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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EC 2025 참관기] 러쥐 로봇, 인간형 로봇 대량 생산의 문을 열다

로봇신문사 2025. 5. 2. 11:49

 

 

 

▲ 고경철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

 

지난 4월 25일~26일 중국 상하이 안팅(安亭)에 위치한 ‘상하이자동차전시센터’에서 열린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생태대회(CHREC 2025)'에서 LEJU 로봇(러쥐 로봇, 乐聚机器人) 창업자 렁샤오쿤(冷晓琨)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과 산업적 탐색’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인간형 로봇의 산업적 전환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인상 깊은 자리였다.

 

LEJU 로봇은 2016년 중국 선전에서 설립된 회사로,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인간형 로봇 개발에 집중해 왔다. 초창기부터 “인간 기술을 로봇에 이식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대규모 학습과 반복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제품을 발전시켜 왔다. 2024년에는 1.7m 키의 산업용 인간형 로봇 100대를 납품 완료했으며, 2025년 1분기까지 300대를 생산해 인도했다. 렁샤오쿤 창업자 겸 대표는 “현재 수요가 지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인간형 로봇이 본격적인 산업화 궤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LEJU 로봇은 기술력 뿐만 아니라, 화웨이, 남방컴퓨터 등과 협력해 ‘두려움 없는 AI상’을 수상하는 등 학술적·산업적 성취를 모두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스페인 MWC에서 화웨이와 함께 5G 기반 산업용 로봇 솔루션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LEJU 로봇의 회사발전사

 

렁 대표는 강연에서 인간형 로봇의 대량 제조를 가능하게 한 3가지 핵심 전략을 공개했다.

 

첫째, 운동 제어 아키텍처의 진화다. LEJU는 초기부터 전통적인 모터 제어(Motor Background Control)를 고수해 왔다. 이는 공장과 같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높은 정밀도와 일관성을 만족시키는 데 유리하다. 이후 강화학습(RL) 기술을 접목하며 자유도 높은 행동을 추가했고,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제어(모터제어+RL)를 통해 인간 유사성 향상을 달성했다.

 

 

 

▲ LEJU로봇이 제시한 휴머노이드 지능 구조

 

둘째, ‘기술 이전(skill transfer)’ 전략이다. 인간 작업 데이터를 수집해, 대형 모델(LLM) 기반 지능을 구현하고, 이를 로봇에게 이식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초기에는 ‘블랙박스’와 같았던 이 과정이, 최근 거대 지능 모델(Giant Intelligence)의 발달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셋째, 산업적 적용을 위한 로봇 훈련장 구축이다. 공장 작업을 모사하는 로봇 훈련장을 설치해,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스킬을 데이터화하고 훈련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렁 대표는 이를 “인간형 로봇 직업학교”라고 표현하며, 2026년에는 본격적으로 산업 현장에 인간형 로봇이 대량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렁 대표는 인간형 로봇의 시장을 3가지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1단계는 과학 연구 및 전시용 시장으로, 플랫폼화와 연결성 확보가 핵심이다. LEJU는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과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2단계는 산업 현장용 시장으로, 현재 LEJU가 집중하는 시장이다. 공장 자동화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인간형 로봇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특히 단순 반복 작업이나 상자 이동과 같은 작업에서 인간 대비 60~70% 효율을 달성하고 있다고 한다. 가정용은 3단계 시장으로, 아직 시간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보았다. 렁 대표는 기술적으로는 3~5년 내 가능하지만, 사회적 문제(안전성, 윤리, 인증 등)를 고려하면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 LEJU 로봇의 휴머노이드 개발 현황

 

이번 강연의 마지막 부분인 “산업의 본질적 변곡점: 뇌-기계 통합” 주제는 특히 인상 깊었다. 렁 대표는 “현재의 인간형 로봇 붐은 단순한 로봇 분야를 넘어, 컴퓨터 과학(AI)과 제조 기계 공학의 대통합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혁신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조직 문화와 리더십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LEJU 로봇은 ‘로봇 훈련장’을 중심으로 대뇌(지능팀)와 소뇌(제어팀)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조직 모델을 실험 중이다. 이러한 시도는 향후 지능형 산업 구조를 선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그는 결론부에서 “인간형 로봇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선언했다. LEJU 로봇은 대규모 제조에 성공하며, 인간형 로봇 산업화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진정한 로봇 시장의 폭발은 앞으로 5~10년후가 될 것으로 그는 내다 보았으며, 오늘 우리가 준비하는 만큼, 로봇의 새로운 미래는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며 강연을 마쳤다.

 

이번 CHREC 20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기업들이 인간형 로봇이 제조 산업의 미래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이미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되고 있으며, “상업적 선순환 구조와 사회 전체의 인식 전환만이 우리에게 남은 숙제다“라는 그의 자신에 찬 어조가 인상적인 강연이었다고 평가된다.

 

고경철 kckoh@koh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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