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연구

'젊은 로봇 공학자' (44) 로보티즈 표윤석 박사

로봇신문사 2021. 4. 7. 10:24

'젊은 로봇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44번째 인터뷰는 로보티즈 표윤석 박사다. 표 박사는 광운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IST에서 2009년 5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약 10개월간 연구원, 2011년 4월부터 일본 큐슈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2013년 정보지능전공으로 석사, 2016년 3월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재학 중에는 2014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2년간 일본학술진흥회(JSPS) 연구원 생활을 하며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로봇 연구를 하기도 했다. 박사 과정 졸업 후 바로 귀국해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로보티즈 개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면서 로봇운영체제(ROS) 플랫폼 개발, 실외자율주행 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서비스 로봇, 멀티 로봇, 로봇 태스크 플래닝, 로봇 운영 체제(ROS) 등이다. 광운대 재학 중 로봇게임단 로빛(RO:BIT)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2005년 Robot Universiade Festival 2005, ROBOTPIAD 2005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상 수상, 2008년 로보게임즈 휴머노이드 분야 1위 및 국가별 종합 2위(ROBOGAMES 2008 in USA), International Robot Contest(IRC 2008) 대통령상 수상, 2009년 일본 제15회 로보원(ROBO-ONE) 우승 등을 차지하는 등 많은 활약을 펼쳤다. 2017년 Finalist of Best Service Robotics Paper Award (ICRA 2017), 2019년 일본기계학회 교육상 수상(JSME), 2019년 국내 로봇산업 발전 유공자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1.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의 주요 관심 분야로는 서비스 로봇, 멀티 로봇, 로봇 태스크 플래닝, 로봇 운영 체제 ROS와 같은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입니다. 특히,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활용하여 서비스 로봇의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란 로봇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필요한 하드웨어 추상화, 디바이스 제어, 로보틱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센싱, 인식, 동시적 자기 위치 추정과 지도 작성, 최적 경로 탐색과 이동, 매니퓰레이션, 상태 천이, 태스크 플래닝 등의 기능 구현은 물론이고, 패키지 관리,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에 필요한 다양한 개발/디버깅 도구 등을 포함하는 것을 말합니다.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인하여 하드웨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응용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구성이나 세부 내용을 몰라도 애플리케이션을 작성할 수 있는 것처럼 로봇계의 안드로이드, iOS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로봇공학 이외에도 더 많은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로봇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 동안 로봇공학에서 쉽게 해결하지 못했던 분야까지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로봇계의 여러 문제를 전 세계의 로봇 연구자가 서로 협업하여 해결하려는 것에 공감하였습니다. 2016년 ROS 공식 플랫폼인 터틀봇(TurtleBot) 3 개발 및 런칭 하였고, 더 많은 분들이 ROS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2018, 2019년도에 걸쳐서 ROS 2 TSC(Technical Steering Committee)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 ROS를 활용한 모바일 로봇, 매니퓰레이터, 실외 자율주행 로봇의 연구를 하고 있고, ROS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ROS의 아버지이자 OpenRobotics 창립자인 Brian 박사(왼쪽에서 첫번째)와 Morgan 박사 (왼쪽에서 4번째), 그리고 TurtleBot3를 함께 개발한 회사 동료들


2. 일본 큐슈대에서 “서비스 로봇을 위한 정보 구조화 환경 플랫폼(Empirical Study on Informationally Structured Environment Platform for Service Robot)”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정보 구조화 환경 플랫폼이란 일상 생활을 지원하는 서비스 로봇의 구현을 위해 주변 환경에 내장된 분산형 센서를 활용하는 정보 구조화 환경 개념을 플랫폼화 시킨 것입니다. 이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나 가상물리시스템(CPS:Cyber Physical System)과 같은 개념의 구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 로봇은 사람의 움직임, 물체의 위치, 장애물 등 주변 조건을 정확하게 인식해야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환경은 매우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로봇에 부착된 센서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모두 감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복수의 로봇이 값비싼 센서들을 모두 갖추고 각기 다른 정보를 이용한다면 리소스 낭비이기도 합니다.

