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본이 미국 보다 로봇에 대한 존중감 높아"

로봇신문사 2025. 4. 3. 09:31

 

 

 

▲ 도로 위의 '죄수 딜레마' 게임. 고장난 트럭으로 인해 도로의 좁은 구간에 두 대의 차량이 진입했을 경우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 할수 있다.(이미지=사이언티픽 리포츠)

 

인공지능 로봇과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본격화되면, 인간과 로봇 간, 또는 인간과 자율주행차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상품을 빠르게 배달해야 하는 자율주행차와 약속 장소에 빨리 가기 위해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교차로에 거의 동시에 도착했을 때 누가 먼저 상대방에게 도로를 양보할까? 이는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독일 'LMU 뮌헨(Ludwig Maximilian University of Munich)'과 일본 와세다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국가별로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 로봇, 즉 인공지능 에이전트에 대한 존중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 Human cooperation with artificial agents varies across countries)

 

연구팀이 일본인과 미국인 간에 인공지능 에이전트에 대한 인식 차이를 조사한 결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협력적인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많은 서구 사회에서 일관되게 관찰되지만, 일본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자신의 이익(self-interest)’과 ‘상호 이익(mutual benefit)’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제 게임 이론을 바탕으로 일본인과 미국인의 '인간'과 'AI'에 대한 협력 의지를 조사했다.

 

 

 

▲ 일본인들이 인간만큼이나 AI 에이전트와 협력하는데 반해 미국인들은 AI 에이전트와는 덜 협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표=사이언티픽 리포츠)

 

연구 결과, 미국 참가자들은 '인간'보다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협력하려는 의지가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사람에게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반해 일본 참가자들은 인간과 AI 에이전트 모두에게 동등한 수준의 협력 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협력 파트너를 ‘이용(혹은 착취)’하는 것에 대해 느끼는 방식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즉, 일본인들은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인간과 같은 감정적 존재로 인식하고 존중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반해, 미국인들은 사람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선 죄책감을 느끼지만, 기계에 대해선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행동게임이론을 활용해 ‘인간-AI 상호작용’과 ‘인간-인간 상호작용’을 비교하는 것이 향후 정책, 규제, AI 설계 및 인터랙티브 인공지능 에이전트 개발에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애니미즘적 사고 방식과 불교에서 비롯된 ‘무생물도 영혼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 로봇을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서도 일본인들은 서구인들보다 AI를 인간과 비슷한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독일 LMU 뮌헨과 와세다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간'보다 '협력적인 AI'를 더 쉽게 이용하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논문 수석 저자인 유르기스 카르푸스(Jurgis Karpus) 박사는 "결국, 교통 체증 속에서 사람이 로봇의 길을 막아도 로봇이 감정을 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일본인들이 로봇을 인간처럼 존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면, 완전한 자율주행 택시는 베를린, 런던, 뉴욕보다 도쿄에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자동화 기술이 각국에서 도입되는 속도와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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