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연구

'젊은 로봇 공학자' (64) KIRO 이준영 선임연구원

로봇신문사 2023. 5. 23. 13:27

 

젊은 로봇 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64번째 인터뷰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이준영 선임연구원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1985년생으로 계명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에 진학, 2013년 석사, 2019년 2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인간중심로봇연구본부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7년 12월 DGIST에서 주목할만한 연구자상 수상, 2021년 10월 제어로봇시스템학회 ICROS 논문심사자상을 수상했다. IEEE를 멤버를 비롯해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한국로봇학회, 대한기계학회, 유공압건설기계학회, 대한전기학회 등 관련 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제조로봇, 재난대응로봇, 재활로봇이며, 연구 분야는 강인 및 적응 제어, 로보틱스, 인간-로봇 상호작용 등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이준영 선임연구원

 

Q. 인간중심로봇연구본부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인간중심로봇연구본부는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위한 협동로봇, 인간의 효율ㆍ편의성 증대를 위한 로봇 활용 제조공정, 인간의 능력 증대를 위한 고하중ㆍ내충격을 포함하는 다양한 로봇 팔, 다양한 형상에 대응 가능한 로봇 제어기, 재난 환경에서 인명을 탐지ㆍ구조하고 소방공무원을 돕는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인간중심로봇연구본부의 주요 연구분야

 

Q. 최근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300mm 웨이퍼의 박막 두께와 조성을 측정하기 위한 중 에너지 이온산란분석법(Medium Energy Ion Scattering, MEIS) 시스템에서 300mm 웨이퍼를 다루는 5자유도 매니퓰레이터를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HB솔루션과 SK하이닉스가 공동연구 중이고 저의 주요 역할은 로봇제어 SW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연구내용을 조금 더 설명하자면, 매니퓰레이터의 설계과정에서 진공 챔버의 내부공간과 300mm 웨이퍼를 다루는 작업 영역을 고려하여 로봇의 링크 길이, 관절 구동 범위 및 각 관절이 요구하는 최대 힘을 도출하였습니다. 로봇제어 SW관점에서는 매니퓰레이터의 제어를 위해 정기구학ㆍ역기구학을 도출, 로봇 동역학 계산 및 경로생성 등 자동화를 위한 로봇 제어기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 진행 시 가장 어려운 점은 반도체 공정에서의 로봇은 나노미터(μm) 스케일의 정확도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기존에 제가 다루던 산업용, 협동로봇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성능을 요구합니다. 이를 위해 HB솔루션의 고성능 메카트로닉스 설계기술과 함께, 300mm 웨이퍼용 매니퓰레이터를 위한 마이크로ㆍ매크로스케일 경로생성, 진동저감 및 고급 비선형 제어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300mm웨이퍼를 다루는 5자유도 매니퓰레이터

 

Q.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에서 2019년 2월 “Adaptive Gain Dynamics for Time Delay Control against Significant Payload Variations and Discontinuous Nonlinearity of Robot Manipulators”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박사 학위논문은 매니퓰레이터의 상당한 하중 변화(significant payload variation)와 불연속 비선형성(discontinuous nonlinearity)에 대한 정확도와 강인성 향상을 위한 제어알고리즘 개발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시간지연을 이용한 제어기법(Time-delay control, TDC)에 하중 변화를 위한 적응제어기법과 불연속 비선형성을 보상하기 위한 적응제어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매니퓰레이터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였습니다.

 

TDC는 시스템 모델을 요구하지 않고 효율적이며 강인하기 때문에 로봇 매니퓰레이터 제어에 유망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로봇 매니퓰레이터가 무거운 하중의 변화가 발생할 때, 특히 모터 동역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 기존의 TDC기반 제어방법으로는 만족스러운 성능을 얻기 어렵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중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응제어기법을 제안하였습니다.

 

 

 

▲Cable-driven WAM arm의 실험 및 결과

 

한편, 매니퓰레이터 제어 시 불연속 비선형성, 예를 들면 쿨롱마찰 및 정리마찰과 같은 현상은 모델링이 복잡하여 제어알고리즘에서 보상이 쉽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가반하중과는 다른 적응제어기법을 개발하여 쿨롱마찰을 효과적으로 보상하고 제어입력의 에너지 효율을 높였습니다.

 

 

 

▲불연속 비선형성의 보상을 위한 제어블럭다이어그램

 

또한 두 적응제어 알고리즘을 하나의 통합된 TDC기반의 제어 알고리즘으로 결합하였습니다. 그 결과 심한 하중 변화와 불연속 비선형성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보상하였습니다. 실제로 로봇 시스템에서는 두 현상이 동시에 다루어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통합된 알고리즘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됩니다.

