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로보티즈

로봇신문사 2022. 7. 8. 09:39

 

1999년 설립된 로보티즈는 국내 대표적인 로봇기업중 하나다. 한때는 교육용 로봇기업, 부품기업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지금은 서비스 로봇 기업을 넘어 로봇 솔루션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봇 전용 액추에이터인 다아나믹셀 시리즈와 로봇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감속기 등 부품을 비롯해 실내 배송 로봇 ‘집개미’, 실외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얼마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외부 행보로 로보티즈를 방문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지난 6월에는 CB(전환사채)와 전환우선주(CPS)를 합해 총 3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말에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2차 60억원, 3차 1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50억원 규모의 전환 우선주는 지난 27일 발행하였다. 회사는 CB와 CPS로 조달한 자금을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비, 부자재 구매 등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7월 1일 오후 로보티즈 본사를 방문해 김병수 대표를 만나 국무총리 방문에 대한 후속 이야기와 자율주행 배송로봇, 그리고 300억 재원 조달에 대한 이야기 등 최근의 핫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가 지난 7월 1일 서울 마곡 로보티즈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 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15곳의 호텔 관계자들이 로봇 기업을 찾은 이유는?

 

지난 6월 13일 서울 마곡 로보티즈 본사에는 파라다이스 시티, 메이필드,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송도 오크우드, 힐튼가든 인 서울 강남, 앰배서더 서울 풀만,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인사동,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이비스 앰배서더 인사동, 머큐어 앰배서더 홍대, 뉴서울, 유리앤, AC 호텔 메리어트 서울 강남 등 총 15곳의 호텔 관계자들이 모여 들었다.

 

 

 

▲ 지난 6월 13일 로보티즈 본사에서 열린 호텔 로봇 ‘집개미’ 구독 서비스 컨소시엄 발족식 장면

 

여러 유명 호텔에서 로봇회사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로보티즈가 서비스 하고 있는 ‘호텔 로봇 집개미 구독 서비스 컨소시엄 발족식’을 위해서였다. 한국호텔협회와 함께 참여 호텔들 모두 실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일부 호텔에서는 어메니티 배송 및 룸서비스 등을 수행하는 ‘집개미’를 만나볼 수 있는데 호텔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더 많은 호텔에서 고객들은 집개미가 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과 인력난으로 다른 호텔에서도 로봇을 도입하겠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로보티즈만의 실내 자율주행 로봇 경쟁력은 '고객 니즈(Needs) 만족'

 

현재 배송 로봇 분야는 국내에서 가장 핫한 로봇 분야이다. 중국의 저가 배송로봇을 포함해 대기업과 중소 기업 여러 곳에서 배송로봇 사업을 하고 있다. 로보티즈만의 경쟁력은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다.

 

김 대표는 "제가 듣기로는 다른 업체는 하드웨어 만드는 것에 대해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은데 저희는 다이나믹셀을 계속 해 왔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 경쟁력이 있습니다. 또 기존에 호텔 서비스 로봇을 사용하셨던 분들과 사전에 얘기를 많이 하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대해 설명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수납 공간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노크나 하드 캐링(무거운 짐 운반) 등인데 이러한 부분들은 모두 현재의 호텔 로봇들이 확산이 안 되고 있는 이유인데 그 부분들을 저희는 집중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고객의 니즈(Needs) 만족이라는 마케팅의 원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서 일까? 로보티즈는 올해 호텔,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등에 100대 설치가 목표이고, 2024년까지 약 3000대 규모로 공급을 늘리며 로봇 서비스 상용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연내에 100대 운영을 원활하게 하게 되면 빠르게 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2 서비스 로봇 활용 실증사업’에도 로보티즈는 최종 선정되어 호텔에서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에 나섰으니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김 대표 역시 규모 있는 파트너들을 계속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로보티즈 마곡 본사 1층에 전시된 다양한 실내외 배송 로봇 모습

 

실내 배송 로봇, '규제' 해결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문제는 아니다.

 

로보티즈는 이러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집개미' 뿐만 아니라 실외 배송 로봇 '일개미'도 있다. '일개미'는 2019년 12월 자율주행 로봇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현재 강서구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행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로교통법 등 법규상 실외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도로나 보도 주행이 금지되어 있다. 조속한 규제 완화가 이루어져 보도 통행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요구사항이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법령 개정을 통한 보도 통행 허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사실 공공연히 알려진 내용이지만 로보티즈는 작년부터 미국에서 실외 배송 로봇 '일개미'를 현지 파트너와 테스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개발 직원들이 파견되어 테스트 현장에서 대응해왔다. 미국은 국내보다 규제가 덜 하지만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미국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김 대표는 일개미 제품은 미국에서 테스트 하고 있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규제 문제도 그렇지만 시장 규모나 큰 파트너를 만날 경우 성공 가능성이 국내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규제가 해결돼야 되는 것은 맞지만, 제가 보기에는 국내에서 규제가 없다고 실외 배송 로봇 시장이 크게 뻗어 나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이전에 해결해야 될 기술적 난제들도 있고, 유통이나 사업자들간의 협업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해결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릴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규제 해결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실외 배송 로봇은 국내보다 해외에 주력하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가 건물 구조 문제입니다.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사실상 실내외를 겸용해야 합니다.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의 경우 물품 배송을 살고 있는 층의 집 문 앞까지가 아닌 1층 현관 앞에 물건을 놓고 간다는 것이 말이 안 됩니다. 그러한 것을 용인해 주는 아파트를 찾기 어렵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는 미국은 아파트에 사는 인구가 많지 않다보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일이 별로 없어 국내보다 먼저 적용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지 파트너가 요구하는 기능들이 워낙 까다로운 것이 많아 내년까지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로보티즈 배송 로봇의 가장 큰 차별화는 '팔을 이용한다'는 것으로 문을 노크하거나 물건을 집을 수 있다.

