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로봇 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55번째 인터뷰는 서울시립대 제어 및 동역학 연구실 박경훈 교수다. 박 교수는 1989년생으로 성균관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석사, 2018년 2월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서울대 자동화및시스템연구소, 2019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KIST AI로봇연구소 지능로봇연구단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21년 3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립대 공과대학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2014년 제14회, 2015년 제15회 국제제어자동화시스템컨퍼런스에서 2년 연속 우수논문상, 2017년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최우수 조인트 리서치(합작연구)상, 2018년 미국기계학회 발간 동적 시스템, 측정 및 제어 저널 올해의 리뷰어상을 수상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제어 시스템들의 강인성(robustness), 안전성(safety), 보안성(security)과 관련된 이론 개발 및 적용 관련 연구다.
▲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박경훈 교수
Q. 서울시립대학교 제어 및 동역학 연구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서울시립대학교 제어 및 동역학 연구실은 미분 혹은 차분 방정식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제어 시스템에 대하여 수학적으로 엄밀한 제어 이론을 개발하고, 이를 로봇을 비롯한 다양한 제어 시스템에 적용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서울시립대학교에 자리를 잡은 2021년 3월부터 시작하여, 현재는 1명의 석사과정생과 5명의 학부연구생들이 저와 함께 열심히 제어공학과 로봇공학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립대학교 제어 및 동역학 연구실에서 수행 중인 연구 내용 도식화
저희 연구실의 모토는 “There is nothing so practical as a good theory.”로, 개념적으로, 그리고 수학적으로 튼튼한 제어 이론을 개발하고 이를 로보틱스의 주요 제어 문제들에 적용하여 이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저희 연구실에서는 로봇을 포함하는 제어 시스템의 강인성(robustness), 안전성(safety), 보안(security)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강인성과 관련하여서, 제가 학위 과정 동안 주로 연구하여 온 외란 관측기(disturbance observer) 이론을 더욱 발전시키고 이를 로봇 매니퓰레이터에 적용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외란 관측기란 수학적 모델링의 오차에 기인하는 모델 불확실성과 외부로부터 발생하는 외란(disturbance)의 영향을 추정하여 보상하는 강인 제어(robust control) 기법의 일종으로, 약 35년이라는 긴 역사 동안 로봇 뿐 아니라 모터, 차량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로봇 매니퓰레이터를 예시로 설명하자면, 로봇 동역학의 주요 파라미터들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추가로 로봇에 마찰력 혹은 다른 사물과의 충돌로 인한 접촉력(contact force) 등의 외력이 존재할 때, 이러한 환경에서도 로봇이 주어진 작업을 강인하게 수행하여, 안전성(stability)과 함께 만족할만한 제어 성능을 확보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사실 외란 관측기라는 주제는 다소 고전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선형 단일 입출력(single-input single-output) 시스템을 대상으로 주파수 영역 상에서 설계 및 해석하는 연구가 주로 진행되어 온 반면, 로봇 매니퓰레이터와 같은 비선형 다중 입출력(multi-input multi-output) 시스템에 대한 설계 및 해석 연구는 최근까지도 상대적으로 미진한 상황입니다.
