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양대 로봇축구팀, 국제로봇축구대회 ‘로보컵’서 준우승

로봇신문사 2022. 7. 18. 10:52

 

▲대회가 끝나고 한양대 한재권 교수가 이끄는 히어로즈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이 한재권 교수, 오른쪽 끝이 팀 리더인 엄윤설 박사

 

로봇들의 축구 시합인 ‘로보컵(Robocup)’ 대회에서 한국 연구진이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양대 한재권 교수가 이끄는 로봇 연구팀 히어로즈(HERoEHS) 팀은 16일 성인 정도 키의 로봇을 사용하는 로보컵 ‘어덜트 리그’에 출전, 한국 연구진 중 최초로 결승전에 출전했다. 그동안 한국인 연구원이 포함된 미국 연구진이 로보컵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순수 한국 연구진이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대회가 열린 곳은 태국 방콕.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독일 본 대학 산하 ‘님브로(NimbRo)’ 팀이다. 예선 내내 타 팀을 10점 이상 차로 승리해 온 독보적 실력을 갖춘 곳이다. 히어로즈 팀은 이번 대회에 처음 진출했으나 예선전에서 미국 UCLA대 데니스 홍 교수팀이 이끄는 로멜라(Romela) 팀을 5대 0, 2대 0으로 두 번에 걸쳐 승리하는 등 선전한 결과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번 로보컵 어덜트 리그에는 독일 스웨티(Sweaty) 팀을 포함 총 4팀이 출전했으나 스웨티 팀의 기권으로 인해 총 3팀이 자웅을 겨뤘다.

 

▲결승전이 끝나고 한양대 히어로즈 팀과 독일 본 대학 님브로 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히어로즈 팀은 님브로 팀을 상대로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열린 결승전에서 로봇 ‘엘리스’ 4대를 교대로 투입하며 최선을 다 했으나, 큰 실력차를 뒤집긴 어려웠다. 다만 님브로 팀을 상대로 1골을 성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낳았다. 로멜라 팀과 스웨티 팀의 두 시합은 7대 0, 13대 0이었다. 님브로 팀을 상대로 골을 성공시킨 팀은 히어로즈가 유일하다.

 

로보컵 대회는 키즈 리그와 어덜트 리그로 나뉜다. 키즈 리그는 40~90㎝ 키의 소형 로봇을 사용하는 반면, 어덜트 리그는 키 80㎝ 이상의 대형 로봇을 사용한다. 로봇 키가 클수록 무게중심이 높고 제어도 까다롭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합으로 꼽힌다. 로봇 제작비가 한 대에 수억 원에 달할 만큼 비싼 것도 걸림돌이다. 두 대의 로봇을 이용해 서로 슛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시합을 벌이며, 두 대의 후보 로봇을 준비할 수 있다. 출전팀은 제어 프로그램만 자유롭게 짤 수 있고 시합의 모든 플레이는 로봇의 인공지능에 맡겨야 한다.

 

히어로즈팀 관계자는 “2년 이상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지만 다년간 기술력을 갈고 닦은 독일 팀을 넘기는 어려웠다”며, “그러나 한국팀의 기술발전이 눈에 두드러지는 만큼 다음 대회에서는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은 이미 바둑에서 사람에게 승리할 정도로 높은 기술적 진보를 보이지만, 로봇은 아직 인간과 비교하면 실력발휘가 어려운 분야다. 압도적 강자인 님브로 팀의 축구 시합조차 인간들이 보면 한심해 보일 정도다. 그 까닭에 이런 로봇 축구 시합 같은, 제한된 환경에서나마 인간의 운동능력을 따라잡기 위한 연구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한재권 한양대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비해 로봇 기술의 발전이 더뎌 균형이 맞지 않다”며, “완전한 미래사회 구현을 위해선 이런 불균형 해소를 위한 꾸준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승민 과학기술저술가 robot@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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