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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C 2025](신진연구자 세션①) “기본은 메커니즘”

로봇신문사 2025. 2. 13. 17:28

 

 

 

▲ 13일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 신진연구자 세션에선 젊고 유능한 로봇공학자들의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사진은 박경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의 발표 모습.(사진=전승민 기자)

 

12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제20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KRoC 2025)는 ‘신진연구자 세션’을 통해 젊은 로봇 공학자들의 연구 주제 및 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신진 연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최신 기술트렌드를 공유하며, 청중들에게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하길 기대하는 것이다. 동시에 로봇 공학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연구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있다. 신진연구자란 박사학위 취득 후 7년 이내 또는 만 39세 이하의 연구자를 의미한다.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13일 오전 KRoC 2025 현장에서 1차로 5명의 신진연구자 발표가 진행됐다. 최근 신진연구자들이 ‘메커니즘’이라는 로봇공학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래에 주요 발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이현욱 경상국립대 교수, 사람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위한 메커니즘 및 제어기 개발

 

 

 

▲ 신진연구자 세션에서 발표 중인 이현욱 경상국립대 교수(사진=전승민 기자)

 

이현욱 경상국립대 조교수는 2024년 임용된 신진 로봇 공학자다. 부산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로봇및기계전자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지난해부터 경상국립대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욱 교수 연구의 특징은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이다. 이 연구를 위해 이 교수는 리니어(선형) 방식의 구동 시스템을 원천 개발 중이다. 이 장치를 기반으로 △사람이 타는 3축의 모션 플랫폼 △고성능의 안정한 로봇제어 △차세대 모빌리티를 위한 지능형 플랫폼 △섬세한 기술 체득을 위한 로봇 등 4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자체 개발한 모션 플랫폼을 먼저 선보였다. 사람이 밟고 서 있는 발판이 주위 상황에 따라 움직이며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이어 로봇 팔 시스템 역시 선보였다. 이 교수는 “소프트 인공피부를 결합해 부서지기 쉬운 ‘포테이토 칩’을 집어 올리는 데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로봇이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할 때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고 있다”며 “하드웨어와 알고리듬을 모두 중시하고 다양한 제어기와 제어 소프트웨어를 같이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성근 계명대 교수, 극한 환경에서의 로봇 기구부설계 및 핵심 메커니즘 개발

 

 

 

▲ 신진연구자 세션에서 발표 중인 유성근 계명대 교수(사진=전승민 기자)

 

유성근 계명대 로봇공학과 조교수는 서울대에서 디자인과 기계항공공학을 복수 전공했다. 이후 서울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DS 생산기술연구소(현 설비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쳐 2021년부터 계명대에서 연구하고 있다.

 

유 교수의 연구 중 특이할 점은 ‘해양쓰레기 청소 로봇’이다. 처음엔 물고기(고래) 형태의 로봇을 만들었다가, 해양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선 다른 형태의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새로운 디자인의 로봇을 개발했다. 물속에서 소용돌이를 일으켜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거기에 적합한 로봇 형태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이 과정에서 유 교수는 소용돌이의 흐름을 통제하기 위한 최적화 방법론(견실최적화설계)까지 개발, 발전시키고 있다.

 

유 교수는 “변수를 조금만 변경해도 수중 쓰레기 흡수 성능이 크게 바뀐다”며 “이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장비까지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덕균 전자기술硏 연구원, 수술 로봇 연구와 창업 그리고 새로운 연구들

 

 

▲ 신진연구자 세션에서 발표 중인 정덕균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사진=전승민 기자)

 

정덕균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의료 로봇 기업 ‘로엔서지컬’ 책임연구원을 거쳤으며, 2022년부터 전자기술연에서 연구 중이다.

