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로봇 청소기를 이용해 컴퓨터 스피커나 TV용 사운드바를 통해 출력되는 사람들의 대화나 음악을 해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브스 등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국립대(NUS) 한준(Han Jun) 교수팀은 로봇청소기에 내장되어 있는 라이더 센서를 이용해 컴퓨터 스피커나 TV용 사운드바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대화나 음악을 엿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지난달 18일 개최된 ‘센시스(SenSys) 2020’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NUS 연구팀이 활용한 기술은 ‘라이더폰(LidarPhone)’이라는 해킹 기법이다. 로봇 청소기에 탑재되어 있는 라이더 센서는 집안 내부의 맵(지도)을 그리고, 로봇의 이동의 방향(내비게이션)을 정하는 데 활용된다.
한준 교수와 박사과정 연구원 ‘스리람 사미‘는 라이더 센서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컴퓨터 스피커나 TV 사운드바를 통해 나오는 사람 목소리나 음악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만일 컴퓨터 스피커를 통해 은행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면 해커들의 집중적인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TV 사운드바를 통해 출력되는 음악을 분석해 특정인의 음악 및 TV 시청 행태를 알아내거나 정치적인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이 활용한 해킹기법인 라이더폰은 ‘사이드 채널(side-channel) 공격’으로 알려져 있는데, 핵심은 라이더 센서 기술이다.
라이더 센서는 비가시 레이저 광선을 발사하는데, 발사된 레이저 광선은 컴퓨터 스피커나 TV 사운드바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이나 가방 등 일반적인 물체에 반사된다. 컴퓨터 스피커나 TV사운드바를 통해 출력되는 소리는 다른 물체의 표면에 부딪히면서 진동을 일으키는데 이를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소리를 해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일 쓰레기통이나 가방이 스피커 근처에 있다면 해킹하는 게 한결 쉬워진다. 연구팀은 19시간 이상 분량의 녹음된 오디어 파일을 이용해 딥러닝 알고리즘을 훈련한 결과 사람의 목소리나 음악의 종류를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91%의 정확성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복원했고, 90%의 정확도로 음악을 확인했다는 것.
연구팀은 “소리 에너지는 물리적인 진동을 일으키는 주변의 물체를 통해 추출할 수 있다”면서 “라이더 센서를 이용해 물체의 진동을 잡아내고 사운드의 궤적을 복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정내 있는 물체 가운데 레이저 빔을 가장 잘 발사하는 물체도 확인했다. 이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 백(가방)이 가장 잘 반사했고 골판지는 반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해킹을 막으려면 로봇 청소기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자율주행자동차에 탑재된 라이더 센서를 통해 자동차 유리창문의 진동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차안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엿듣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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