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휴머노이드로 '산업 A/X(AI 전환)' 속도 낸다

로봇신문사 2024. 10. 17. 09:32

 

 

 

▲산업통상자원부 박성택 제1차관이 16일 오후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는 ㈜에이로봇 휴머노이드로봇 시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 정부도 국내 로봇 기업들을 본격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성택 제1차관은 16일 오후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는 ㈜에이로봇(대표 엄윤설)을 방문하였다. 이날 방문에는 박 차관을 비롯해 한양대 ERICA 백동현 부총장, 에이로봇 엄윤설 대표, 에이로봇 한재권 CTO(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등 기관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차관은 로봇분야의 A/X 선도 프로젝트 등을 통해 2027년까지 휴머노이드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박 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생성형 AI가 로봇과 결합 되면서 그동안 영화에서나 생각했던 휴머노이드가 갑자기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면서, “로봇산업에서 새로운 지각 변동을 일으킬 아이템이 드디어 나타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오늘 이곳에 오면서 세 가지를 생각해 봤다”며, “하나는, 과연 휴머노이드가 단순히 연구실 차원의 연구가 아니라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휴대폰을 뛰어넘는 새로운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골드만 삭스가 1인 1 휴머노이드 시대가 수 년 내에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게 단순히 연구 아이템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서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그 잠재력이 아주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분야인가?"라며, "기존 제조 로봇이나, 서비스 로봇은 우리가 차지할 공간이 넓어 보이지 않지만 휴머노이드는 우리가 과연 열세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카이스트 팀이 DARPA 챌린지에서 우승하고, 또 금년에도 국제 로보컵대회에서 한양대 팀, 서울대-부산대 팀이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DARPA 챌린지 당시 팀에서 2등 한 팀이 지금 세계 최고의 휴머노이드 기업이 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무엇을 했나 반성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그러면 정부가 할 일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 주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컨비너(의장)로서 정부는 휴머노이드가 제대로 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AI 솔루션 제공기업, 그 솔루션을 구동할 수 있는 반도체 기업, 부품이나 소재 등 물리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기업들로 트림 팀을 구성해 주는 역할이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최근 산업부가 대통령 주재 '제1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산업의 AI 대전환(AX: AI Transformation)을 위해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산업 A/X 선도 프로젝트'의 추진방안을 보고한 바 있다"고 밝히고, "올해 가장 먼저 AI 자율제조 분야를 이번 달부터 시작했는데 내년 초부터 바로 이어서 로봇을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박 차관은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4개 분야를 첨단 전략 산업으로 지정했는데, 지금 로봇 업계에서도 이를 강하게 원하고 있어 첨단 전략 산업 지정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히면서, "휴머노이드가 차세대 디바이스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최초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 4' 모습

 

이날 박 차관이 방문한 휴머노이드 전문기업 ㈜에이로봇은 앨리스 4세대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에이로봇은 국제 휴머노이드 축구 경진대회 ‘로보컵’에서 3년 연속 수상한 국내를 대표하는 휴머노이드 기업으로, 산업현장에 투입 가능한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박성택 차관이 노란색 사탕을 달라고 앨리스에게 주문하자 로봇이 종이컵에 노랑색 사탕을 담고 있다.

 

 

▲박성택 차관이 주문한 노란색 사탕이 담긴 컵을 앨리스가 전달하고 있다.

 

이날 방문에는 AI를 기반으로 음성 인식과 사물판단, 손 조작 등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앨리스4’가 여러가지 색깔의 사탕 중 박 차관이 음성으로 주문한 노란색 사탕을 종이 컵에 담아 전달하는 시연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또 ‘로보컵’ 대회에서 3년 연속 수상한 휴머노이드 '앨리스3'가 박 차관이 전달한 축구 공을 자율조종으로 움직여 골대에 공을 넣는 시연도 선보였다.

