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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쇼 코리아 2022 참관기...국내 최대 드론 행사로 성장

로봇신문사 2022. 3. 4. 09:39

기고문을 작성해서 편집자에게 송부하고 나면, 다음 달은 어떤 주제에 대해 쓸지 늘 고민이다. 시간은 잘 간다. 순식간에 며칠이 지나고 편집자와 약속한 기한이 점점 다가오면, 머리 한 켠에 미정인 상태로 남아있는 주제가 작은 두통을 일으킨다. ‘이번 달 2월이지?  아참! 이달에 드론쇼 코리아가 열리니 참관기를 써야겠다! 업계 동향도 좀 파악하고, 간 김에 바다구경?’ 안도의 내적 환호성을 내쉰다.  드론쇼에 참석하는 업체 대표들과 공공 연구원 관계자들에게 부산에서 뵐 것을 메일링하고, 편집자에게 이번 달 주제를 전달한다. 편집자는 로봇신문 객원기자 자격으로 잘 다녀오라고 응원해 준다. 주제도 잡았으니 이제 가서 열심히 참관만 하면 된다. 이제 필자는 변리사가 아니라 기자다. 그럼 본격적으로 드론쇼 코리아 2022로 들어가 보자. 

   
▲ 대한항공 부스에서 곰돌이 기장의 손을 꼭 잡은 필자

▣ 드론쇼 코리아 소개

2016년 처음 개최한 드론쇼 코리아는 산업부, 과기부, 국토부, 국방부 및 부산시 등 지자체 및 다부처가 연계하여 공동 주최하며 벡스코와 사단법인 한국무인기시스템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드론 전문 전시회이다. 드론쇼 코리아는 5G, AI, IoT, VR/AR 등 4차 산업 전반으로 확장된 드론이 만드는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미래를 제시하고 민, 관, 군, 산, 학, 연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드론 산업 플랫폼 역할을 수행 중이다.

   
   
▲ 드론쇼 코리아 2022 행사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전시장 전경

▣ 입체적인 행사 콘텐츠 구성으로 명실상부 국내 최대 드론 구심행사로 성장

과거 별생각 없이 해운대 관광 목적으로 드론쇼 코리아를 참석했을 때와 달리, 취재 목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생각하니, 부지불식간 드론쇼 코리아 공식 웹사이트부터 예습하게 됐다. ‘아니! 드론쇼 코리아 콘텐츠가 원래 이렇게 빵빵했나? 내가 그 동안 겉만 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론쇼 코리아는 전시회와 콘퍼런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 및 교육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필자가 듣고 싶은 콘퍼런스 세션을 체크하고, 전시 참가업체를 확인하고, 참석하고 싶은 부대행사까지 스케줄링해 보니,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하다. 드론쇼 코리아 2022는 콘텐츠가 풍부했다.

◇ 기대되는 규모의 대기업과 실력 있는 스타트업이 어우러진 콘퍼런스

필자는 최기영 인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도심항공교통(UAM)/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조 세션에 관심이 갔다.  콘퍼런스 첫날이어선지 아니면 다들 관심사가 비슷해서 인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인 것을 감안해도 상당히 많은 청중들이 몰렸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 장성욱 미래사업실장 연설이 흥미로웠다. UAM에 대한 백서를 공개함으로써 많은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에 용기(?)와 숙제(?)를 던져주고, 정작 UAM 업계를 떠난 우버 엘리베이트와 달리 카카오모빌리티의 본격적인 UAM 서비스 준비는 환영할 일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장성욱 미래사업실장은 한강 수상택시 실패사례를 언급하였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자의 승하차 빅트래픽 데이터 분석, 빅데이터 분석의 최적화된 연계를 통해 심리스(seamless)한 비히클(vehicle) 서비스 개념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가 언급했다. 아마도 모빌리티 분야에서 국내 최대 데이터를 확보 중인 카카오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카카오모빌리티가 유인기, 무인택시, UAM 등 미래 모빌리티와 기존 교통체계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탄에 UAM 서비스를 성공시킨다면 글로벌 최고의 모빌리티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과 같이 복잡하고 입체적인 도시에서 확보되는 데이터는 매우 좋은 양질이며 그 양이 엄청날 것이라 예상한다.  다만, 과거 몇 년 전 우버 엘리베이트 관계자의 기조 연설을 들어봤던 필자로서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카카오모빌리티의 전략이 우버 엘리베이트의 전략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확 느껴지지는 않았다. 국내의 새로운 모빌리티 기업으로는 사실상 최강자인 점을 고려해 볼 때 덩치가 작은 스타트업들과 필자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좀 더 공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조 연설

