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한해가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우리의 기억속에만 남게 됐다. 매년 한해를 결산하다보면 한동안 큰 주목을 받았던 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깨닫게 된다.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사업체가 없어진 경우도 적지 않다. 더로봇리포트가 지난해 사업을 정리했지만 기억에 남는 기업들을 정리해 소개했다.
아르고AI(2016~2022)
포드와 폭스바겐의 지원을 받았던 자율주행 자동차 기업 아르고AI가 작년 10월 갑자기 문을 닫았다. 셧다운 소식이 전해지자 포드는 아르고AI의 레벨4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레벨2와 레벨3 주행 시스템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짐 팔리(Jim Farley)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여전히 레벨4 자율주행이 우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에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아무도 규모에 맞는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레벨4를 광범위하게 구축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기술적 문제이다...우리는 레벨4 ADAS(첨단운전지원시스템)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고 규모에 맞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아직 멀었고, 우리가 직접 기술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고백했다.
아르고 AI는 2016년 카네기멜론대에서 분사했고 2017년 포드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아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났다. 이후 포드와 폭스바겐 등으로부터 추가로 26억달러를 조달했고, 월마트, 리프트와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키티호크(2010-2022)
키티호크는 지난 2010년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세바스찬 쓰룬(Sebastian Thrun)이 설립했다. 그가 구글 재직시 추진했던 자율주행자동차 프로젝트는 현재는 웨이모(Waymo)로 발전했다.
키티호크는 창업 이후 10년 넘게 ‘자율비행자동차(autonomous flying cars)’ 개발에 매달렸지만 상업화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작년 9월 문을 닫고 말았다.
키티호크는 여러 종류의 항공기를 제작했다. 2021년에는 오하이오 주에서 비가시권 비행(beyond-visual-line-of-sight flight)을 시연하기도 했다. 또한 키티호크는 2021년 6월 DJI의 경쟁자였던 드론 기업 3D 로보틱스를 인수했다. 3D 로보틱스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 앤더슨이 키티 호크 최고 운영 책임자(COO)를 맡았다. 키티호크는 이후 원격 조종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개발에 매달렸다.
세바스찬 쓰룬은 회사가 문을 닫은 후 "아무리 찾아봤지만 우리는 실행 가능한 사업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로컬 모터스(2007-2022)
자율주행 셔틀인 올리(Olli)를 만드는 로컬 모터스는 작년 1월 문을 닫았다. 로컬 모터스는 2007년에 설립되었지만 지난 2016년에야 자율주행차의 세계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회사는 자금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올리 1.0은 한 번 충전으로 60마일을 달릴 수 있는 저속 셔틀이다. 병원, 군사 기지, 대학과 같은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자율주행 셔틀 올리는 2019년 올리 2.0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마일이며 1회 충전으로 100마일을 달릴 수 있다.
2020년 10월 로컬 모터스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올리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올리 1.0은 주행 중 가로수와 충돌하면서 승무원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 이후 토론토 시는 자율주행 셔틀 테스트를 중단했다. 현지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셔틀은 수동 조작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컬 모터스는 6차례에 걸쳐 1530만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퍼셉티브 오토마타(Perceptive Automata)(2015-2022)
보스턴에 본사를 둔 퍼셉티브 오토마타는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위한 인간 행동 이해 AI(인공지능) 개발기업이다. 특히 비전 센서와 정신물리학(Psychophysics)을 기반으로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일반적인 인공지능이 축적된 객관적 데이터로 반복 훈련하는데 반해 퍼셉티브 오토마타는 실제 인간의 관점에서 주관적 판단을 가미해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주목했다. 단순히 외부 사물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기술을 넘어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미리 예측하고 판단하는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퍼셉티브 오토마타는 행동과학 기술과 기계학습을 ‘SOMAI’(State of Mind AI)라고 불리는 제품에 결합했다.
공동 설립자이자 CTO인 샘 앤서니는 퍼셉티브 오토마타가 시리즈B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퍼셉티브 오토마타는 2015년 설립 이후 2천만달러를 모금했다.
스카이워드(Skyward)(2013-2022)
스카이워드는 승무원 훈련, 임무 계획, 통제된 공역(airspace) 접근 등 드론의 운행 및 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해 공급하는 기업이다. 2017년 버라이즌에 인수되었으나 활로를 찾지못하고 작년 5월 폐쇄됐다. 버라이즌은 인수 당시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드론 운용 관리를 효율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라이즌은 “스카이워드 폐쇄 결정이 시장 민첩성에 관한 것이며, 버라이즌은 근·중기 성장 기회를 모두 제공하는 분야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워드는 창업 이후 4차례에 걸쳐 총 820만달러를 모금했다.
차우보틱스(Chowbotics)(2014-2022)
도어대쉬는 차우보틱스를 인수한 지 1년반도 안돼 폐쇄를 결정했다. 차우보틱스는 샐러드와 다른 신선한 음식을 만드는 자동판매기 형태의 로봇인 샐리(Sally)를 개발해 공급했다. 샐리가 로봇인지에 대해 의문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차우보틱스는 지난 2014년 설립되었으며, 2021년 2월 도어대쉬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도어 대시는 차우보틱스 기술을 식당에 보급 확산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를 원했다. 샐리 도입시 더 많은 인력 충원 없이도 식당들이 메뉴를 확장하거나 더 많은 장소에 샐러드 바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Fifth Season(2016-2022)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피프쓰 시즌(Fifth Season)은 로봇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잎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했다. 로봇이 재배한 채소들은 세척 한 후 샐러드 팩으로 포장되어 판매됐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 문을 닫았다. 지난 2016년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스핀아웃했으며, 750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모았다.
Fifth Season은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독(Braddock)에 6만 평방 피트 규모의 실내 농업 시설에서 근무를 하는 인력을 포함해 약 100명의 직원이 있었다.
로벤소(Rovenso)(2016-2022)
스위스에 본사를 둔 로벤소(Rovenso)는 산업 현장의 보안 및 안전 모니터링을 위한 자율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이다. 2016년에 설립되어 28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로벤소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토마스 에스티어(Thomas Estier)는 폐업과 관련해 링크드인 포스팅에서 ”자신과 팀이 사업 개발과 부품 소싱에 미치는 코로나의 영향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실패 이유를 설명했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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