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연구

'젊은 로봇 공학자' (39) UNIST 오현동 교수

로봇신문사 2020. 8. 4. 10:23

'젊은 로봇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39번째 인터뷰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 오현동 교수다. 오 교수는 1982년생으로 KAIST에서 기계항공공학으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고, 2013년 영국 크랜필드대학에서 무인시스템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2013~2014년 영국 써리(Surrey)대 자연모사 컴퓨팅 및 엔지니어링 그룹 박사후 과정, 2014년 8월~2016년 7월까지 영국 러프버러(Loughborough)대 항공 및 자동차학과 자율시스템그룹에서 조교수로 근무했다. 이후 한국으로 귀국해 2016년 8월부터 현재까지 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자율시스템 연구실 부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무인이동체에 대한 자율성 및 의사결정, 무인이동체용 머신/딥러닝 응용, 무인이동체를 위한 협력 제어 및 경로계획 등이다. 2013년 3월 한국항공산업협회 주관 국제UAV논문대회 최우수상(산업부장관상), 2013년 11월 영국주재 한국과학자 및 엔지니어협회 주관 초기 경력 과학자 및 공학자상, 2019년 5월 한국기계공학회 최우수논문상, 2019년 11월 한국항공우주학회 우수논문발표상 등을 수상했다.

 

 
 
▲ 울산과학기술원 오현동 교수

 

Q. 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자율시스템 연구실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드론이나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됨에 따라 무인이동체의 자율성을 높이는 연구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무인이동체를 효율적으로 자율 운용하기 위한 센서 정보 처리/융합, 개체 간의 네트워크 통신, AI 기반 의사결정 등의 기술은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그 활용 가치가 높은 핵심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UNIST의 자율시스템 연구실은 기존의 최적화, 정보이론, 제어 이론과 더불어 인공지능, 특히 기계학습 기법을 이용하여 다수의 지상ㆍ공중 무인이동체의 상황인식, 협력 임무 및 경로를 계획하는 기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다수의 드론이나 자율주행차량이 스스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를 이용해 환경 모니터링, 감시 및 정찰, 조난자 탐색, 폭발물 탐지와 같은 다양한 민간 및 국방 관련 현실 세계의 문제에 적용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자율시스템 연구실원들과 함께 (사진=울산과학기술원)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수행 중인 연구과제와 관련하여 대표적으로 3가지 연구를 소개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연구재단의 대학중점연구소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자율 무인시스템 기반 스마트 환경 모니터링 기술 개발 연구입니다. 이 과제에서 참여연구원으로서 저희 연구실이 맡은 역할은, 다수의 무인이동체를 이용하여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오염원의 방출 근원지 및 방출량 정보 등을 추정하는 것입니다. AI 기반 의사 결정을 통해 사람이 조종하지 않고 드론이 스스로 온보드 센서 정보와 이웃 드론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 경로를 계획하는 것이 핵심적인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과기정통부의 무인이동체원천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자율지능연구단 무인이동체 자율임무 계획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국방과학연구소의 미래도전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드론을 이용하여 지면 폭발물을 탐지하는 과제에서 드론의 탐지 경로계획 및 군집비행에 대한 연구를 수행중입니다.

 

