 페치 로보틱스(Fetch Robotics)를 2억 9천만달러(약 3686억원)에 인수했다.
▲獨 보쉬 렉스로스, 카소우 로봇 인수
▲ 카소우의 협동 로봇
보쉬 렉스로스(Bosch Rexroth)는 작년 3월 덴마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7축 협동 로봇 팔 개발업체 카소우 로봇(Kassow Robots)을 인수했다.
보쉬는 이 인수로 소비재와 모빌리티 산업에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카소우의 포트폴리오에는 850mm~1800mm의 작업 범위와 5kg~18kg의 페이로드(가반 하중)을 갖춘 5개의 협동 로봇이 포함되어 있다. 카소우는 2014년 협동 로봇 선두 개발기업인 유니버설 로봇의 전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티안 카소우에 의해 설립됐다.
▲사코스 테크놀로지, RE2 로보틱스 인수
사코스 테크놀로지(Sarcos Technology and Robotics Corporation)는 작년 3월 피츠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율 및 원격 조작 모바일 로봇 시스템 개발업체인 RE2 로보틱스를 1억달러(약 1271억원)에 인수했다. 이 거래는 현금 3천만달러와 사르코스 보통주 7천만달러로 구성되어 있다. 두 회사 모두 군사·국방 고객들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한번도 협업하지 않았다.
합병기업은 현재 상업(항공, 건설, 의료 및 해저) 및 방위 부문에 걸친 광범위한 고객을 대상으로 확장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회사는 창이공항그룹과 협력해 항공기 승객들의 가방을 자동으로 하역할 수 있는 실외 기반 수화물 적재 시스템을 개발했다.
▲아메리칸 로보틱스, 에어로보틱스 인수
아메리칸 로보틱스(American Robotics)가 작년 7월 이스라엘 무인항공기(드론) 개발사인 에어로보틱스(Airobotics)를 인수했다. 이 인수는 아메리칸 로보틱스의 기술 개발과 규제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애플리케이션, 활용 사례 및 수직적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아메리칸 로보틱스와 에어로보틱스가 결합한다는 것은 엔지니어링과 항공 분야의 인재와 2개의 글로벌 기술 플랫폼을 한데 묶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사추세츠주 말보로에 본사를 둔 아메리칸 로보틱스는 2021년 1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비가시권 완전 자율 드론 운영을 처음으로 허가 받았다.
▲아마존, 아이로봇 인수
아마존은 작년 8월 가정용 청소 로봇 전문기업 아이로봇을 17억달러(약 2조 1607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거래에 대해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현재 반독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반독점 조사는 아이로봇의 룸바 로봇이 제공한 데이터가 아마존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로봇청소기 제품들이 아마존의 기존 스마트 홈 제품과 어떻게 연계되는지도 분석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이 거래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소비자 로봇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아이로봇은 최근 휴대용 진공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등 비(非)로봇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월마트, ‘얼럿 이노베이션’(Alert Innovation) 인수
▲ 월마트가 얼럿 이노베이션을 인수했다.
미국 유통기업 월마트는 작년 10월 로봇 풀필먼트 기술 전문기업 ‘얼럿 이노베이션’(Alert Innovation)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얼럿 이노베이션은 매사추세츠주 노스빌리카에 본사를 둔 로봇자동화 기반 전자 식료품(e-grocery) 구축 기술 개발업체다.
월마트는 지난 2016년부터 얼럿 이노베이션과 제휴해 MFC(마켓풀필먼트센터·market fulfillment centers) 기술의 적용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019년 뉴햄프셔주 살렘(Salem)에 2만 평방피트 규모 물류창고 로봇자동화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2020년 1월에는 물류창고 로봇자동화 플랫폼 ‘알파봇’(Alphabot)을 공개했다.
월마트는 얼럿 이노베이션 인수에 대해 "얼럿의 기술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면 빠른 속도로 MFC를 구축, 더 많은 고객에게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다. 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쇼핑 경험과 옴니채널 분야에서 경쟁적 우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트린식, 오픈소스 로보틱스 코퍼레이션(OSRC) 인수
지난 2021년 알파벳 X문샷 사업부문에서 분사한 소프트웨어 기업 인트린식(Intrinsic)이 로봇 운영체제(ROS) 개발기관인 오픈소스 로보틱스재단(OSRF) 산하 영리법인 오픈소스 로보틱스 코퍼레이션(OSRC)을 작년 12월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트린식은 ROS, 가제보(Gazebo), 오픈-RMF와 전체 ROS 커뮤니티의 일상적인 활동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비영리 단체인 OSRF(Open Source Robotics Foundation)를 인수한 것은 아니다.
브라이언 저키(Brian Gerkey) 오픈 로보틱스 공동 설립자는 "우리는 함께 로봇 커뮤니티에 ROS, 가제보 및 오픈-RMF의 훌륭한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고, 동시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다. 훨씬 더 많은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ROS, 가제보 및 오픈–RMF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더로봇리포트는 이들 8개 인수 합병과 함께 2건의 합병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고 소개했다. 테라다인(Teradyne)의 모바일 로봇 기업 미르(MiR,Mobile Industrial Robots)와 오토가이드 모바일로봇(AutoGuide Mobile Robots)이 합병해 자율이동로봇(AMR) 분야 단일 공급업체가 됐다. 합병 기업의 명칭은 미르다.
합병 이전에 미르는 최대 1350kg의 가반하중을 갖춘 다양한 AMR(자율주행이동로봇)을 공급했다. 오토가이드와 결합함으로써, 미르의 포트폴리오는 높은 페이로드의 AMR 터거와 포크 리프트까지 확장됐다.
라이다 제조업체 아우스터(Ouster)와 벨로다인(Velodyne)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합병기업은 기존의 고객 기반, 파트너 및 유통 채널을 활용해 라이다 공급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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