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획] ‘2023년 IFR 통계로 본 글로벌 로봇산업 동향’

로봇신문사 2024. 10. 14. 11:15

 

 

로봇신문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2024년 1차 로봇산업 세미나’(온라인)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임상덕 한국로봇산업협회 팀장은 ‘2023년 IFR 통계로 본 글로벌 로봇산업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세미나는 로봇신문 유튜브 채널인 로봇플러스TV(https://youtu.be/jz6R2hhO_oo)를 통해 공개됐다. 임상덕 팀장의 발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2023년 IFR 통계로 본 글로벌 로봇산업 동향’(임상덕 한국로봇산업협회 팀장)

 

이번 강연에선 국제로봇연맹(IFR)이 최근 발표한 ‘세계 산업용 로봇 2024'와 ’세계 시비스용 로봇 2024‘를 중심으로 글로벌 로봇 시장의 동향에 대해 소개하겠다.

 

▲임상덕 한국로봇산업협회 팀장이 2024 로봇산업 세미나에서 ‘2023년 IFR 통계로 본 글로벌 로봇산업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IFR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규 설치대수는 전년대비 2% 감소한 54만 1천대를 기록했으며, 연간 설치대수가 3년 연속 50만대를 초과했다. 로봇운영대수는 430만대에 이르러 전년대비 10%의 성장을 보였다.

 

최근 10여년 간 로봇 설치 대수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투자가 위축된 2019~20년 시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3년은 유일하게 특별한 변수 없이 연간 설치대수가 감소한 시기로 중국의 내수 부진 및 고금리로 인한 투자 위축, 반도체, 전기차 등 로봇 수요 업종의 설비 투자 위축이 로봇 설치대수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IFR은 분석했다.

 

업종별 산업용 로봇 설치대수를 분석해 보면, 자동차 업종은 전년 대비 보합 수준의 수치를 기록했으나, 전기/전자 업종은 전년 대비 가파른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기계/금속 업종은 감소세에서 다시 증가했으며, 확인이 어려운 분야에서도 상당히 많은 로봇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정별 산업용 로봇의 설치 대수를 보면 핸들링 공정에서 로봇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자동차 제조 공정의 대표적인 공정인 용접 공정은 최근 3년간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대동 소이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업종도 진공 환경에서 로봇을 사용하여 해당 제품을 제조하는 대표 공정으로 작년에는 설비 투자 위축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상위 15개국의 산업용 로봇 설치대수를 비교해 보면, 중국의 압도적인 시장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전세계 로봇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5개국이 전세계 로봇 시장의 80%에 가까운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별 설치 대수에서 인상적인 수치 중 하나는 전년대비 59%가 증가한 인도다. 국내 제조 대기업도 활발히 인도 진출을 진행하는 상황으로 앞으로 주목해야 될 시장으로 보인다.

 

주요 국가별 산업용 로봇 시장 현황에 대해 살펴보면, 우선 세계 1위의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2023년 설치 대수가 전년대비 5% 감소했다. 다만 자국산 시장 점유율은 크게 개선되어 중국 내 산업용 로봇 시장의 47%를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차원의 제조 2025 계획 등 대대적인 로봇산업 육성 정책 및 자국산 로봇 도입 지원 정책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단순히 로봇 완제품 뿐만 아니라 로봇용 부품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산 로봇의 경우, 중국 내 중국 현지기업이 활용하는 비중이 높은 편으로 아직 수출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검증 된 바 없지만 중국 내수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향후 세계 시장 진출 시에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이 가능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별 로봇 설치 대수 측면에서는 전기/전자 업종에서 가장 높은 사용 비중을 보이고 있으나, 자동차 업종에서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23년 기준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전년 대비 9% 감소, 최근 회복세가 다시 감소세로 이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 설치대수 측면에서는 전기전자 업종에서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자동차 업종에서도 소폭 감소, 내수 시장에서의 제조업의 자동화설비 투자가 부진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를 기점으로 구인난으로 인한 로봇 자동화 수요 증가로 2022년까지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고금리 영향인지 2023년에는 전년 대비 5% 정도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자동차 업종에서 가장 많은 로봇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년 대비 감소세가 두드러져 2023년까지 이어진 고금리의 영향이 자동차 업종의 설비투자 위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에 전년 대비 1% 수준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감소세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설비투자 감소가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동차 업종의 경우, 자동차 제조사의 신규 전기차 제조 설비투자 영향으로 대폭 증가했다.

