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연구

'젊은 로봇 공학자'(34) 영남대 김태균 교수

로봇신문사 2020. 3. 30. 10:13

'젊은 로봇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34번째 인터뷰는 영남대 김태균 교수다. 김 교수는 1987년 경기 연천 출생으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학사, 석사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2017년 9월 부터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메카트로닉스팀에서 책임연구원으로 2019년 2월까지 1년 6개월 근무하면서 주로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 설비 자동화 분야 연구를 하였다. 그후 2019년 3월부터 영남대학교 지능로봇 및 메카트로닉스 연구실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관심 분야는 서비스용 모바일 로봇 및 매니퓰레이터 설계, 힘 제어 및 외란 보상 제어, 자동화 설비 및 공장 자동화, 적응형 그리퍼 등이며, 연구 분야는 하드웨어 및 매커니즘 설계, 매니퓰레이터 제어 및 알고리즘 설계/해석이다.
 


▲영남대 김태균 교수


Q. 영남대 기계공학부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영남대 기계공학부는 1960년도에 설립된 이후로 1만2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영남대학교의 핵심 학부입니다. 현재 14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고 33명의 전임교원 및 13명의 외국인 교원이 재직하고 있으며 기계설계, 기계시스템, 첨단기계의 3개 전공을 설치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계공학부는 사립대학으로서 유일하게 1994년 국책공대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1999년 교육부 BK21 기계 분야 주관대학으로 선정되었고, 2014년 교육부 CK 사업 주관 학부, 2016년 교육부 프라임(PRIME) 사업 참여 학부로 선정되는 등 대형 국책사업을 지속해서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 곤돌라용 작업 매니퓰레이터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최근 하는 연구는 사람의 작업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매니퓰레이터의 설계와 제어입니다. 기존 박사과정 때 진행했던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고 어플리케이션을 확장하기 위하여 다양한 기계 메커니즘과 제어 알고리즘들을 연구하고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해보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외벽청소로봇인데 연구의 목표는 빌딩 외벽에서 위험하게 일하고 있는 청소 작업자들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입니다. 외벽의 형상이 너무나 다양하고 청소라는 작업 자체가 정성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보니 아직은 로봇으로 완벽하게 대체하기 위해서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우선 저는 매니퓰레이터에 집중하여 다양한 형상의 외란이 있을 때 항상 일정한 반력을 유지 가능한 하드웨어와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영남대학교가 위치한 대구·경북 지역에는 농림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농촌에서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고 농업 관련 자동화 기계에 대한 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기존의 자동화 제품들은 너무 비싸거나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청도 지역의 감 가공 농가와 농기계 가공업체와 함께 가공 관련 자동화 설비 및 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Force Tracking Adaptive Impedance Controller Based on Disturbance Observer for Building Cleaning Robot”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논문이 어떤 내용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박사과정을 하면서 빌딩의 청소 작업자를 대체하기 위하여 작업자들과 똑같은 줄을 이용하여 외벽을 청소할 수 있는 청소 로봇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외벽 청소 로봇은 모듈형 구조로 되어 있어 줄을 이용하여 등하강을 하는 외벽 등반 플랫폼과 청소작업을 하는 청소유닛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여기에서 청소유닛은 실제 벽에 매니퓰레이터를 접촉하여 청소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벽의 형상이 다양하고 빌딩에 부는 바람 등으로 로봇 플랫폼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때 다양한 크기와 주기의 외란이 작용하더라도 일정한 작업 반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적응형 힘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였습니다.


▲ 외벽청소로봇의 전체 모습


Q. 주요 관심분야 및 연구분야가 서비스용 모바일 로봇 및 매니퓰레이터 설계, 힘 제어 및 외란 보상 제어, 자동화 설비 및 공장 자동화, 적응형 그리퍼 등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비스용 모바일 로봇 및 매니퓰레이터 설계시 주의할 점이나 가장 큰 고려사항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서비스용 모바일 로봇은 그 사용 목적에 따라서 주행부의 설계가 달라집니다. 모바일 로봇의 주행 안정성이 중요하다면 바퀴의 서스펜션이 부드러워야 하겠지만 작업의 정밀도가 중요하다면 바퀴의 큰 서스펜션은 매니퓰레이터를 작동할 때 반력으로 인해 몸체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바퀴의 강성을 높여서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하면 작업 정밀도는 높아지지만, 굴곡이 있는 바닥 면에서 로봇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서비스용 모바일 로봇은 어느 정도 범용성도 확보해야겠지만 작업 환경과 목표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Q. 최근 그리퍼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는데 적응형 그리퍼에 대한 설명과 최근 연구 동향을 설명 부탁 드립니다.

