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를 맞아 또는 은퇴를 앞두고 과감하게 제자들과 창업의 길로 들어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교수들이 최근 로봇 업계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오준호 교수, 코가로보틱스 서일홍 교수, 로엔서지컬 권동수 교수, 헥사휴먼케어 한창수 교수, 에이딘로보틱스 최혁렬 교수, 그리고 오늘 소개할 코라스로보틱스 송재복 교수가 그러한 분들이다. 각자 평생을 연구하며 터득한 기술과 결과물을 사업화로 연결해 세상에 선보인다는 것은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해 또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코라스로보틱스(KORAS Robotics)는 창업 1년을 조금 넘은 스타트업이다. 1993년에 고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30년 넘게 대학에 몸담으면서 지능로봇연구센터를 설립해 개발한 다양한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2022년 6월에 송재복 대표를 포함한 8명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이 연구소는 지난 10여년간 20개 이상의 기업에 기술이전을 할 만큼 기업에서 필요한 기술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아직은 스타트업이지만 뛰어난 로봇 기술력을 무기로 창업 일선에 뛰어든 코라스로보틱스 송재복 대표를 지난 8월 29일 안암동 연구실에서 만나 창업과 사업에 대한 힘찬 포부를 들어 보았다.
▲코라스로보틱스 식구들이 회사 앞에서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코라스, 고려대 지능로봇연구소 기반 스타트업...로봇 팔 관련 사업 펼쳐
코라스(KORAS)로보틱스라는 회사 이름은 Korea university Robotic Automation System에서 따온 것이다. 고려대 연구소 기반의 창업이라 학교 이름을 내세웠다. RAS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 기계가 아닌 로봇에 의한 자동화를 추구한다.
코라스의 사업분야는 크게 3가지로 나눌수 있는데 로봇 팔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한다고 할수 있다.
▲자동 툴체인저 및 다양한 툴
첫 번째 사업분야는 툴링 사업이다. 툴링이란 로봇 앞에 붙이는 다양한 형태의 툴들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구동형 자동 툴체인저, 다양한 툴 및 그리퍼, 맞춤형 그리퍼 개발, AI 툴링 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구동부가 내장된 구동형 자동 툴체인저에서 모든 툴에 동력을 제공하므로 개별 툴은 구동부를 가질 필요가 없어서, 툴체인저와 툴로 구성되는 툴링 시스템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대상 물체를 인식하여 작업에 적절한 툴 및 툴의 파지점까지 선택하여 주는 AI 툴링 기능도 가능하다. 기구부만으로 구성되는 툴은 2지, 3지, 진공 및 척 그리퍼 등 10여 개의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사용자 주문형 툴도 가능하다.
▲맞춤형 산업용 로봇 모습
두 번째는 로봇 솔루션 사업으로 여기에는 맞춤형 로봇인 산업용 로봇, 협동로봇, 서비스 로봇, 의료로봇, 로봇 부품 솔루션으로 중력보상 장치, 토크센서, 모터 드라이버,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 안전 제어기, 로봇 제어기 등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협동로봇 등의 산업용 로봇과 의료로봇 등의 서비스 로봇의 설계 및 제어를 포함한 HW, SW 및 다양한 부품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이 중에는 협동로봇에 내장하여 가반하중 및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중력보상 장치도 포함하고 있다.
▲중력보상장치
로봇의 자중과 가반하중에 의한 중력토크를 중력보상 장치가 보상하므로, 모터는 단지 가감속에 필요한 관성토크만을 부담하게 됨으로써 동일 용량의 모터로 큰 가반하중을 취급할 수 있거나, 동일 가반하중을 취급하는 데 작은 용량의 모터를 사용하므로 에너지 효율을 크게 향상(약 30%)시킬 수 있다.
고 가반하중을 위해서 단순히 모터 용량을 증가시키면 되는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동작하는 협동로봇의 경우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고전압이 필요한 고용량 모터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IEC62386에 의하면 사람과 같이 작업하는 기계의 경우 안전상 DC 60V 이하로 제한), 중력보상 장치를 통해 가반하중이나 작업반경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고객 사양에 맞춰 특화된 로봇 개발해 줄 수 있는 유일 유이한 기업
지난 10여 년간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15개 이상의 회사에 맞춤형 로봇 팔을 기술 이전 및 자문 형태로 제공하였다. 로봇 팔의 개발에 더하여, 로봇의 설계 및 제어에 대한 교육, 노하우 이전, 부품 판매, 로봇 기반 작업기술 등 로봇 팔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개발 용역 외에도, 필요 시에 로봇 팔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여 줄 수 있다. 특화된 로봇을 개발해 주는 니치 마켓이다.
국내에 몇 백개의 로봇 기업들이 있지만 필요 사양에 맞춰 로봇을 개발해 공급할 수 있는 한두 개 로봇기업 중 하나다. 지금 국내에서 로봇 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기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이곳의 도움을 받아 현재 활발한 로봇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로봇이 미래 유망산업이라 지금도 로봇 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상담이 끊이질 않고 있다. 30건의 기술 이전 성과와 이에 따른 60억의 자문료 수입이 이 회사의 기술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는 시스템 사업으로 3D 빈피킹 시스템, 머신텐딩 시스템, 요리 자동화 시스템, 정밀 조립 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RGB-D 센서 기반의 3D 빈피킹 솔루션, CNC 선반 및 머시닝 센터에 대한 머신텐딩 솔루션, 로봇과 툴링 기반의 요리 자동화 솔루션, 그리고 로봇의 임피던스 제어, 힘 센서, AI 기법, 자체 개발 알고리즘 등을 사용한 기계 및 전자 부품 등의 정밀조립 솔루션을 제공한다.