 

IFR은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을 2024년의 경우 2023년 대비 보합세로 전망하고 있으며, 향후 4년간 4% 수준의 안정적인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내수 시장의 급격한 시장 성장으로 인해 가파른 시장 성장 전망을 예측했으나, 중국 내수 시장의 부진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로봇 자동화 시장 전망은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역별로 전망 할 경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큰 시장 볼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 북미 지역도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여러 내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로봇 자동화 도입 비용 감소와 더불어 노동 인구 감소, 근로자 임금 인상 등 로봇 자동화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보여 로봇 자동화의 증가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의 경우, 2023년에 20만 5천대의 로봇이 판매되어 전년 대비 30% 성장을 기록했다. 의료 로봇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6200대가 판매되었다.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급격한 성장세가 이뤄지고 있는 이유는, 물류 및 의료 분야 로봇 수요 증가 때문이며, 해당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산업적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류로봇은 물류 센터와 물류창고에서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병원 내 자동화된 물품 배송 시스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개인서비스 로봇은 가정용 청소로봇이 판매 대수는 많지만 성장세는 낮은 편이다. 전문 서비스 로봇의 5개 활용 분야는 물류/배송, 접객, 농업, 전문청소, 의료헬스 분야로 나타났다.

 

서비스 로봇 활용 분야별 로봇 사업체 수 현황을 보면 물류/배송 시장에서 기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료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서비스 로봇 활용 분야에서 사용되는 핵심기술은 자율주행 기술로 국내에서도 많은 서비스 로봇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향후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 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별, 서비스 로봇별 기업체수 보유 현황을 보면 한국은 글로벌 6위 수준의 많은 서비스 로봇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대부분 서비스 로봇을 타겟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서비스 로봇 시장의 급격한 성장 시, 대기업의 로봇 사업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서비스 로봇의 분야별 구성도 특정 로봇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서비스 로봇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을 보이고 있다.

 

2024년 글로벌 로보틱스 트렌드를 살펴보면, IFR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해 로봇과 AI의 결합,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 등에 주목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보다 더 쉽고 다양한 로봇의 활용과 스마트한 로봇의 활용이 가능하게 되어서 향후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본 로봇 중 하나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발표한 옵티머스 로봇은 테슬라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개발 발표 이후 매우 빠른 시간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기술 발전을 이룬 것으로 보여 조만간 상용화시 산업계에 얼마나 큰 파장이 있을 지 기대된다.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이 발표되고 있으며,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휴머노이드 로봇 강국이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로봇 기술의 총아라고 불리는 로봇으로 과거에는 일본이 강국이었으나, 어느새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사용되는 고출력 구동기, 휴머노이드용 배터리 제조 및 관리 기술, 물체를 잡는 센서 기술, 보행 기술 등 휴머노이드의 원천 기술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에 활용될 경우,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뤄낼 기술들이다. 한국도 과거 KAIST에서 개발한 휴보가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하는 등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시기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는 팔로워 입장이 되어 버렸다.

 

휴머노이드가 미래 제조현장에서 인간의 작업을 대체할 경우, 해당 업체의 제조 경쟁력은 엄청나게 올라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바로 테슬라가 목표로 하는 것이다. 한국은 제조업 강국으로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장 필요한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과 연구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일부 확보하고 있다. 다만 제품을 만들고 실증하고 상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계부처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 개발 및 실증 지원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지원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의 경우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 대비 경쟁력 확보와 시장 진출이 쉽지 않았으나, 새로운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가 없는 시장이다. 한국은 글로벌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휴머노이드 로봇을 잘 할 수 있는 여러 요소 기술, 전동화, 이차전지, 센서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최상위 수준의 첨단 제조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 상용화에 있어서 좋은 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유관 단체가 힘을 모은다면 한국이 글로벌 로봇 산업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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