 

로보티즈 배송 로봇의 가장 큰 차별화는 '팔을 이용한다'는 것과 '로봇 호출이 가능하다'는 것

 

국내에도 LG, KT, 현대로보틱스, 배달의 민족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롯해 중국산 서빙 로봇들이 서비스 되고 있는데 로보티즈만의 차별점이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다.

 

관련해 김 대표는 "실내는 국내에서도 식당 등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저희만의 차별점과 특징을 잘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제품만의 차별점은 첫 번째로는 팔을 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문을 노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사용자가 직접 로봇을 호출, 조작 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자에게 식당에서 서빙 로봇으로 서비스를 받으면서 로봇을 호출해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기억이 없었다. 김 대표는 이것을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기능을 파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이유는 단순했다. 중국과 경쟁해야 되는데 그들이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면 결국 가격이 더 저렴한 사람이 이길텐데 중국산 제품보다 더 저렴하게 맞출 자신이 없다 보니 차별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근 300억 규모 재원 조달...시설 투자, 연구개발비, 자재 구매 등에 사용 예정

 

현재 로보티즈 서빙 로봇 제품은 보증료 없이 매월 구독 모델로만 판매하고 있다. 단순 판매는 사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번에 회사가 300억원이라는 큰 자금을 조달한 것도 구독 서비스에 따른 대응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로보티즈는 CB(전환사채)와 전환우선주(CPS)를 합해 총 3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2차 60억원, 3차 1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50억원 규모의 전환 우선주는 지난 27일 발행하였다. 회사는 CB와 CPS로 조달한 자금을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비, 부자재 구매 등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회사에 유보금은 많이 있지만, 자체적으로 배송 로봇 사업을 하려다 보니 자금을 충분히 비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다 최근 금리인상이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았을 때 자금 시장이 1~2년 정도 굉장히 어려울 것 같아 일단 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가 하드웨어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집개미 같은 실내 배송 로봇의 경우 제품을 일단 설치해 주고 매월 구독료를 받는 사업 구조다 보니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속기 같은 경우 이미 올해 주문이 모두 마감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산량을 많이 늘리려면 장비나 인력 등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감속기와 액츄에이터의 주문 수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호텔 분야 안정화 되면 식당 분야로 로봇사업 확장

 

회사가 현재는 호텔 분야에 주력하고 있지만 호텔이 안정화되고 나면 호텔과 연계해 식당으로 배송 로봇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을 펼치는데 중소기업으로서의 장애도 있다.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김 대표는 로봇 분야에서는 로보티즈를 잘 알고 있지만 일반 호텔에서는 로보티즈를 잘 모르다 보니 회사에 대한 네임밸류가 없다는 것이 어렵다며, 엘지나 삼성 같은 대기업도 이 분야에서만큼은 어려운 시장이라고 했다.

 

 

 

▲지난 6월 8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외부 행보로 로보티즈를 방문했다.

 

지난 6월 8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외부 행보로 로보티즈를 방문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한 총리는 이날 “대통령께서 반도체, AI, SW, 로봇 등 첨단산업의 세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고, 특히 첨단산업 분야 인력양성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규제혁신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총리실, 관계부처가 기업, 연구소, 학계와 함께 힘을 합쳐 전쟁하듯이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혁신해 나갈 것이다”라며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안전성 확인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규제샌드박스 승인 부가조건 완화와 법령개정을 통한 보도통행 허용 등 규제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이후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김 대표는 그날 이후 규제 부분에 대한 움직임이 조금 더 활발해진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1층에 있던 실내 배송로봇 집개미가 6층까지 음료와 다과를 준비해 와서 문 앞에서 노크를 했다. 전송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니 짐이 들어 있는 칸이 열렸다. 로보티즈가 자체 개발한 실내 자율주행로봇 ‘집개미’는 국내 최초로 ‘로봇 팔’이 장착돼 물품 배송 외에도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나 객실 문을 두드리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

 

 

 

▲로보티즈 5층에 마련된 실외 배송로봇 테스트 베드 모습. 신호등을 비롯해 도로 환경을 그대로 재현했다.

 

반도체 수급 문제, 로봇 분야까지 타격...대책 필요

 

한동안 실내 배송 로봇의 경우 엘리베이터와의 연동 문제가 시장 활성화의 장애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궁금했다. 김 대표는 연동문제는 크게 없다면서 현재는 연동이 되는데는 로봇이 자율적으로 운행하고, 연동되지 않은 곳에서는 로봇이 그냥 층 버튼을 누르고 가는 형태로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완전히 엘리베이터를 누르지 않고도 로봇이 목적지를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반도체 이슈가 있어서 성능 높은 PC를 넣기가 어렵다고 했다. 반도체 문제가 로봇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수급 문제는 예전 요소수 같은 제품보다 기업들의 문제다 보니 충격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크다고 보는데 사회적인 문제로 제대로 다뤄주지 않는 게 이상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액추에이터 같은 경우 올해 수출 물량을 2월 초에 마감했는데 반도체 문제만 없으면 올해 관련 매출이 두 세배는 더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예 시장에서 구매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원래 구입하던 가격에서 몇 배가 아니라 몇 십 배를 주고라도 구매하는데 그것도 없습니다. 지금 분위기는 대기업들은 재고량이 높아진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국제 정세와 탈세계화 문제에 대해서 정부에서 더 신경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급이 않되어 제품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니...반도체 문제는 자동차 산업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 로봇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반도체 문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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