저의 연구는 로봇이 좀 모자라다고 하더라도 주변 환경의 인프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접근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 ROS-TMS(Town Management System)라고 하는 정보 구조화 환경 시스템을 개발하고 ROS 패키지 형태로 공개했습니다. 이 정보 구조화 환경 시스템을 통해 분산 센서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데이터를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주변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사용하여 주변 상태 인식, 주어진 복합 태스크 분석, 복수 로봇을 활용한 태스크 계획 및 수행 등 일상 생활 속의 서비스 로봇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서비스 로봇을 위한 정보 구조화 환경 플랫폼이 적용된 생활 공간

3. 최근 실외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에 대한 활용 범위, 중요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실외 자율주행 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었던 로봇이 일상 생활 속 우리 곁으로 한발자국 더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하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제도적 문제와 기술적 문제로 인해 그 활용 범위가 제한될 수는 있지만 점차 우리 일상 속의 공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 서비스에는 음식, 택배 배송은 물론 경비 및 보안, 주차 단속, 길안내, 청소, 광고, 공공 서비스 등 매우 다양합니다.


▲ 로보티즈 실외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

4. 실외 자율주행 로봇 연구에서 가장 큰 애로 기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주목받는 이유는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맞습니다. 실외 자율주행 로봇은 갑자기 나온 개념이 아닙니다. 이미 수십 년간 오랫동안 연구되고 있었지만, 실제로 실외 공간으로 나올 수 있었고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이는 고속, 저지연의 무선 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로봇이 수집한 주변 환경 정보를 관제 시스템과 연동시키고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길을 찾고 물체를 인식하는 등의 기술이 발전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신 기술은 로봇을 문 밖으로 외출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지만 아직까지는 더 발전되어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주목 받고 있는 5G 기술은 당초에 예상했던 초저지연, 초고속, 초연결과 같은 수식어를 달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하지만 남의 일인 듯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로봇 기술의 고도화를 꾀하면서 이러한 기반 기술이 로봇에 더 적용하기 쉽도록 현재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로봇 산업에서 필요한 니즈를 분명히 전달함으로써 로봇 기술과 기반 기술과의 융합을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받아 서비스 중인 실외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의 모습

5.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의 최신 시장 동향이나 기술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실상은 도로교통법과 같은 관련 법규의 미정비로 인해 보도에서 주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실외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관련 법규를 어떻게 정비하고, 조기에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드냐가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몇 몇 국가에서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위해 관련 법규의 정비에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주마다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승인조건에 맞는 기업에 한해 보도 주행 및 시범 운영 허가를 내주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올해 6월 관련 법규를 개정하여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무인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발 빠르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관련 법규를 손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로보티즈는 업계 최초로 지난 2019년 12월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실외 자율주행 로봇 운영에 대한 규제 특례를 부여 받아 시범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관련 법규를 마련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6. 로봇을 연구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고등학교 1학년 때 즐겨 보았던 드라마 “SBS 카이스트”가 꿈의 시작이었습니다. 항상 의사, 변호사, 판사, 형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많았는데 드라마 “SBS 카이스트” 는 달랐습니다. 꿈을 먹고 살아가는 공대생이 주인공이였습니다. 지금까지 로봇 동아리와 로봇 대회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이 드라마가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골방과 같은 동아리방에서 조그마한 큐브 형태의 로봇 축구를 만들며 아이디어를 내고 밤을 새가며 프로그래밍하고 로봇 대회에 참여하는 모습은 저에게는 대학생의 로망이라면 저런게 아닐까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뒤 저는 대학 입학할 때부터 로봇동아리에 가입하여 활동하였는데, 그 때부터 프로그램도 배우고 제어도 배우면서 자작 로봇을 만들고 각종 로봇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선배님들 가르침 속에 하나씩 배워나가며 취미로 하던 일이 제 대학 생활의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뒤로 KIST 연구원, 큐슈대학 석사/박사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로봇을 연구하면서 일상 생활 속 우리 곁에서 사람들을 돕는 서비스 로봇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가게 되었습니다.