최근 매니퓰레이터의 개발 업체가 많아지고 가격도 내려가면서 매니퓰레이터는 모터와 같은 하나의 부품이 되고 대신 개별 작업에 최적화된 그리퍼의 설계에 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적응형 그리퍼란 작업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유연함을 갖는 그리퍼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물체를 쥘 때 스프링이나 공압요소 같은 컴플라이언스가 있어서 물체의 크기나 형상이 조금씩 달라지더라도 파지가 가능한 그리퍼를 적응형 그리퍼라고 합니다. 그리퍼 자체는 전용기의 성격이 강한데 적응형 혹은 소프트 그리퍼를 이용하여 지능을 추가한 연구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Q. 로봇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로봇을 개발하면서 현장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느낍니다. 실제 작업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만들었더라도 그 사용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로봇은 실패한 것입니다. 개발 전에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로봇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미리 파악하지 못했던 요구사항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또 기술력 부족으로, 시간 부족으로 타협했던 부분들은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엔지니어 시각과 실사용자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하며 엔지니어 시각을 어느 정도 버려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Q.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1년 6개월동안 계셨는데 어떤 연구를 주로 하셨나요?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는 DS부문 소속으로 반도체 공정에 관련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조직입니다. 저는 로봇 개발 그룹에서 근무하면서 모바일 로봇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주로 물류에 관련된 로봇을 개발하였고 그중에서도 시스템 인티그레이션, 알고리즘 및 그리퍼 설계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Q. 로봇을 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기계공학부에 입학하여 수업을 들으면서 이론적인 수업보다 실제로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만들고 실험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기존에 없던 로봇을 설계해서 만들고 또 이론으로만 배웠던 제어를 실제 로봇에 적용해보는 것이 재미있어서 로봇을 전공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 외벽청소로봇의 외벽 등반 성능 시험 모습

Q.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연구자로서의 꿈은 실제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실험실에서 이론을 발전시키고 경험을 축적하는 것도 좋지만 로봇공학자로서 실제 사회에 도움이 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보고 싶습니다.

Q. 로봇공학자로서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나 로봇 제품이 있다면?

최근 저희 학부에서 원전 해체 인력양성 트랙을 운영하면서 원전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전은 방사능의 위험이 상시 존재하기 때문에 검사나 유지보수, 해체에 있어서 로봇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원전 내의 폐쇄적이고 복잡한 구조와 높은 방사능 농도로 인해 로봇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앞으로 관련 로봇 기술이 필수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여건이 마련되면 이 분야에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Q. 로봇공학자가 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로봇은 종합학문으로 넓게 보면 기계공학뿐만 아니라 전기, 컴퓨터 분야까지 아우르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좋아서, 문제를 푸는 것이 하기 싫어서 막연히 로봇을 하겠다고 하면 나중에 큰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로봇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하나의 전공 공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코딩, 전기·전자 관련 과목, 수학적인 모델링 등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아야 나중에 연구를 진행하는 데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국내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아직 연구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로봇 산업에 조언할 정도는 아니지만, 연구하면서 느낀 것은 로봇은 분야가 다양한 만큼 효과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 기관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국내에도 뛰어난 로봇공학자분들이 많은 만큼 각 연구자들이 유기적인 협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기술 발전이 더 빨리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2018 ICRA에서 매니퓰레이터 제어 관련 연구 발표 모습. 사진 좌로부터 경기대 김화수 교수, 서울대 유성근 박사, 영남대 김태균 교수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로봇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방법론이나 마음가짐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서울대의 김종원 교수님입니다. 교수님께서는 항상 공학자로서 현장을 중시하는 교육을 하셨고 연구에 있어서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셨는데 졸업을 하고 현장에 가보니 더 가르침으로 와 닿았습니다.

또 박사과정 동안 경기대 김화수 교수님으로부터 연구자로서의 자세와 학생들을 존중하면서 연구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영남대학교에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또 교육하는 데 있어서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로서의 마음가짐은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의 김광준 수석연구원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항상 빠듯한 일정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꼼꼼하게,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고 엔지니어의 자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항상 본인의 경험을 주변에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짧은 현장경험이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