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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마이크로 로봇 물류센터가 뜬다

로봇신문사 2020. 5. 27. 09:49
 
▲ 오토스토어의 마이크로 물류 센터 개념도(이미지=오토스토어)

신종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온라인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자로부터 가까운 곳에 로봇 물류 센터나 마이크로 물류 센터(micro-fulfillment center)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할 전망이다. 또 지역에 기반을 둔 소형 마트들이나 체인점들이 아마존, 월마트와 같은 대형 소매 유통사업자와 경쟁하고, 온라인 주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상품 진열 공간이나 창고를 로봇 물류 센터(또는 마이크로 물류 센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놀로지 분야 전문 저널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여러 도시들이 장기간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생존 위기에 몰린 대형 유통업체들과 소형 유통사업자들이 생존 차원에서 온라인 주문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로봇 물류 센터 구축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자난해 처음으로 마이크로 물류센터를 구축한 여성 런제리 전문 온라인 유통업체인 ‘어도어 미(Adore Me)’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창업한 어도어 미는 미국 최대 란제리 회사인 빅토리아스 시크릿(Victoria’s Secret)과 경쟁하고 있는데, 그동안 제3자 물류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도어 미는 마이크로 물류 센터 구축업체인 ‘오토스토어(AutoStore)’의 시스템을 활용해 지난해 뉴저지주 세카우커스에 처음으로 로봇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마이크로 물류 센터는 집 크기만한 백색 박스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총 73대의 로봇들이 격자 무늬의 창고 공간을 이동하면서 상품을 피킹해 상자에 싣고 밖으로 나온다. 이들 로봇은 하루에 2만건의 온라인 주문을 소화한다.

 

많은 소매유통업체들이 어도어 미와 같은 소규모의 자동화된 물류 창고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로봇의 도입을 통해 고객 주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게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앞으로 소형 유통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소형 로봇 물류센터 도입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토스토어‘ 같은 소형 로봇 물류센터 구축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그동안 3자 물류에 의존했던 소규모 소매 유통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 유통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유통업체들은 과거 교외에 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하던 방식에서 소비자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마이크로 물류센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로봇 물류창고시스템은 더 컴팩트해졌으며, 모듈러 방식으로 변화했다. 소매 유통업체들은 자신의 사업 목적과 가용한 공간에 맞춰 소형의 자동화된 로봇 물류센터를 여러 장소에 분산해 구축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바로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피킹해 고객들에게 당일(심지어 2시간 이내)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춰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상무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 부문의 매출 실적은 전년 대비 15.4% 하락했다. 지난 1992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많은 사람들이 집안에 머물면서 많은 숫자의 물리적인 유통 매장들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전자 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이상 주문이 늘었다.

매킨지가 지난달 식료품업계 고객들에게 보낸 레터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이 700%까지 수직 상승했다. 일주일 단위로 수퍼마켓을 방문했던 미국 소비자들이 집에서 온라인 주문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소매상점들은 온라인 고객들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 진열 공간을 상품 저장공간이나 배송 창고로 전환하고 있다.

로봇 핸드 및 그리피 전문업체인 라이트 핸드 로보틱스의 '빈스 마티넬리(Vince Martinelli)' CEO는 MIT 테크놀로지스 리뷰에 “e-커머스 시장이 5년은 앞서 점프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 주문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수천명의 임시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사람을 투입하는것은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평균적인 점포에 적합한 로봇 물류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캐나다 애타보틱스(Attabotics)의 스콧 그래블(Scott Gravelle) CEO는 “자동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로봇의 활용은 생존 전략의 하나로 분명하게 자리잡고 있다. 바닥청소 로봇과 상품 운반 로봇을 공급하고 있는 브레인 코프(Brain corp)는 지난 4월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 이상 자사 로봇의 이용 시간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의 로봇은 하루에 총 8천 시간을 작업하고 있는데 이는 1000명의 작업 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바닥 청소 로봇은 보통 심야 시간에 활용되는데 신종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에는 늘어난 시간의 3분의 2가 낮시간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용 내비게이션 스마트 센서 공급업체인 ‘이너시얼 센스(Inertial Sense)’도 이미 2건의 대형 주문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영국의 여러 대형 수퍼마켓들은 오카도 테크놀로지(Ocado Technology)의 물류 로봇 창고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오카도 테크놀로지가 구축한 대형 물류창고에선 3천대 이상의 로봇이 동작하고 있는데 중앙 인공지능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이 인공지능은 전체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수천개의 패러미터 값들을 지속적으로 조정한다.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 사람이 제어하는 것은 아주 힘들다.

