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드론/UAM 시대, 버티포트를 바라보자!

▲최승욱 화인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기고문의 주제를 잡는 것은 늘 어렵다.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쉽지도 않고, 시의적절하며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적절한 주제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 입장에서는 매일매일 특허 문헌을 보기 때문에, 그 특허 문헌 중 유명 회사의 드론이나 UAM(도심항공교통) 관련 특허 문헌을 선택하여 일부 발췌하고 그 의미를 전달하면 간단히 기고문을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고문이 얼마나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늘 의문이었다. 하여,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주제 선정을 위해 이래저래 자료 검색을 하다, 버티포트, 유니바디(unibody) 구조 플랫폼의 배터리 팩, 수소 UAM,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집무실 용산 이전과 UAM이라는 예비 주제를 선정하였고, 이번 달은 적절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주제로 보여 버티포트에 대한 기고문을 쓰기로 결정하였다.

관련 업계 사람들은 버티포트(vertiport)가 무엇인지 알고 있겠지만, 로봇신문이 불특정 다수에게 읽히는 매체인 만큼 먼저 그 개념 및 정의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UAM이 관심을 받게 되면서 최근 여러 사람이 대동소이한 개념으로 버티포트를 정의하고 있는데, 필자가 옳고 그름을 평가할 위치도 아니고, 그 핵심 개념이 공유된다면 개념 정의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제표준화기구(ISO)의 무인기 분야(ISO/TC 20/SC 16)를 담당하고 무인기 분야 중에서 개념 및 정의를 담당하는 WG1(General)이 최근 2022년 2월에 공개된 작성 중인 표준문서 초안을 참조하면, 버티포트란 ‘infrastructure or system with supporting services and equipment intended for landing, ground-handling and take-off of manned or unmanned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VTOL) aircraft’로 정의하고 있다.  해석하자면, ‘유인 또는 무인 수직 이착륙(VTOL) 항공기의 착륙, 지상 취급 및 이륙을 위한 지원 서비스 및 장비가 있는 기반 시설 또는 시스템’ 정도이다.  설명 대신 아래 그림을 보면 어떤 것이 버티포트인지 명확히 개념이 잡힐 것이다.

▲그림 1: 2016년 우버 엘리베이트에서 공개한 UAM 백서상에 공개된 버티포트. 백서로 개념을 정의한 우버는 정작 joby에게 에어택시 사업부를 매각하였다. 이처럼, 버티포트에서는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착륙과 이륙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지상 지원 서비스 등이 동시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UAM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 중 조만간 UAM을 일반 승용차와 같이 각자 소유하고 운전하여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필자 생각에 이런 상황은 시기 상조인듯하고, 안전 문제 및 사회적 수용성 등 여러 가지 관점에서 고려해 보면 UAM 산업은 버티포트와 함께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 관심 있는 분들은 UAM 산업은 기본적으로 버티포트를 기본값으로 갖고 움직인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데, 최근 국회도서관에서 공개한 발간물(국회도서관 | 2022-6호(통권 제32호))을 참조하면, 미연방항공청은 2022년 3월 2일 UAM 비행체들이 이용할 버티포트 설계를 위한 40여 페이지의 비교적 자세한 임시지침 초안(Engineering Brief No. 105, Veriport Design)을 발표하였다.  발간물에 따를 때, 미연방항공청은 UAM 비행체의 수직 이착륙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 중인 상황이므로 향후에 더욱 상세한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림 2: 미연방항공청이 공개한 위로 툭 튀어나온 버티포트의 구성. - 건물 위에 설치된 버티포트의 승객 진입로(access ramp), 위로 튀어나온 TLOF(touchdown and lift off area), 안전망(safety net)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미연방항공청에서 공개한 문헌 상에 ‘Elevated Vertiport Configuration’이라고 게재되어 있어, 필자는 이를 이해하기 편하게 ‘위로 툭 튀어 나온’으로 해석해 보았다.

