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준석 박사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자동차 공장에서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고, 유비테크의 워커s가 조립라인에서 제품을 검사하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보았다. 미국과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의 수준이다. 또한, 미 국무부 의뢰로 작성된 ‘글래스 스톤’ 보고서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의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은 피할 수 없는 방향이 되었고, 어쩌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우리 일상으로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기술력도 결코 미국과 중국에 뒤지지 않았다. 2015년 DRC(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리나라 휴보가 우승할 정도로, 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였다. 그 후, 우리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미국과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으며 지금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로봇 강국인 일본과 독일도 휴머노이드 로봇에 있어서는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어떻게 휴머노이드 강국이 되었을까?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른 제조용 또는 서비스용 로봇과 달리,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지 않는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활용성은 매우 뛰어나다. 또한 인간을 중심으로 구성된 제조, 서비스 현장에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도구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심의 중심이 된 요인에는 테슬라의 역할이 컸다. 2022년, 일론 머스크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어 2만달러에 공급하겠다고 한 것이 지금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후, 테슬라에서 옵티머스 Gen1과 Gen2가 순차적으로 공개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테슬라는 올해 말 Gen3를 내놓을 예정이며, 이를 2025년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결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격 및 양산 가능성이 관심을 증가시킨 것이다. 이와 더불어,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 저출산·고령화로 대표되는 사회구조의 변화도 큰 요인이다.
테슬라뿐만 아니다. 오픈 AI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피규어(Figure) AI도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인 피규어 01과 02를 잇달아 선보이며, 휴머노이드 로봇 전쟁에 가세했다. 아틀라스로 대표되는 보스톤 다이나믹스에서도 전기구동식 휴머노이드인 올 뉴 아틀라스를 선보이며, 과거 휴머노이드 강자 자리를 되찾으려 노력 중이다. 중국의 성장은 더 괄목할 만하다. 유니트리에서는 최근 H1에 이어 G1을 선보였다. 유니트리 G1은 1만 6천달러에 공급하고 있어, 가격 측면에서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움직임도 여느 휴머노이드 로봇과 비견할 만하다. 이외에도 생추어리AI, 앱트로닉, 1X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기업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도요타 공장에 자사의 바퀴 구동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위안거리이다. 몇 몇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일부는 앞서가는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비견되기도 한다. 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지속하지 못하고, 경쟁사들과 기술, 생산성, 시장 장악력, 발전 가능성 등에서 뒤지고 있을까? 제1의 요인은 미래를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하여 기술력을 갖춘 로봇 기업이 커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장기적인 정부의 지원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이라도 늦은 것은 아니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그리고 로봇 기술이 미래 먹거리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가트너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 for Artificial Intelligence) 2024’를 발표했다. 처음으로 임바디드 인공지능(Embodied AI:물리AI 또는 체화AI)가 포함되었다. 임바디드 AI의 대표는 당연히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임바디드 AI가 앞으로 2~5년 이내에 폭발적인 성장과 투자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전유물로 생각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전쟁에 지금 뛰어들어야 한다. 우리 손으로 개발할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 및 서비스 현장에서 활약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이준석 ssesera@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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