▲코라스로보틱스 빈피킹 시스템
일반 SI 작업이라기 보다는 회사가 갖고 있는 비전이나 AI 기술, 로봇 시스템과 여러 가지 툴을 조합해 머신 텐딩 등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전에는 CNC 머신에 공작물을 넣어 가공하면 꺼내는 작업을 주로 사람들이 많이 했는데 이제는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해 로봇을 이용해 작업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자동화하려면 준비 기간도 길고 공작물에 따라 작업이 복잡한데 회사는 한 시간 내에 그 작업을 끝마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현재 개발하고 있다.
앞에 열거한 사업 분야만 놓고 보면 스타트업이 적은 인원으로 꽤 넓은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이나 솔루션들 모두 지난 10년~20년간 연구실에서 많은 개발을 통해 현장에서 인정받은 기술이다 보니 사업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로봇 기업이지만 다른 기업들과 완전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 고객에게 첨단 기술 및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이 코라스만의 강점이다.
송 대표는 시간이 좀 흐르고 나면 고객의 수요가 적은 제품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이전 기업 지속적인 지원 위해 창업의 길 선택
갑자기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이 굼금했다. 송 대표는 “기업에 기술이전을 보통 3년 단위로 하는데 경우에 띠라서는 10년, 15년씩 하기도 한다. 기술 이전을 하면서 어느 날 기술 개발을 앞으로도 계속 해 주겠다고 했더니 상대방이 정년이 얼마 남았냐고 묻는데, 생각해 보니 5년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 10년, 15년을 개런티해 준다는 말을 어떻게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임하고 나면 학생도, 연구실도 없어 기술적인 지원을 해 줄 수 없는데...그래서 이 일을 계속하려면 정년 퇴임 후에도 지속할 조직이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제자들과 창업의 길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기술 이전이라는 것을 주 타겟으로 해서 연구실을 지금껏 운영해 오면서 많은 기술들을 축적해 놓았는데 기술이전도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한데다 기술을 넘겨줄 만한 기업이 없다보니 직접 하지 않으면 그 동안의 노하우가 모두 사장되어 버릴수 밖에 없어 더욱 창업을 결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구성원들 모두 박사를 마치고 사회에 나가면 대기업이나 연구소, 학교로 나아갈 유능한 인재들인데 함께 창업의 길을 걷고 있으니 그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코라스로보틱스 대표이사 겸 CTO는 송재복 대표가 맡고 있고, 비상근으로 로봇 설계 및 전문가와 지식재산 전략을 수립해 주는 2명의 고문이 있다. 여기에 박사과정 학생인 툴링 시스템 개발자, 그리퍼 개발자, 로봇제어 전문가, 로봇 설계 전문가, SI 개발자와 중력보상 전문가가 엔지니어로 포진해 있다.
이렇게 8명의 박사과정 학생들과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보니 현재는 모두 개발 인력만 있다. 본격적인 회사의 틀을 만들기 위해 제품 기획, 영업, 마케팅 인력이 필요해 현재 충원 중이다. 또 회사도 학교라는 안락한 둥지를 벗어나 생존의 현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외부 이전을 물색 중이다.
송 대표는 제품 기획, 기술 영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 는데 적합한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을 대기업에서 싹쓸이 해 가다보니 그들과 연봉 등에서 경쟁하기가 제일 어려운 것이 중소기업의 현실이라고 했다.
개발된 사업 아이템 상품화가 과제...이달부터 일부 생산품 본격 판매 시작
조직이 곧 갖춰지고 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안에는 프리A 시리즈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 자체적인 생산 공장도 갖출 계획이다. 향후 계획은 지금 의 세 가지 사업 아이템이 성공할 수 있도록 잘 상품화시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회사가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은데다 용역 성격의 매출이라 아직 매출액 규모는 작은 수준이지만 주력인 툴 체인저와 그리퍼를 생산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면 본격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맞춤형 로봇 매출과 툴 체인저 매출, 여기에 SI 관련 머신텐딩 매출이 늘어나면 향후 5년 안에 연간 100억 정도의 매출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연구실에서의 송재복 대표
국내 로봇기업, 국산 부품 사용에 인색...생태계 유지 위해 협업 필요
송 대표는 최근 국내 로봇기업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좋은 부품이 있으면 구매해 자체 로봇에 적용하면 되는데 남들이 개발해 놓은 것을 사용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술이 뒤졌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잘 알려진 어느 기업은 10년 넘게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 기술을 무시한채 자기네가 개발해 적용해 보려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내 로봇시장이 아직 크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조차 국산 부품 사용에 인색하면 결국 대한민국 로봇 생태계는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경각심을 로봇인 모두 가졌으면 좋겠다.
코라스로보틱스는 오랫동안 북악산 기숡의 연구실에서 함께 호흡한 虎兄(호형)들이 힘을 합쳐 만든 회사인 만큼 앞으로의 어려움도 잘 극복해 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라스로보틱스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 빛나는 로봇 기업으로 우뚝 일어서길 기원한다. ▒
[㈜코라스로보틱스 회사 연혁]
2022.06.21 코라스로보틱스 설립- 고려대학교기술지주㈜ 자회사로 출범
2022.07.22 유상증자 (고려대 기술지주 투자)
2022.09.01 TIPS 선정
2023.08.09 벤처기업 인증 획득
2023.09.07 기업부설연구소 “지능로봇연구소” 설립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특집]로봇기업 신년 계획 ① ㈜유진로봇 박성주 대표 (0) | 2024.01.09 |
---|---|
건솔루션(Gunn Solution) (0) | 2024.01.03 |
모비어스앤밸류체인(주) (0) | 2023.07.21 |
춘천 토이로봇관 (0) | 2023.05.03 |
㈜티라로보틱스 (0) | 2023.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