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누군가 모르는 공간으로 끌려가 냉장고를 보게 된다고 생각해 보라. 이 경우에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부엌에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로봇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까. 아마도 로봇은 냉장고는 인식할지 몰라도 자신이 부엌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보다 많은 장애물과 물체를 찾기 위해 전체 환경을 매핑하는 게 전부일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네기멜론대(Carnegie Mellon University)가 사람이 상식을 사용하는 것처럼 로봇이 공간을 탐색하도록 해주는 의미론적(Semantic)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로봇이 무언가를 찾을 때 전략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줘 로봇의 탐색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목표 지향 의미 탐색(Goal-Oriented Semantic Exploration, SemExp)’이라 명명된 이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부서인 페이스북 에이아이 리서치(Facebook AI Research·FAIR)와 카네기 멜론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머신러닝을 사용해 로봇이 물체를 인식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이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위치도 파악하는 것을 가능케 해준다. 예들 들어 로봇이 가정 내에 있는 주방 테이블과 작은 테이블을 구분하고 이들 물체가 어느 방에 있는지 추론할 수 있게 된다.
머신러닝 박사과정 학생인 '데벤드라 S. 채플롯(Devendra S. Chaplot)'은 “사람은 상식적으로 냉장고를 찾기 위해 주방으로 가는 반면, 전통적인 로봇 주행 시스템은 장애물을 보여주는 지도를 만들어 공간을 탐색한다. 로봇은 결국 가야할 곳에 도착하겠지만, 이때 경로는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에도 머신러닝을 사용해 의미론적 시스템을 학습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물체가 위치할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추론하기 보다는 특정한 환경에 있는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 암기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했다. 특히 이런 환경은 복잡했으며, 이 시스템은 상이한 환경으로부터 학습한 것을 일반화하는 데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모듈형 시스템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모듈형 시스템은 특정 대상을 찾는 데 가장 적합한 장소를 결정하기 위해 의미론적 통찰력을 이용한다. 채플롯은 "한 번 어디로 갈지 결정하면 전통적인 계획을 이용해 그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모듈형 접근법은 여러 측면에서 효율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학습 과정은 경로 계획을 학습하기 보다는 물체들과 객실 배치 간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의미 추론은 가장 효율적인 탐색 전략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주행 계획은 로봇이 되도록 빨리 이동해야 하는 곳으로 도달하게 해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이 사람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보다 용이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로봇에게 특정 장소에서 물건을 가져오라고 명령하거나 "왼쪽에 있는 두 번째 문으로 가라"는 등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미 육군을 비롯해 정보고등연구기획국(IARPA), 해군 연구소, 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의 지원 하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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