필자 이목을 이끈 또 다른 강연은 플라나 김재형 대표 강연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용량과 달리 배터리 용량의 드라마틱한 성장이 요원한 것에 평소에도 아쉬움을 많이 느꼈던 필자는 완벽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로 가는 길목의 보완으로 화석에너지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과거로부터 생각했다. 실제로 유사한 개념의 발명(제10-1970601호 발명의 명칭: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시스템을 이용하는 수직이착륙 항공기, 권리자 창인에이비에이션)에 대해 특허 출원을 대리하여 해외 출원까지 경험하면서 이에 대한 효용을 확인한 적이 있기도 하다. 플라나 김재형 대표 설명과 같이 기체 성능 및 신뢰도만 충분하다면, 10분에 한 대 정도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엄청난 트래픽을 나타내는 서울-제주 구간뿐만 아니라 교통 정체가 심각한 세계 주요 도시에서 보다 빠른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신생 스타트업 플라나 김재형 대표는 2028년까지 조종사 1명과 4명의 승객을 태우고 최대 300㎞/h 이상 속력으로 500㎞이상 거리를 비행하는 기체 개발 성공을 제시했는데, 그 목표가 이루어지길 바라마지 않는다. 

이번 드론쇼 코리아 콘퍼런스를 통해 국내에서 드론 붐이 일어난 7, 8년 전과 달리 실력있는 스타트업들이 세분화된 분야에 집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동향은 콘퍼런스뿐만 아니라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들을 통해서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 신생 스타트업 플라나 김재형 대표

◇ 업체들의 체질 개선 시작이 확인되었던 전시회

모든 콘퍼런스를 듣고 싶었으나 콘퍼런스만큼 전시회 관람도 놓칠 수 없었다.  행사 사흘간 오후 5시에 전시회가 종료되므로 부지런히 게릴라처럼 이곳저곳을 다녀야 관람도 하고 업체 관계자와 인터뷰 등 취재를 마칠 수 있다. 드론쇼 코리아 2022 주최 측인 한국무인기시스템협회 회장이자 네스엔텍 이기성 대표를 비롯하여 여러 관계자와 대화해 보니, 이번 드론쇼 코리아 2022에는 그동안 기술적, 재무적으로 탄탄해진 업체들이 참가한 느낌을 받았다. 과거 드론 산업 초창기와 달리 대기업이 아닌 일반 중소업체들도 제법 세분화된 전문 기술 분야를 자랑하고 상당한 규모의 부스를 운영하며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만큼 실력 없는 회사는 자연스럽게 도태되어 시장에서 사라졌다는 뜻일 것이다. 냉정한 말이지만 성장할 업체는 성장하고 사라질 업체는 사라지는 것이 순리다.  그것이 전체적으로 건강한 것이다.

특히, 파블로항공은 행사장 중앙 메인 부스에 자리하며 드론솔루션과 서비스를 VR(Virtual Reality) 기기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VR 체험존을 운용하였다. 또한, 국내 드론 업계 산증인인 숨비 역시 자사 풀사이즈 개인용비행체(PAV)와 이동형 통합관제시스템 숨비 'DMS-3'을 공개했다. 

   
▲ 네스앤텍 부스
   
▲ 숨비의 DMS-3

이름이 특이하여 필자 관심을 끈 아쎄따는 방제드론 운영으로 얻어진 노하우를 농약배합기 등과 같이 드론에 운용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전시했는데, 이러한 점 역시 흥미로웠다. 시스테크는 도시규모 고정밀 3차원 모델링 데이터를 구축해 데이터 자체를 판매 및 가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공개했는데, 이는 기체 중심의 국내 드론 산업이 나아가야 할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 준 것이라 생각된다.

   
▲ 시스테크의 3D 모델 데이터셋

이번 드론쇼에서는 드론뿐만이 아니라 드론의 불법적인 활용 방지를 위한 안티 재밍 콘텐츠를 VR로 제공하는 요요인터렉티브와 같은 업체도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티마텍은 시뮬레이션 기반 드론 축구 경기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게임 콘텐츠에 익숙한 유소년과 청소년들이 경기에 집중해서 드론 축구를 체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티마텍 부스, 관람객들이 드론 축구를 체험하고 있다.

