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스로 학습·수정하는 ‘뉴로모픽 반도체칩’ 등장

로봇신문사 2025. 1. 17. 16:51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새로운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 왼쪽부터 윤영규 교수, 한승재 연구원, 정학천 연구원. 최신현 교수.(사진=KAIST)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로봇의 성능 발전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존 컴퓨터 시스템은 데이터 처리 장치와 저장 장치가 분리돼 있어, AI 처리 과정에서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효율적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로봇 등 소형화 기기에서 AI를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워 주로 원격 서버와 연결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윤영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연구팀이 우리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유사한 ‘멤리스터 기반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초소형 컴퓨팅 칩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칩을 이용하면 로봇 등 소형화 장치에 큰 부담없이 AI를 도입, 활용할 수 있다. CCTV에 장착하면 의심스런 활동을 즉식 인식하게 할 수 있으며, 의료 검진장비에 적용하면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 컴퓨팅 칩의 특별한 점은 기존 뉴로모픽 소자에서 해결이 어려웠던 비이상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스스로 학습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실시간 영상처리 과정을 통해 이런 자가 학습 능력을 입증했다. 영상을 처리할 때 이 칩은 움직이는 물체를 배경에서 자동으로 분리하는 법을 학습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작업을 더 잘 수행하게 된다.

 

즉 이 기능을 장착한 카메라를 로봇에 적용하면 시각처리 기능을 압도적으로 높일 수 있어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나아가 로봇 시스템 전반에 활용할 경우 대대적인 성능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주요성과는 뇌와 유사한 구성 요소의 개발을 넘어, 신뢰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시스템으로 완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의 핵심은 멤리스터(memristor)라 불리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다. 이 소자는 메모리(memory)와 저항(resistor)의 합성어로 두 단자 사이로 과거에 흐른 전하량과 방향에 따라 저항값이 결정되는 ‘가변 저항’ 특성을 갖고 있어 이를 응용하면 신경망의 시냅스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우리 뇌세포처럼 데이터 저장 및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고신뢰성 멤리스터를 설계하고, 자가 학습을 통해 복잡한 보정 과정을 배제한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시간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통합 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로봇 등 다양한 기기에서 AI를 사용하는 방식을 혁신, 원격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소형 장비가 직접 데이터를 학습 및 처리할 수 있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동작한다. 사생활 보호가 강화되며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정학천‧한승재 KAIST 연구원은 “이 시스템은 책상과 자료 캐비닛을 오가며 일하는 대신 모든 것이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스마트 작업 공간과 같다”면서 “이매우 효율적인 우리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1월 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제 1저자로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학천 석박통합과정생, 한승재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으로 맡았다.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우수신진연구사업‧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연구개발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전승민 기자 enhanced@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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