특히 로보틱스에서 주로 등장하는 여자유도(redundancy) 로봇이나 불충분 구동(under-actuated) 로봇에도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외란 관측기 이론이 개발되어야 하며, 또한 외란이 특정 주파수 대역에 지배적인 상황이나 로봇이 특정 작업 수행 시에만 외란이 발생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도 많은 고려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제가 최근까지 연구하였던 외란 관측기 관련 이론들을 적용하여, 보다 정밀하고 강인한 로봇 제어를 수행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매니퓰레이터, 모바일 로봇 등이 사람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작업할 때 로봇의 안전성(safety)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텐데요. 기본적으로 장애물과 로봇의 충돌을 방지하는 로봇 제어 방법론은, 먼저 작업 공간(task space) 혹은 관절 공간(joint space) 상에서 장애물과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경로를 생성하고, 이를 잘 알려진 제어 기법을 활용하여 추종하는 방식으로 제안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정적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방법론이 유효할 수 있으나, 다양한 요소의 급작스런 개입이 가능한 동적 환경(dynamic environment)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경로를 재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 방법론으로는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주목하여 저희는 추가 경로 수정 없이도 제어기 스스로가 충돌 없이 주어진 작업을 최대한 수행하도록 하는 안전성 보장 제어(safety-guaranteed control) 기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개념을 더욱 확장시켜, 만약 장애물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접촉시간 혹은 접촉력 등을 최소화하여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제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비롯하여, 최근 로보틱스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모델 예측 제어(model predictive control)와 미분 동적 계획법(differential dynamic programming)에 대한 이론 연구도 수행 중입니다. 또한 제어 학계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균형 유지와 작업 수행 등 다양한 제어 목적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어에 많이 활용되는 다목적 제어(multi-objective control) 기법과 관련하여, 이론적 배경을 튼튼히 하기 위한 연구들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토대로 장기적으로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단일 로봇이 수행할 수 없는 작업을 다수의 로봇이 협업(cooperation)하여 수행하도록 하는 다수 로봇의 제어 알고리즘 개발에 큰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로봇들이 이종(heterogeneous)으로 서로의 작업 능력이 상이할 때(예를 들어 매니퓰레이터, 모바일 로봇, 다족 보행 로봇 등이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고자 할 때), 상호 간의 정보 교환만으로 세부 작업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협업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안전하게 수행하는 제어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Q. 서울대에서 “Theory of Disturbance Observers: A New Perspective on Inverse Model-based Design(외란 관측기 이론: 역모형 설계의 새로운 관점)”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외란 관측기는 제어 시스템에 들어오는 외란과 모델 불확실성의 영향을 특정한 형태로 추정하고 보상하여, 결과적으로 전체 폐루프 시스템이 불확실한 요인들이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인 공칭 시스템(nominal system)과 유사하게 동작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외란 관측기는 잘 알려진 다른 강인 제어 기법들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구조에 성능이 우수하다는 장점으로 학계 및 산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 박사 논문은 기존 외란 관측기가 태생적으로 지니는 몇 가지의 한계점들을 해석하고 개선하여 새로운 구조를 제안하는 논문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다음의 주제들을 연구하였습니다.
▲ 외란 관측기 기반 제어기의 개념도
첫 번째로, 외란이 어떠한 미분 방정식으로 표현되는 생성 모델로부터 발생되었을 때, 이러한 외란의 영향을 점근적(asymptotically)으로 제거하면서도 모델링되지 않은 추가 외란과 모델 불확실성의 영향도 함께 보상할 수 있는 새로운 외란 관측기 설계법 및 해석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입력 벡터의 차원이 출력 벡터의 차원보다 큰 경우, 일부 액추에이터에 고장이 나더라도 입력의 여자유도(redundancy)를 이용하여 과도 상태 및 정상 상태에서 목표하는 제어 성능을 확보하는 외란 관측기 설계법을 제안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경험한, 이산 시간에서 외란 관측기를 구현하였을 때 전체 시스템이 불안정(unstable)해지는 현상에 대해 샘플치 데이터 시스템(sampled-data system) 이론에 근거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하고 불안정성을 피해갈 수 있는 이산 시간 외란 관측기 설계 방법론을 제시하였습니다.
▲ 학위 논문에서 새롭게 제안한 내부 모델 기반 외란 관측기의 블록 다이어그램(좌) 및 디스크 드라이브 시스템에 대한 실험 결과(우)
Q. 교수님의 주요 관심 분야가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제어 시스템들의 강인성(robustness), 안전성(safety), 보안성(security)과 관련된 이론 개발 및 적용 관련 연구로 알고 있습니다. 가상-물리 시스템의 보안(Security of cyber-physical systems) 관련하여 최근의 연구개발 동향이나 특이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상-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은, 물리 환경에서 존재하는 제어 대상인 시스템과, 이를 제어하기 위해 가상 환경에서 구현된 제어 알고리즘, 그리고 이들을 엮기 위한 데이터 네트워크로 구성된 시스템을 뜻합니다. 사실 제어 공학 입장에서는 이 개념이 크게 새롭지는 않고,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여 제어되는 대부분의 시스템들을 가상-물리 시스템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시로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마스터-슬레이브(master-slave) 로봇들이 통신을 통해 연결된 텔레오퍼레이션 시스템 등이 이에 해당될 것 같습니다.
