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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불교, 로봇 만다라를 만나다

로봇신문사 2020. 3. 2. 09:41



▲ 티벳 승려가 모래 만다라를 만들고 있다(사진=스크리빗)

티벳 불교를 믿는 승려들은 '명상' 수행의 일환으로 모래를 이용해 화려한 색깔의 만다라 문양을 만든다. 오랜 시간 끝에 아름다운 만다라 문양이 완성되면 미련없이 모래를 밀어버린다. 아주 작은 모래를 이용해 만다라 문양을 만드는 일에 전념하다보면 어느 순간 잡념이 없어지고 무아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MIT 달라이 라마센터의 CEO이자 승려인 '텐진 프리야다르쉬(Tenzin Priyadarshi)'는 MIT 건축과 카를로 라티(Carlo Ratti) 교수, 벽에 그림을 그리고 지울수 있는 로봇 ’스크리빗(Scribit)'의 설계자와 협력해 로봇 만다라를 제작했다.

전통적인 모래 만다라는 손으로 만다라 문양을 스케치하고 다양한 색상의 모래로 채우는 과정을 거친다. 50시간 이상 시간이 걸리는 고된 작업이다. 아름다움과 존재의 덧없음을 형상화한 모래 만다라는 작품이 완료되는 순간 바로 해체된다.

스크리빗이 제작한 500달러 짜리 로봇은 정교하지는 않지만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만다라 이미지를 벽 위에 자동으로 그려준다. 모래와 세심한 스케치 과정이 필요없으며 만다라가 금방 해체될 것이란 걱정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하지만 육체적으로,그리고 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는 설명이다.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만다라 이미지

프리야다르쉬는 로봇 만다라가 명상이라는 힘든 과정을 우회하는 방법이 아니라 몰입 행동을 통해 사람이 이완된 상태로 들어가도록 해준다고 말한다.

로봇 만다라는 종교와 테크놀로지의 ‘뒤얽힘‘을 반영하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활용이 종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종교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들이 종교에 관심을 갖도록 할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가령 독실한 무슬림과 유대인들은 스마트폰 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리야다르쉬는 테크놀로지를 ’축복이자 저주‘라고 부르면서 종교의 미래는 테크놀로지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 만다라가 일반인들이 집에서 종교와 연결될 수 있게 해주고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만다라가 손으로 만든 만다라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티벳 불교 연구기관인 ‘티벳 하우스’의 간덴 써만(Ganden Thurman) 대표는 “그렇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로봇이 캔버스, 붓, 연필처럼 선한 의도를 실행하는 데 중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로봇이 지각을 갖고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불교는 지각 있는 존재의 고양과 행복에 관계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봇 만다라 역시 사람이 창조한 모래 만다라 처럼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