 

Q. 박사님의 주요 관심 분야가 제조로봇, 재난대응로봇, 재활로봇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난대응 로봇 분야의 최신 동향이나 특이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재난대응 로봇 분야에 사족보행 로봇이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실제 현장에 투입하여 효과적임을 실증한 사례는 없지만, 고스트로보틱스의 V60 Q-UGV와 딥로보틱스(Deep robotics)의 주잉(Jueying) X20 등은 소방현장과 같은 위험 재난대응 분야에 적절한 솔루션이라는 가능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재난 현장의 많은 사례에서 바퀴 및 트랙 형태의 모바일 로봇으로 화재현장을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비정형 주행환경을 고려할 때, 사족보행 로봇이 적합하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소방을 포함하는 각종 재난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족보행 로봇에 팔을 부착하거나, 추가적인 장치를 부착하여 운용하는 사례 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연구를 진행 중이며, 제가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는 기존에 개발했던 소방현장 대응을 위한 양팔을 포함하는 소방로봇, 붕괴지역 요구조자를 위한 뱀형 로봇의 연구경험을 기반으로 사족보행 로봇의 소방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인간중심로봇연구본부 연구 결과물

 

Q. 현재 산업부 과제인 ‘가반하중 500g 고정밀 협동로봇 기술 개발 사업’에 연구자로 참여하고 계신데 주로 어느 분야를 연구하고 계시고, 이렇게 가반하중이 작은 고정밀 협동로봇의 일반 산업용 로봇 대비 장점과 용도는 어디가 있을까요?

 

가반하중 500g 고정밀 협동로봇과 관련하여 가반하중 변화대응을 위한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과제에서 개발하고 있는 소형협동로봇의 경우 로봇의 무게가 5kg에 작업반경이 0.5m로 연구원에 책상 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로봇의 말단효과장치에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부착하여 작업하는 것을 목표하기 때문에 가반하중 변화대응을 위한 알고리즘의 적용이 필요합니다. 인두기, 주사위, 알약, 실험용 비커 등 다양한 물체를 정확하게 제어하기 위해서 가반하중 변화대응 알고리즘의 개발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가반하중이 작은 협동로봇의 경우 기존 협동로봇 및 산업용 로봇과 비교할 때, 전자, 의약,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활용 예시

 

Q. 로봇을 연구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새로운 기술 동향을 빨리 인식하고 이것을 나의 연구에 적용하고 새롭거나 개선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점 같습니다. 로봇공학은 기계, 전자 및 컴퓨터 공학 등이 합쳐진 융복합 학문입니다. 이런 복잡성에 더해, 최근 로봇공학은 AI 기술과 결합하여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발전속도로 인해 최근 연구동향 및 기술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을 적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학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꾸준한 학습과 노력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것, 이것은 로봇을 연구하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어려움이자 로봇공학자로서의 주요 과제라 생각합니다.

 

Q.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하다가 석박사때 로봇을 연구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학부 마지막 해 여름 미국 산호세 주립대학의 기업탐방 및 어학연수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인텔, 구글, 시스코 등 여러 기업을 방문하였고 엔지니어로서 의미를 찾는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아이패드 1세대가 처음 출시된 해였는데, 미국에서 아이패드를 구매했을 때 그 감동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도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싶다는 고민을 하였고,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다가 로봇을 선택하였습니다.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며 과감하게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Q. 로봇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뻔한 꿈과 목표인 것 같지만, 제가 만든 로봇 소프트웨어가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갈 새로운 로봇 플랫폼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로봇이 제조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로보틱스에서 개발된 많은 연구 결과가 이러한 분야에서 인간을 돕는 기술이 되고 그 중심에 제가 있었으면 합니다.

 

 

 

▲KIRO 안전로봇실증시험센터를 배경으로 이준영 연구원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Q. 로봇공학자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조언해 주신다면?

 

로봇 분야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표를 정하고 일단 시작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대학원 시절에 학부생들에게 가끔 비슷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로봇을 하려면 무슨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할지와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 말이 정답이라 주장할 수는 없지만, 목표를 가지고 일단 시작을 하고 그것을 진행하면서 부족한 것을 보완하라는 조언을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고민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준비와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것이 학문적 지식일 수도 기술적인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그 과정의 노력은 로봇 분야에서 한 명의 전문가가 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Q. 국내 로봇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혹시 조언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로봇산업의 발전을 위해 로봇 교육 및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로봇 기술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복잡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대학에서 로봇과 관련된 학과를 개설하여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이나 단순 로봇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로봇기술에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직은 이를 위한 생태계가 점진적으로 형성되는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초중고교 및 대학의 교육과정과 일반인을 위한 이론 및 실무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구축되고 제공된다면, 국내 로봇산업 발전의 가속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KIRO 인간중심로봇연구본부 동료들과 함께...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연구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지도교수님이신 장평훈 교수님입니다. 연구의 걸음마를 시작하던 시절 논리적으로 학문을 진행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고,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착각했던 시절 연구자로서의 마음가짐 및 동료들을 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논문을 위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지양하라고 하셨고,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를 하라고 지도해 주셨습니다. 배움의 기간에는 상당히 힘든 순간이었지만, 시간을 되돌아보니 교수님 덕분에 로봇공학 연구자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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