 

 

 

▲로보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3세대 앨리스 모습. 박 차관이 전달한 축구 공을 자율조종으로 움직여 골대에 공을 넣는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처음 공개한 에이로봇의 휴머노이드 ‘앨리스4’는 산업현장에 투입 가능하도록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키 165cm, 몸무게 45kg의 7자유도 팔과 6자유도 인간형 손을 갖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이다. 자체 개발한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적용하는 등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효율성, 내구성 그리고 정밀한 제어를 모두 갖춰 다양한 환경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인간의 신체에 맞춰 설계된 세상에 적응하고 범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가 가장 적합한 형태의 로봇이다.

 

 

 

▲한재권 CTO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동향 및 에이로봇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시연 후에는 한재권 CTO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동향 및 에이로봇 소개 시간이 있었다. 한 교수는 "오래전부터 실험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굉장히 많이 발전되었는데 최근 주목을 받는 것은 생산 연령 인구 급감에 따른 산업, 경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로봇이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산업계에서 많은 로봇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ROI(투자수익률)만큼 과연 이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라며, "그 이유가 특정한 목적을 갖고 있는 로봇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 쉬어야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로봇 한 대가 수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 답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인간형 로봇은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인간형 로봇은 인간이 하는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무한대의 로봇이고 범용 로봇"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능성 무한대 디바이스는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원천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은 AI를 담아낼 최고의 디바이스"라고 소개했다.

 

한 교수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현황을 이야기 하면서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이 그 뒤를 바짝 뒤쫓는 형국"이라고 소개하면서, 테슬라, 피규어 AI, 보스턴 다이나믹스 로봇들을 예로 들었다. 특히 "로봇을 제2의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한 사람이 일론 머스크"라며, "테슬라가 그 시작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2022년에 처음 공개한 비디오를 보고 굉장히 큰 충격을 느꼈다"며, "액추에이터 방식이 리니어인 데다가 그들이 자랑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FS 기술을 휴머노이드에 넣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것이 바로 범용의 핵심적인 두 가지 성질"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근육을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액추에이터, 그리고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 두 가지 기술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일을 하는가를 계속 보여주고 있는데 바로 산업 현장에 넣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만드는 휴머노이드를 자신의 공장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것을 예측한 수많은 글로벌 탑티어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2024년에 수많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부상하고 있고, 대규모 펀딩에 성공하고 있는데 피규어 AI 같은 경우가 대표적으로 3년도 안 된 기업에 거의 1조원 가까운 금액이 몰렸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주목받고 있는 미국도 중요하지만 저가 공세로 미국의 기술을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이 더 무섭다"면서,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길 수 있을 만한 전략을 우리가 세워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드론이 우리 시장을 장악했던 모습을 다시한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 교수는 그래서 에이로봇 연구진들이 중국에 대응할 만한 기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플레이어로 현대자동차가 소유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소개했다. 원래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넘버 원이었지만 지금은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는데 그 이유로 이들의 장점이 단점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의 장점은 유압 구동을 바탕으로 한 압도적인 퍼포먼스, 압도적인 힘이었는데 로봇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량 생산해서 상업화 단계로 넘어가자 완전 단점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유압 구동은 단가가 높고 대량 생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도 유압을 포기하고 전기 모터로 구동하겠다는 선언을 몇 달 전에 했는데 현대자동차와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기계적인 완성도도 좋으며 압도적인 기계적 성능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로봇 시장을 개척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돼 세 번째 플레이어로 주목해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로봇이 각각의 영역에서 하나둘씩 정복해 나가고 있으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 속도는 정말 빠른데 배터리, AI 칩, 액추에이터 세 가지 기술이 아직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 가지 기술이 발전되면 로봇이 상업화되는 시기가 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교수는 "지금과 같은 발전 속도라면 산업 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볼 날이 그렇게 멀지 않았다"며, "에이로봇도 2028년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에이로봇의 엘리스는 그때까지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무리 기자간담회에서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사진 왼쪽)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어서 열린 미니 기자 간담회에서 박 차관은 "정부의 역할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로봇 투자에 대한 확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시장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면서, "자본적인 측면에서도 보조를 맞춰서 크게 뒤쳐지지 않도록 정부도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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