▲ ROSCon2019 그룹 포토 (저~ 커뮤니티 군중 속 어딘가에 저도 있답니다.)

7. ROS 분야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ROS 분야의 특별한 이슈나 흐름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ROS 커뮤니티의 최근 이슈는 다양한 것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ROS 2 보급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7년 처음 선보인 ROS 1이 아카데믹에서 사용하는 연구용이였다면 10년 뒤인 2017년 새롭게 선보인 ROS 2는 로봇 업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는 것이 큰 차이입니다. 이러한 상용화 지원 정책으로 ROS 2 개발 초창기부터 꾸준히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2018년 ROS 2 TSC(Technical Steering Committee)를 결성하여 ROS 2 개발에 많은 기업들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ROS2 TSC 업체들로는 토요타, 보쉬, 에이펙스와 같은 자율주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건 업체, LG, 삼성, 소니, 인텔과 같은 반도체 및 가전 업체였지만 다음 차세대 미래 사업을 준비 중인 업체, 아이로봇, 로보티즈, 로버 로보틱스, 픽닉(PickNik)과 같은 로봇 전문 업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캐노니칼(Canonical), 아마존 등 다양한 업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8. 다양한 로봇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커뮤니티 내 젊은 연구자들의 관심 사항은 무엇이고 좀 더 로봇 커뮤니티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국내 로봇 커뮤니티에는 기존 아카데믹 커뮤니티 이외에 오로카(오픈 로보틱스 커뮤니티), 로열모(로봇공학을 위한 열린모임), AI Robotics KR (인공지능 로봇틱스 코리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가입된 멤버들은 25-29세, 30~34세, 35~39세 나이대 순으로 가입자가 많으며 구성원의 70% 이상이 25~39세로 젊은 연구자들이 주요 멤버입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100~700명 규모의 모임을 만들고 익명으로 가입하여 활동하는 경우도 흔히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젊은 연구자 혹은 로봇 공학자를 꿈꾸는 구성원의 관심사는 무엇보다 학습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각 커뮤니티에서는 소그룹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을 강좌 글 및 영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커뮤니티는 연례행사로 세미나 혹은 발표회를 가지며 커뮤니티의 온/오프라인 모임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봇 커뮤니티의 핵심은 로봇 공학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하고 소그룹 스터디/자료 공유/오프라인 모임과 같이 꾸준한 활동을 통해 활기찬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활성화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지속력인데 이는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분들의 관심 표현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카, 로열모, AI Robotics KR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다양한 로봇 커뮤니티에 선후배님들이 관심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9.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로봇계의 여러 문제를 전 세계의 로봇 연구자가 서로 협업하여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 구성에 작은 일이라도 일조하고 싶으며, 연구실이 아닌 현장에서 사람을 도와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상황에서 사람 대신 일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0. 최근 로봇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를 연구하려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선배로서 후배에게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조언해 주신다면?