인공지능은 물리적인 공간의 모든 움직임을 미러링한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로봇창고의 운영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물리적인 공간과 디지털 트윈이 동기화에 실패하면(가령 상품이 떨어지거나 로봇 바퀴가 불안정해지는 것) 인공지능에 경고를 보낸다. 시뮬레이션 환경은 인공지능이 온라인 주문의 변화 상황에 맞게 변화하도록 권고하기도 한다.

오카도는 최근 소규모 유통 사업체들의 온라인 주문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들에게 신속하게 제품을 배송할 수 있는 ‘오카도 줌(Ocado Zoom)’ 서비스를 런칭했다. 런던에서 운영에 들어간 오카도 줌은 소형 물류 창고로부터 상품을 고객들에게 1시간안에 배송하겠다는 목표하에 서비스에 들어갔다.

미국 월마트도 초고속 배송(익스프레스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2시간안에 상품을 배송한다.

월마트는 지난 3월에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점포들에서 이 서비스를 테스트했는데, 지난 4월 16일부터 미국 전역 100개 점포에 도입했다. 앞으로 2000여개 점포에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초고속 배송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선 시외에 있는 대형 물류센터가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물류창고에서 제품을 출고해 배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월마트는 지난해 말 130개 점포에 관련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밀리초(millisecone) 단위로 상품 재고를 파악할 수 있으며 배송 속도, 배송 비용 등 수백만 가지 변수를 고려해 고객들이 온라인 주문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을 제안한다. 월마트는 단 2주만에 점포로부터 바로 제품을 출하하는 서비스를 2400여 점포에 도입했다.

   
▲ 애타보틱스의 마이크로 물류 센터(사진=애타보틱스)

애타보틱스는 소형 유통사업자를 위한 마이크로 물류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소형 유통 사업자들은 애타보틱스의 시스템을 활용해 내 저장공간이나 매장 쇼핑공간을 오토스토어(AutoStore) 스타일의 로봇 물류센터로 전환할 수 있다. 오토스토어의 로봇이 세탁기만한 크기인데 반해 애타보틱스의 로봇은 더 소형으로 로봇 물류 창고를 상하 좌우로 이동하면서 물건을 피킹한다.

애타보틱스의 로봇 물류센터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객들의 온라인 주문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상품 재고의 위치를 결정한다. 소비자의 구매 행동이 바뀌면 재고의 위치가 바로 변화된다. 애타보틱스는 350 평방피트(33평방미터)부터 최대 61만 평방피트까지 고객의 상황에 맞게 로봇 물류센터를 만들어줄수 있다고 밝혔다.이 회사는 미국 대형 유통체인인 노르드스트롬(Nordstrom)에도 마이크로 물류센터 시스템을 공급했다.

코로나 유행이후 봉쇄조치를 완화하는 도시들이 증가하면서 많은 점포들이 평상으로 복귀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라이트 핸드 로보틱스의 마티넬리 CEO는 “건물내에 적은 사람만 허용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다 가치가 높은 일에 전념해야 한다”며 로봇 자동화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많은 로봇 물류센터에서 사람들이 여전히 로봇이 앞으로 가져온 상자에서 물건을 피킹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단순한 작업은 모두 로봇이 하는 것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카도 테크놀로지도 현재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장에 필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원할수 있는 피킹 작업용 로봇팔을 테스트하고 있다.

 

   
▲ 일본의 사업장에서 라이트핸드 로보틱스의 로봇 피킹 시스템과 인간간 협동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매산업의 로봇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보스턴의 '플랫 리테일 인스티튜트'의 스티븐 키스 플랫 이사는 “자동화에 대한 소매업체들의 투자가 광범위한 동인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사업자들을 위한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의 로봇 물류 솔루션은 없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로봇 자동화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인하우스(in-house) 방식 기술이나 레거시 프로세스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자동화에 걸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효과가 나타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