▲그림 3: 미연방항공청이 공개한 버티포트의 조명 및 안전 그물에 대한 설명. 그림 2의 위로 툭 튀어나온 버티포트를 둘러 싸고 있는 안전그물과 조명에 대한 설명으로 상당히 구체화되어 있다.

이처럼 미국 행정부가 구체적인 버티포트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한 만큼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편, 각종 매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런 버터포트를 설계하는 영국의 스타트업 어반 에어포트(UAP)에 지분투자를 완료하였다. 필자는 어반에어포트가 UAM에 버티포트를 설치함에 있어서, 기존에 비해 60% 더 작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버티포트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UAM을 이착륙 시킬 수 있어야 하고, 건설비 또한 낮아야 하며, 승객의 접근성 등이 좋아야 한다. 매우 복합적이고 모순된 니즈이다.  

필자는 어반에어포트의 CEO인 리키 산두((Ricky Sandhu)의 프로필을 검색했는데, 이 분은 세계 최고의 건축학, 계획학, 건축 및 도시계획 프로젝트 관리학 그리고 국제개발계획학 대학원으로 알려진 바틀렛건축대학원(Bartlett School of Architecture)을 수석 졸업한 분으로 세계 최고의 건축 설계 사례 중 하나인 Foster + Partners에서 최연소 파트너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이력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버티포트 설계는 단순한 구조물 설계와는 다른 차원의 도전적인 일이며, 버티포트 산업은 매우 유명한 산업이 되지 않겠나 예상한다. 매체에 따르면, 리키 산두의 어반에어포트가 설계한 버티포트는 혁신적인 모듈식 구조를 사용하여 현장을 며칠 만에 설치하고,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애고, 오프 그리드에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림 4: 어반에어포트가 공개한 버티포트의 개념도. 기존 헬기장에 비해 60% 이상 작으며, 모듈식 구조로 짧은 시간 내에 설치 가능하며, 탄소 배출이 완전히 없음.  현재는 이미지 정도만 공개되었으나 조만간 실물을 보길 희망한다.

과거 미국의 서부개척시대에는 나대지에 철도를 깔고, 역을 만들면 사람이 주변에 도시를 형성할 수 있는 시대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거 서부개척시대는 도시 계획이 현재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매우 간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이미 고도로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각 구조물이나 건물 등이 복잡하게 연결되었다. 이 흐름은 강화되면 강화되었지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 버티포트를 단순한 건축 구조물로 정의하기 보다는 매우 복잡하고 고도한 장치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림 5: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역사(驛舍). 서부개척시대에는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아, 도시계획자들이 별 생각없이(?) 역사의 위치 등을 정하여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복잡한 현대시대에 비해 얼마나 심플한 도시 계획인가?!

혹자의 의견에 따르면, 미래 예상되는 UAM 관련 산업이 가지고 올 부가가치 중 UAM 기체제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20% 정도에 불과하며, 기체 외에 나머지 차량과 UAM 간 심리스(seamless)한 연결, UTM, MRO 등 다른 분야가 가져다 줄 부가가치가 80%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필자 역시 상당히 이에 동의한다.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제작사를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이유가 다 있을 것이다. 아마도 부동산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버티포트가 어디에 생길 것이며, 어떻게 사람을 유인할 지 본능(?)적으로 이해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어렵지만 정책적, 산업적 그리고 개인적으로 UAM 산업과 관련하여 길고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 기고에서는 이번에 검토한 버티포트와 관련된 특허기술에 대해 소개할 예정할 것이다. 필자는 미국의 오로라가 공개한 홍미로운 버티포트 특허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기고문의 작성에 김명집님의 자료가 도움되었음을 밝히며 감사드린다.  

※ 최승욱 변리사는 고려대학교을 졸업하고 2008년 변리사 자격을 취득 후 다양한 기술분야 특허 관련 업무 및 자문 경력을 바탕으로 2015년에 화인특허법률사무소를 설립하였다. 화인특허법률사무소/화인컨설팅 및 아이피 인터내셔날은 드론 및 UAM 기술에 특화된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최승욱 swchoi@iphw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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