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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소형 경량 로봇용 '자율 항법 전략' 제안

로봇신문사 2024. 7. 18. 17:18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 연구팀은 멀리 나가더라도 쉽게 집으로 돌아오는 곤충에서 영감을 받아 소형 로봇 또는 드론을 위한 '자율 항법(내비게이션) 전략'을 제안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곤충은 거주지(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나가더라도 길을 잃지 않고 본래의 거주지로 쉽게 돌아올 수 있다. 개미의 경우 이동 중 주변 환경을 시각적으로 인지하며,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기기위해 필요한 걸음수를 셀 수 있다.

 

델프트공대 연구팀은 곤충에서 영감을 받아, 소형 경량 이동 로봇을 위한 자율 항법전략을 만들었다. 이 전략은 소형 로봇이 극도로 적은 연산 능력과 메모리(100m당 0.65Kb)를 활용해 먼 거리를 이동한 후에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전략이 향후 물류창고 재고조사용 소형 로봇, 산업현장 가스 누출 점검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로봇 전문 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개재됐다. (논문 제목:Visual route following for tiny autonomous robots)

 

무게가 수십 그램 또는 수백 그램(g)에 불과한 소형 로봇은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다. 사람과 부딪히더라도 심한 충격을 주지 않으며, 좁은 지역에 들어가 작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우 작은 소형 로봇은 한정된 내부 자원 때문에 스스로 작동하는 게 힘들 수 있다. 로봇들은 외부에 있는 사회 기반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GPS 위성이나 실내에 설치된 무선 통신 비콘을 활용해 자신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인프라에 의존하는 것이 꼭 바람직스러운 것은 아니다. GPS는 실내에서 사용할 수 없으며, 도시 협곡과 같은 환경에선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실내 공간에 비콘을 설치하고 유지하는 것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게다가 수색 및 구조 시나리오에선 사용이 불가능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온보드 인공지능은 자율주행 자동차, 또는 대형 로봇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라이다 같은 센서는 무겁고 전력 소모가 많아 소형 로봇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주변 환경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각 센서는 3D 지도를 생성할 수 있지만 상당한 수준의 프로세싱 파워와 메모리를 요구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곤충들은 해상도는 낮지만 거의 전방위적인 시각 체계(뷰 메모리)를 기반으로 시각적으로 유도된 행동과, 자신의 이동 거리를 추적하는 '오도메트리(odometry)'를 결합해 스스로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연구팀은 여기서 영감을 얻어 ‘스냅샷 모델'을 제안했다. 곤충처럼 주변 장소에 대한 스냅샷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스냅샷 위치에 가까워지면 곤충은 현재의 시각적 지각을 스냅샷과 비교하고,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것은 곤충이 스냅샷 위치(’집‘)로 돌아오도록 해주며 오도메트리만 수행할 때 필연적으로 쌓이는 표류 가능성을 제거한다.

 

논문 공동 저자인 귀도 드 크룬 교수는 “우리의 자율항법 전략은 로봇이 오도메트리를 기반으로 스냅샷 사이를 이동하면 훨씬 더 멀리 스냅샷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자율항법 전략을 소형 드론에 적용했다. 이 드론은 무게 56그램으로 방향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며 단지 0.65kb(킬로바이트)의 메모리로 100미터의 거리를 커버할 수 있다. 모든 시각적 처리는 소형 컴퓨터인 ’마이크로 컨트롤러‘에서 처리된다.

 

귀도 드 크론 교수는 "곤충에서 영감을 받은 자율항법 전략은 실제 세계에서 자율 소형 로봇을 적용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이 전략은 최첨단 내비게이션 방법이 제공하는 것보다 제한적이지만 지도를 생성하지 않고도 로봇이 원래의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율항법 전략은 여러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창고의 재고 추적이나 온실의 농작물 모니터링을 위해, 드론은 날아서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기지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 드론은 서버에 의한 사후 처리를 위해 소형 SD 카드에 임무 관련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내비게이션 자체를 위해 이미지를 처리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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