최근에 SNS 글로 "포트폴리오로 자신의 스토리를 말하자." 라는 짧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의 골자는 앞으로 머지않아 취업 전선에 뛰어들 후배님이라면 포트폴리오, 이력서, 자소서 중 자신의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 만들기에 더 시간을 쓰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포트폴리오에는 다양한 경험, 프로젝트, 커뮤니티, 경진대회, 회사 업무, 취미 등의 결과를 모아둔 것으로 그 사람이 언제부터 어떤 마음으로 어떤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서류전형에서 자소서나 이력서는 나중에 보고 포트폴리오부터 먼저 챙겨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포트폴리오 중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중학교 때부터 로봇을 시작하고 아무리 작더라도 결과물들을 모아 보내오신 분이였습니다. 내가 얼마나 로봇을 좋아하는지 말로 표현하는 게 아니고 자신만의 역사로 표현한 것 입니다. 전 포트폴리오를 볼 때 언제부터 이 로봇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얼마나 애정이 있는지, 얼마나 로봇 분야로 공부를 했는지, 얼마나 매년 발전하고 있는지, 동아리/학교/팀에서 한 것은 뭐고 자신이 한 분야는 무엇인지를 자세히 봅니다. 하나하나 쌓아올린 포트폴리오는 지원자만의 역사이고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리라고 생각하기에 포트폴리오를 통해 스토리를 보고 있습니다. 일관된 주제로 이어진 포트폴리오로 자신의 스토리를 말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 연구자로서 한국 로봇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2020년도부터 앞으로 10년간은 서비스 로봇을 우리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 로봇이 급속도로 보급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지금도 관심만 있다면 음식점, 카페, 병원, 호텔, 영화관, 전시관 등의 우리 주변에서 로봇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음식 배송, 물류 배송, 방역, 보안, 공공 서비스 등의 서비스 로봇도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020년도부터 우리 로봇 산업계가 꿈꿔오던 서비스 로봇의 개화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점점 죄어오고 있는 중국발 저가 로봇의 공격적 전개는 큰 걱정입니다. 중국발 로봇은 중국내 자국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기술을 쌓았으며 저가의 로봇으로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앞서 주변에서 서비스 로봇을 여럿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중 반은 중국산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물론 우리 로봇 산업계의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서비스 로봇 1가구 1로봇을 외치며 수많은 로봇들을 개발해 왔지만 비즈니스 모델로 적합한 로봇을 못 만들어 왔고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억울합니다. 이제야 서비스 로봇의 개화기를 맞이하려 하는데 외산 로봇들이 먼저 안방을 차지하니까요. 이 부분은 우리의 숙제로 남겨질 듯 싶습니다. 시장의 니즈 그리고 서비스 모델에 맞도록 기능을 갖추는 것은 물론 가격적인 면에서도 외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숙제는 우리 산업계가 풀어 나가야 할 숙제이고 이 자리를 빌려 관계 부처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로봇산업협회에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정부 세금으로 진행되는 과제와 보급사업 만큼은 외산 로봇이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과 규제 정비 및 인증 과정에서 국산 로봇이 역차별을 받는 억울한 일은 없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제1회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 모임 운영진

12.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정말 많은 분들로부터 받은 도움과 응원,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봇을 시작하게 된 학부 지도 교수님이셨던 광운대학교 김진오 교수님 지도하에 로빛(ROBIT)이라는 로봇 스포츠단을 꾸려 재미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었고, 학부 시절 몸담았던 커뮤니티 KORA 회장이자 지금의 로보라이프 전창훈 대표님을 통해 커뮤니티의 소중함과 재미를 알게 되어 지금까지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학부 시절 로봇에 대한 꿈은 KIST 연구원 시절 이용권 박사님을 통해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었으며 제 석사과정 지도 교수님인 큐슈대학 츠토무 하세가와(Tsutomu Hasegawa) 교수님과 박사과정 지도 교수님이신 료 쿠라주메(Ryo Kurazume) 교수님으로부터는 연구자로서의 기본자세와 연구를 임하는 태도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 지금도 제 연구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산업계로 옮겨오면서는 로보티즈 김병수 대표님으로부터 로봇에 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으며, 연구/개발에 있어서 하인용 부사장님으로부터 재미있는 위트와 문제 해결에 있어서 본질을 직관하는 혜안을 배우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오랜 기간 정말 많은 분들을 통해 성장하고 영향을 받고 있는데 박형일 님, 조한철 님, 신경만 님, 임태훈 님, 안병규 님, 김민우 님, 박일우 님, 이선영 님, 김홍석 박사님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움을 받고 있으며 구성용 박사님, 이지훈 님, 최성준 교수님, 이원형 교수님, 정호정 박사님, 엄태웅 대표, 김병호 부장 등 동료이자 멘토님들로부터도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커뮤니티의 모든 분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서로를 성장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로봇 커뮤니티 구성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 로봇산업 화이팅!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