 

정덕균 연구원은 로봇 분야 소프트웨어 연구가 특기다. 그는 “지도교수님이 로엔서지컬을 창업하며 창업멤버로 일하게 되었고, 다양한 로봇 연구 욕구가 있어 전자기술연으로 옮기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서 정 연구원은 ‘복강경 수술(배에 구멍을 내고 가느다란 내시경과 수술 도구를 집어넣어 시행하는 수술, 유명한 ‘다빈치’ 수술 로봇도 복강경 수술 로봇의 일종이다)‘용 로봇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정 연구원이 집중한 분야는 ‘수술 포트 최적화’ 분야다. 이런 형태의 로봇은 수술 도구가 붙은 로봇 팔을 사람 몸속에 넣어 움직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최적화를 잘할수록 사람 몸에 뚫는 구멍 개수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쓸개 수술을 한다고 가정하면, 담당 모든 곳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 구멍을 뚫을 수 있으면 환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로엔서지컬은 이 기술을 응용, 복잡한 손재주가 필요한 요관경 수술(요도를 통해 넣는 내시경하 수술) 분야 응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 연구원은 현재 전자기술연에서 농업용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에 참여 중이다. 그는 “로봇이 학습하고 자율적 판단을 통해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숙련공의 현장 노하우를 빅데이터화, 로봇화한다면 제조공정의 고도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규민 세종대 조교수, 사람과 로봇의 공존을 위한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술

 

 

▲ 신진연구자 세션에서 발표 중인 박규민 세종대 교수(사진=전승민 기자)

 

박규민 세종대 조교수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박사후연구원을 거쳤다. 세종대 AI로봇학과 조교수로 임용된 건 2023년이다.

 

박 교수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특히 AI 기술을 통한 로봇제어 분야에 관심이 많다. 주 연구 주제는 ‘인간과 로봇 간의 상호작용(HRI)’. 이에 따라 물리적 HRI 분야, 인터렉티브 모션 제네레이션(상호작용형 운동생성), HRI를 위한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분야에 두루 도전하고 있다. 특히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협동로봇’의 상호작용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여러 가지 협동로봇의 상호작용 연구 성과를 영상과 함께 공유하며 “인간과 충돌, 혹은 인간이 만지거나 했을 경우 어떻게 반응하도록 할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연구성과를 정리해 연구자들을 위한 책(Collision Detection for Robot Manipulators: Methods and Algorithms, Springer 출판)을 출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사람의 머리 형태 로봇도 개발 중이다. “눈, 코, 입이 다 달려있는 로봇은 사람을 어설프게 닮아서 불쾌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머리 로봇은 기본적 고갯짓과 표정만을 심플한 구조로 전달해 그런 우려가 없다”면서 “이런 로봇 얼굴이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구동 소프트웨어와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로봇이 사람과 어떻게 물건을 주고 받을 때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박경서 DGIST 교수, 물리적 인간-로봇 상호작용을 위한 전신로봇피부의 개발

 

 

 

▲ 신진연구자 세션에서 발표 중인 박경서 DGIST 교수(사진=전승민 기자)

 

박경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조교수는 로봇용 ‘인공피부’ 전문가다. KAIST에서 기계공학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받았다.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 박사후연구원을 거친 후 2023년 DGIST 조교수로 부임했다.

 

박경서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로봇이 집, 병원 등 비구조화된 환경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외부와 안전하고 능숙하게 상호작용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기술이 연구 중이지만 여전히 시각 청각 데이터만이 주로 쓰이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점에 착안해 ‘로봇의 전신을 덮을 수 있는 유연소재 피부’를 개발 중이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피부는 감각기관이자 보호기관이기도 하다. 말랑말랑하면서도 의외로 튼튼하다. 이런 특징을 모두 갖는 효과적인 로봇 피부를 만드는 것이 주된 연구 주제다.

 

박 교수는 “협동로봇에 개발 중인 인공피부를 씌워 테스트 한 결과,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했다”며 “이런 촉각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후, 멀티모달(다양한 감각)을 종합적으로 로봇 동작에 반영하는 소프트웨어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이 같은 생체모사 기능을 바탕으로 의수나 의족 등 장애인 보조용 의료도구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로봇 피부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런 피부를 실제로 로봇 적용하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다. 입력값도 다양하고, 로봇마다 특성이 다 달라 기존 로봇피부를 통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박 교수는 “인공피부를 다양한 로봇에서 호환되도록, 누구나 쉽게 인공피부를 보소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 플랫폼 개발 역시 하고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로봇피부가 시스템에 통합된 휴머노이드 개발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전승민 기자 enhanced@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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