   
▲ 무인이동체를 이용한 자율환경감시시스템 개념도 및 야외실험 결과

Q. 영국 크랜필드대학에서 “Towards Autonomous Surveillance and Tracking by Multiple UAVs”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 논문은 다수의 고정익 무인항공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도로 위에서 이동 중인 지상의 이동 목표물을 추적하고 이를 이용하여 이상행동 (abnormal behavior)을 보이는 차량을 찾아내는 연구입니다. 특히, 다양한 이동목표물 추적 유도기법을 개발하여 다수의 국제 저널 게재 및 이를 정리한 북 챕터를 출판하였고, 현재까지도 이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많이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무인이동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인이동체에 대한 활용 범위, 중요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무인이동체 중 드론과 같은 공중 무인이동체에 관심이 많은데요, 다들 쉽게 생각할 수 있듯이 다양한 지상의 구조물, 도로 등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3차원의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공중 무인이동체의 활용 범위는 기존의 군사용 감시, 공격/방어, 통신 중계 등에서 벗어나 환경 감시, 물자 수송, 여객 운송(Urban Air Mobility), 엔터테인먼트(드론쇼, 영상 촬영) 등과 같이 매우 광범위합니다. 공중무인이동체는 아직까지 항공교통관제, 사생활 보호, 보험 등과 같은 법ㆍ제도적인 부분과 신뢰성ㆍ안정성 및 자율성에 대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차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Q. 드론 군집비행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의 최신 시장 동향이나 기술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존의 드론 군집비행은 지상 관제시스템에서의 중앙집중형 방식으로 개별 드론이 사전에 정해진 계획대로 정밀한 위치제어를 수행한 정도였다면, 최근 들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전 계획에 의존하지 않고 분산형 방식으로 드론 간의 센서 정보교환을 통해 동적인 환경 변화에 대처하면서 자율적으로 군집 운용하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육상, 해상, 공중에서 운용되는 다수ㆍ이종 무인이동체 간의 협업 등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이 성숙되면 기존에 불가능했던 다양한 복합 임무들이 군집운용을 통해 가능하게 됩니다. 이때, 군집드론의 통신 네트워크 구조/한계를 고려한 제어나 기존 룰 기반 기술의 성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AI(인공지능)기반 군집제어 방식이 새롭게 시도되고 있고 저희 연구실도 다양한 관점에서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로봇/무인이동체를 연구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특별한 동기는 없었고 그냥 재미있어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막연히 항공우주공학이 재미있어 보여서 항공우주공학과로 진학을 하고 막상 공부를 해보니 그 중 제어 분야가 가장 재미있어서 비행제어 연구실로 석사 과정 진학을 했습니다. 그때 연구실에서는 주로 미사일의 유도제어가 주된 연구 주제였는데 우연한 기회에 저는 고정익 무인기와 드론 관련 과제 및 연구를 주로 수행하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도 무인기 관련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 분야에 대해서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많이 하는데 이러한 저의 학문적 여정에서 영향을 받은 탓인지 저는 그냥 학생들에게 왠지 재미있어 보이는 분야로 연구 분야를 정하고 뒤돌아보지 말고 후회하지 말고 그 분야를 정한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마음가짐으로 살면 좋겠다라고 조언하는 편입니다.

   
▲ 울산과학기술원을 배경으로 한 자율시스템 연구실의 무인이동체 플랫폼

 

Q.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계신데 연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요?

무인이동체 연구를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계공학적 지식,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기초역학 및 수학ㆍ제어 이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위한 코딩 지식 등 소프트웨어적 전문성뿐만 아니라 지상ㆍ비행시험 등 실제 현장에서의 검증을 위한 통신 및 하드웨어 관련 기술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지식이 필요한 만큼 진입장벽이 높고, 지도교수인 저도 잘 모르는 분야가 많고, 하드웨어의 고장이나 파손 등도 빈번하여 연구 진행이 더디기도 하지만 그만큼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며 배우는 것도 많고 학생이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또한 갖추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국립전파연구원 주최 우주전파재난 예측 AI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사진출처=울산과학기술원)

Q.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저희 연구실에서 다수의 무인이동체가 협력하는 연구를 다양하게 수행하여 왔으나 여러 제약사항으로 인해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에 그친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연구 인프라 및 연구실 소속 학생, 연구원들의 전문지식이 갖추어져서 실제 실험을 통해 개발된 알고리듬과 시스템을 검증하는 연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 다수ㆍ이종 무인이동체의 자율 협력 운용 알고리즘 개발 및 검증 실험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까지 많이 연구되지 않은 분야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영국 국방과학기술연구소(Defence Science and Technology Laboratory)과 Lockheed Martin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통신중계 무인이동체를 이용한 통신 연결성 및 성능 향상 연구

Q. 자율주행차나 드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를 연구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자율주행차나 드론과 같은 연구는 겉보기에 재미있어 보이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연구 결과물이 실제 하드웨어에 적용되는 것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접근이 가능해 학생들이 조금 쉽게 보고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연구를 하는 동기에 흥미와 시대적인 흐름이라는 요소는 매우 중요하고, 많은 학생들이 이 분야에 뛰어 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여 남들보다 더 나은 또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한 분야에 끈기 있게 매달릴 수 있는 마음자세가 필요할 듯 합니다. 또한 한 번에, 빨리 세상에 내놓을 대단한 연구를 하기 위해 조바심을 내기 보다는, 당장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을 연구라도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나가고 소소한 성과에서 성취감을 얻어가며 멀리 보는 연구를 하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Q. 연구자로서 국내 로봇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제가 아직 조언을 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로봇산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맞물려 다양한 학문 분야가 융합이 되어야 하므로, 그때그때의 트렌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고른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저의 석사 지도교수님이신 카이스트 탁민제 교수님께는 항상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으시고 새로운 학문 분야를 본인이 직접 공부하시면서 수업을 하시기도 하는 등 도전을 즐기시는 모습에 학문을 대하는 자세를 많이 배웠습니다. 또한, 영국에서 박사 과정 생활을 할 때 교수님이셨지만 저를 같은 동료연구자로서 항상 존중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워 주셨던 크랜필드 대학교의 신효상 교수님, 그리고 지금은 한국으로 들어오신 충남대학교의 김승균 교수님에게서 교수로서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도 항상 새로운 기술과 학문에 열려있고, 학생들을 최대한 존중하는 교수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 영국 크랜필드 대학에서 신효상 교수님과 함께
조규남  ceo@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