가상-물리 시스템은 2006년 처음 그 용어가 제안된 이후, 공학 전반에 걸쳐 다방면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중 제어 학계에서는 물리 환경과 가상 환경을 연결하는 데이터 네트워크에 외부 침입자가 악의를 가지고 사이버 공격을 가했을 때,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 및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고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책을 제시하는 가상-물리 시스템의 보안(security)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물리 환경에 존재하는 시스템이 미분 방정식 등으로 표현되는 동역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 주목하여, 이러한 동역학적 특징이 전체 시스템의 보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규명하고, 제어 시스템의 취약점(vulnerability)을 제어 공학적으로 분류 및 기술해내는 연구가 진행되어 오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에서 분류한 사이버 공격 시나리오들에 대하여 관측기 등의 개념을 통해 사이버 공격 여부를 감지하거나 보안을 확실히 보장하는 제어기를 설계하는 내용의 연구들도 활발히 수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제어기를 암호화하여 외부 침입자가 세부 데이터에 원천적으로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암호화 제어라는 개념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가상-물리 시스템의 보안 연구는 주로 작은 오작동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무인항공기의 오포파일럿 시스템이나, 스마트 그리드와 같이 규모가 큰 인프라 스트럭쳐를 대상으로 활발히 연구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다소 보안에 취약할 수 있는 데이터 네트워크 기반의 정보 교환을 통한 텔레오퍼레이션 기술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로봇 제어가 각광받고 있으므로, 가상-물리 시스템 관점에서 로봇 역시 사이버 공격의 위협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로봇 분야에서도 보안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제어 시스템들의 적용 관련 연구로 최근 주로 로봇 관련 매니퓰레이터, 다족 로봇, 모바일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로봇을 연구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저는 제어 공학자의 관점에서 로봇 연구를 수행 중인데, 개발한 제어 이론을 로봇 플랫폼에 적용할 때 마주치는 이론과 실제의 괴리가 저의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특히 제어 이론은 로봇 동역학 등 구조적으로 잘 알려진 수학적 모델링을 기반으로 전개되지만, 대부분의 로봇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학적 모델링이 대체로 부정확하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이론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더라도 실제 제어에서는 예기치 못한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이론과 실제의 괴리가 저를 비롯한 많은 이론가들에게 괴로움 뿐 아니라 영감도 주고 기존 이론의 개선 방향성을 제시해준다고도 생각하여, 현재의 이런 어려움을 즐기면서 연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로보틱스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제어 이론 연구를 수행해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전기공학을 공부하셨는데 로봇을 연구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제가 초등학생 시절에 “카이스트”라는 드라마가 한창 유행하였는데요. 이 때 카이스트 대학생들이 로봇으로 축구를 하는 것을 보고, 어떤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여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음에 감탄하곤 했었습니다. 이러한 감명을 바탕으로 이후 제어공학으로 박사 과정까지 무턱대고 뛰어들어 학위를 받았는데요. 박사 과정 졸업 후 돌이켜보니 어린 시절의 감명이 다시 떠올라, 무턱대고 로봇 연구로 뛰어들었습니다.
Q. 2018년 2월 박사 학위 취득 후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서울대 자동화 및 시스템연구소, 2019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KIST에서 지능 및 인터랙티브 로보틱스 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계셨는데 당시 주로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저는 KIST 지능로봇연구단에서 당시 KIST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셨던 포항공대 김정훈 교수님, 그리고 마루(MAHRU)의 뒤를 잇는 차세대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계신 오용환 박사님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보행 제어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특히 기존에 제가 진행하였던 강인 제어 기법 기반 연구들을 토대로, 이족 보행 로봇이 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외란에 대해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보행 작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로봇 제어 기법들을 개발하였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행 알고리즘은 크게 발디딤(stepping) 계획 생성, 무게 중심(center of mass)에 대한 경로 생성, 주어진 경로를 추종하는 동시에 다양한 제어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전신 제어(whole-body control)의 3가지 단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균형 유지 문제를 사람에 빗대어 생각해 볼 때 비교적 적은 외력은 발목과 엉덩이 혹은 상체의 움직임만으로도 균형 유지가 가능하지만, 큰 외력의 경우 균형 유지를 위해서는 발디딤의 수정이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사람은 균형 유지를 위한 발디딤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경험적으로 알게 되는데, 로봇의 경우 그러지 못해서, 대부분의 문헌에서는 큰 계산량이 요구되는 비선형 최적화(nonlinear optimization) 문제를 풀어서 발디딤 시간과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론을 취했습니다. 높은 계산량을 극복하는 동시에 이론적으로 완결성 있는 결론을 도출하고자, 저는 발디딤하는 이족 보행 로봇의 중심 동역학을 연속-이산 동특성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단순화하여 표현하고, 이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하이브리드 제어기를 설계함으로써 보행 전략을 도출해내는 새로운 반응성 발디딤 생성(reactive step generation) 알고리즘을 개발하였습니다.
