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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기지국으로 쓴다”

로봇신문사 2025. 2. 6. 15:56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재난 환경에서 빠른 통신망 구축이 가능한 ‘공중이동체 기반의 대용량·장거리 이동통신 인프라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과 공중 이동 백홀 터미널을 탑재한 공중 이동체와 지상 통신 시스템간의 통신을 시연하는 모습.(사진=ETRI)

 

국내 연구기관이 ‘공중이동체(드론 등)’를 이용해 휴대전화 이동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재나 재난, 전쟁 등 이동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나 붕괴 지역에서 발 빠르게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공중이동체 기반 대용량 장거리 이동통신 인프라 제공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해당 기술을 지난해 말 충남 태안군 일원에서 검증하는데 성공했으며, 1월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드론공원에서 이 기술을 활용한 ‘재난 대응 서비스’ 시연에도 성공했다.

 

시스템의 최대 성능은 하늘에 떠 있는 공중이동체와 지상 시스템 간 2.5㎞ 거리에서 1.3Gbps(기가비피에스) 정도다. 10㎞ 거리에서도 300Mbps(메가비피에스) 속도가 나온다. 고화질(4K) 다채널 동영상을 전송하기에 무리가 없는 성능이다.

 

현재 개발돼 있는 공중이동체 기반 무선통신 기술은 도달거리 5㎞ 정도에서 40Mbps급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20㎞ 거리까지 멀어지면 수십 kbps(킬로비피에스)급으로 전송 속도가 느려져 대용량 통신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150m 저고도 공중 환경에서 체류가 가능한 드론, 도심교통항공(UAM) 등 여러 종류의 공중이동체를 두루 활용해 기지국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러 대의 공중이동체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어 넓은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복구할 수 있다. 지형지물의 제약 없이 신속한 이동통신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ETRI 측은 “드론 등 공중이동체를 통해 대용량이면서 장거리 이동통신의 인프라 제공이 가능케 되는 길을 처음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공중 통신 기지국을 제공하는 공중시스템 ▲장거리 대용량 공중-지상 간(A2G) 링크를 제공하는 지상 통신 시스템 ▲인프라 운영/관리/제어 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요소기술로 ▲3차원 공중 이동백홀 전송기술 ▲3차원 공중 이동백홀 접속기술 ▲공중 이동백홀 고효율 장거리 송수신 RF/안테나 기술 ▲5G 플라잉 기지국 기술 ▲테더드 공중이동체 기술 등이 적용됐다. ETRI 측은 “이를 통해 드론이나 UAM과 같은 공중시스템에 소형셀, 이동 백홀 터미널 등을 탑재해 재난이나 재해 지역, 통신 불가 지역의 구조·구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시연 과정에서 5세대(5G) 소형셀 기지국과 공중 이동백홀 터미널을 탑재한 45㎏급 중소형 ‘X-8 드론’으로 구성한 공중시스템을 이용했다. 지상 시스템과 밀리미터 대역(mmWave) 기반 장거리 통신 기술을 통해 연결된다. 이 대역의 전파는 상대적으로 전파 도달 거리가 짧은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고 광대역 고속 데이터 전송을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공중이동체 기반의 대용량·장거리 이동통신 인프라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사진=ETRI)

 

또 드론의 전력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긴 전선을 연결한 ‘유선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 유선 운용이 불가능한 지역에선 여러 대의 드론을 차례로 내보내며 순차적으로 끊김없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위칭’ 서비스 역시 구현했다.

 

ETRI측은 이 기술을 통해 자연재해, 인재 및 통신 재난 환경에서 신속한 통신망 구축을 제공, 국민의 안전과 공공 편의를 제공하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기술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TRI 배정숙 지능무선액세스연구실장은 “재난재해뿐만 아니라 해상 산간 등 통신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조난, 실종자 수색, 응급환자의 원격진료, 긴급치안, 경호, 정찰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며 “국민 생활 안전 및 편의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TRI 백용순 입체통신연구소장은 “본 기술은 처음으로 지상과 비지상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것”이라며 “6G(6세대) 입체통신의 상공 네트워크를 위한 기반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TRI는 해당 연구성과로 4편의 SCI(과학학술지인용색인)급 논문을 게재했으며, 국제학술대회 우수 논문상 수상 등을 통해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국내·외 특허 출원 34건 및 등록 2건을 기록했으며, 국내 표준기술로 6건이 등록됐다. 세계적 이동통신 기술 전시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 기술 전시 역시 진행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가 진행한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전승민 기자 enhanced@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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