태경전자는 실종자 수색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직관적이나 효용성이 큰 LED 서치라이트 방송용 드론을 공개했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UAM 핵심기반인 3차원 지형정보 제작기술을 소개했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도권 실증노선의 이착륙시설 등 가상 UAM 시설물을 포함한 3차원 지형정보 서비스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 태경전자 부스

또한, 필자는 객원기자로서 많은 업체 관계자와 간단한 인터뷰도 진행하며 업계의 이모저모 등에 대해서도 청취했다. 농업 전문 드론 기업인 순돌이드론 조순식 대표는 국내 업체들간 협업을 통한 연구개발 중요성을 강조했고, 초기기업인 만물공작소 관계자는 스타트업에게도 많은 지원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케이프로시스템 관계자는 부품 표준화 및 중국 기체에 종속되는 문제점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 밖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만 진입 가능한 분야에는 관련 신사업을 시작하는 중견기업이 역차별 받아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내 최종 수요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새겨들어 전체적인 사회 후생을 위해 조율해야 할 부분이다.

   
▲ 한국삼공 부스

또한, 소형 드론에 최적화된 항법기술 기반 지능형 드론을 제작하여 서비스하는 두시텍 정진호 대표이사는 기술발표장에서 인공지능 MR드론에 대해 발표하면서 기업 규모가 아닌 기술 수준을 척도로,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드론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필요에 대한 강한 주장은 그 울림이 있었다. 드론 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 두시텍의 인공지능 MR드론 관련 발표

◇ 다채로운 부대행사들은 국내 드론 구심점 완성의 화룡점정

이번 드론쇼에서는 한국항공우주학회 미래항공교통부문위 동계워크샵, 수소모빌리티협동조합 콘퍼런스, 2022 인공지능 드론콘퍼런스 및 2022년도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KRAUV) 제1차 정기총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에 더하여 다양한 드론을 활용한 교육 행사 및 체험행사도 같이 진행됐다.

   
▲ 드론쇼 2022의 부대행사로 개최된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KRAUV) 제1회 이사회 및 정기총회

단순 콘퍼런스 및 전시회 행사뿐만 아니라 이런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민, 관, 군, 산, 학 등 여러 분야 관계자들이 편하게 네트워킹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자리가 되었고, 아마도 현재까지는 국내에 이 정도로 드론 관계자들을 모을 수 있는 행사는 드론쇼 코리아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가 이사로 재직하는 ㈜아이피인터내셔날 역시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 조합원인 바, 이번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조합원들 간에 교류할 수 있었다.  또한, 권희춘 박사가 회장으로 힘써주고 있는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관계자와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단순히 동향 파악뿐만 아니라 일거에 업계 내 관계자와 네트워킹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드론쇼 코리아에게 감사하다.

   
▲ 2022 인공지능 드론콘퍼런스

▣ 해외 기업체 참여 저조는 아쉬움.  드론쇼 코리아가 아시아 최대 드론행사로 발전기대

국내 많은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좋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스위스 무역투자청을 제외한 해외 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한 점은 상당히 아쉬웠다.  드론쇼 코리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참여 유도가 필요하며, 더욱 양질의 참여자들이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당연히 국내 업체들의 체질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분명히 디트로이트 모터쇼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의 유명 모터쇼와 같이 드론쇼 역시 글로벌을 선도하는 쇼가 생길 것으로 예견된다. 부산은 해운대, 광안리 등 관광 인프라가 매력적이므로 드론쇼가 아니더라도 가고 싶은 곳이다. 또한 이미 부산국제영화제라는 훌륭한 소프트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충분히 능력이 잠재돼있다. 드론쇼 코리아가 드론 업계의 CES(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필자에게 올해 드론쇼는 바쁘고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고객과의 만남, 콘퍼런스 강연 청취, 전시회 관람,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 총회 및 인공지능 드론콘퍼런스 참여 등 2박 3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드론쇼 마지막 날 광안리 해변을 살포시 거닌 것은 보너스였다.

※ 최승욱 변리사는 고려대학교을 졸업하고 2008년 변리사 자격을 취득 후 다양한 기술분야 특허 관련 업무 및 자문 경력을 바탕으로 2015년에 화인특허법률사무소를 설립하였다. 화인특허법률사무소/화인컨설팅 및 아이피 인터내셔날은 드론 및 UAM 기술에 특화된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최승욱 swchoi@iphw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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