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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산업용 로봇업계, 국내 시장 "저가 공세"

로봇신문사 2024. 8. 21. 16:06

 

 

▲ 자동차 제조현장의 산업용 로봇

 

국내 산업용 로봇업계가 해외 로봇업체들의 초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산업용 로봇업체의 고사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21일 산업용 로봇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낙ㆍ쿠카로보틱스 등 해외 산업용 로봇업체들이 국내 자동차 제조 현장을 타깃으로 초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용 로봇 대표주자인 HD현대로보틱스가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산업용 로봇업체들은 현지 판매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국내 제조업체, 특히 자동차 기업의 산업용 로봇 대규모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올해 3월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가 발주한 2건의 산업용 로봇 입찰에서 화낙과 쿠카로보틱스가 저가 입찰을 통해 수주에 성공했다”며 “이들 업체들은 중형 모델 기준(가반하중 220kg 내외 제품)으로, 현지 판매 가격 대비 28~44%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화낙, 쿠카로보틱스 등 해외 산업용 로봇업체가 국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중국 자동차 산업계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산업용 로봇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커졌다”며 “재고를 소진하기위해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해외 산업용 로봇업체들의 저가 공세 조짐이 있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최소 3건의 대규모 산업용 로봇 입찰이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있을 예정인데, 해외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D현대로보틱스는 해외 산업용 로봇업체들의 국내 시장 저가 공세가 국내 산업용 로봇산업계의 고사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 차원의 반덤핑 제소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05년 일본 산업용 로봇업체에 대한 정부의 덤핑 방지 관세 부과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4년 저가의 일본산 다관절 산업용 로봇이 국내에 대량 유입돼 국산 로봇 시장이 흔들렸다. 당시 일본 업체들은 기존보다 20% 이상 가격을 낮춰 대규모로 국내에 로봇을 수출했다. 국내 로봇산업계의 위기 의식이 높아지자 재정경제부는 일본산 다관절 산업용 로봇에 대해 2005년 4월부터 5년간 4.51~10%의 덤핑 방직 관세를 부과했고, 이후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의 불합리한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며 “해외 업체들의 부당한 판매 행위를 제재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국내 로봇기업들은 협동 로봇, 직교 로봇 등 산업용 로봇 제품을 내놓고 있으나, 전통적인 의미의 고 가반하중 산업용 로봇은 HD현대로보틱스가 내놓고 있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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