▲ 하이브리드 제어 기반 반응성 발디딤 생성 알고리즘의 개념도
한편 현재 UST 박사과정으로 재학 중인 조준희 연구원님의 주도로 KIST 오용환 박사님과 함께, 고르지 못한 지면 환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안정적으로 보행하도록 하는 강인한 전신 제어 알고리즘 개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 많이 활용되는 2차 계획법(quadratic programming) 기반 다목적 전신 제어 프레임워크에 임피던스/어드미턴스(impedance/admittance)의 개념을 추가로 도입하여, 로봇 발이 고르지 못한 지면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접촉력에도 전체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많은 연구자분들이 최적화 기반 전신 토크 제어 기법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고 계신데, 로봇이 고르지 못한 지면을 보행할 때 기존 제어기가 가지는 컴플라이언스가 안정적인 보행에 충분한지, 만약 충분하지 못하다면 컴플라이언스를 어떻게 하면 강화할 수 있을지를 고찰해보는 좋은 방향성의 연구였다고 생각합니다.
▲ Impedance/admittance 기반 전신 보행 제어 알고리즘의 개념 및 모의실험 결과
Q. 로봇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저는 앞으로도 제어 공학자로써 로보틱스에 많은 기여를 하는 연구자가 되고자 합니다. 특히 제어공학의 주요 개념들을 활용하여, 현재 로보틱스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문제들에 대한 제어 공학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이론과 응용 분야에서 모두 사랑받을 수 있는 제어 이론을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Q. 최근 로봇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를 연구하려는 학생이 늘고 있습니다. 선배로서 후배에게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조언해 주신다면?
앞서 로봇신문을 통해 수많은 선배 연구자분들께서 로봇공학자로써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상세히 말씀주셨다고 생각하여, 저는 제어공학을 전공하면서 로봇공학에 이를 적용해보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간단히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로봇은 상당히 큰 규모의 융합 학문이기 때문에, 제어공학을 비롯한 주변 분야의 연구자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듯 합니다, 특히 제어공학은 로보틱스와는 땔래야 땔 수 없고, 교과서에 나오는 대부분의 제어 기법들이 로보틱스로부터 영감을 받아 개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연구를 로봇공학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이 현재 전공하고 있는 제어공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먼저 선행되었을 때, 본인의 전문성이 로봇 분야의 적재적소에 발휘되어 좋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연구자로서 한국 로봇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최근 몇 년 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로봇이 연구 주제로써 다양한 분야에서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아오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힘입어 ROS(로봇운영시스템) 등 비전공자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이 많이 개발되어 왔지만, 여전히 로보틱스는 복잡한 융합 학문이기 때문에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보틱스의 주변 분야를 전공하는 연구자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교육에도 노력을 기울여주시면, 한국 로봇산업이 더 큰 발전을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 2016년 미국 Las Vegas에서 개최된 55th IEEE Conference on Decision and Control에서 session 종료 후 은사이신 서울대학교 심형보 교수님(왼쪽에서 첫 번째) 및 비선형 제어 이론의 대가인 H. K. Khalil 교수님(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함께 찍은 사진
먼저 제 학위 과정 동안 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고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서울대학교 심형보 교수님과, 지금은 은퇴하시고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신 또 한 분의 은사이신 서울대학교 서진헌 교수님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두 분께서는 수학적으로 엄밀하면서도 공학적으로도 가치있는, 어찌보면 양립하기 어려운 방향성의 연구의 길을 걸어가시어, 저를 비롯한 제자들에게 제어 공학자로써 가져야 할 덕목과 자세, 그리고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제자들에 대한 존중과 무한한 애정으로 지금까지도 후학 양성에 많은 힘을 쏟고 계시어, 이제 막 교단에 선 저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계십니다.
한편 불철주야 연구에 전념하시어 한국의 로봇 산업을 이끄시는 KIST AI-로봇 연구소의 연구원분들께도, 박사후 연구원 생활 동안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제가 주로 함께 연구를 수행하였던 포항공대 김정훈 교수님, KIST 오용환 박사님께 많은 조언과 좋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두 분께서는 어떤 의미에서 몽상가적인 기질이 다분한 이론가였던 저에게 로봇 공학의 시선에서 많은 직관과 영감을 주셨고, 이를 통해 제가 연구자로써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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