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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EPFL, 전천후 생체 영감 로봇 'GOAT' 개발

로봇신문사 2025. 3. 4. 15:49

 

▲EPFL 연구팀이 주변 환경에 맞게 자신의 모양을 변형시킬수 있는 생체 영감 로봇 ‘고트'를 개발했다.(사진=EPFL)

 

스위스 EPFL 연구팀이 주변 환경에 맞게 자신의 모양을 바꿔 이동할 수 있는 생체 영감 로봇 ‘고트(GOAT·Good Over All Terrain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EPFL 크리에이트 랩(CREATE Lab) 연구팀에 따르면, 수직에 가까운 바위 표면을 아슬아슬하게 움직이는 산양, 몸을 공 형태의 보호갑 모양으로 만들어 굴러가는 아르마딜로 등 자연계에 있는 여러 동물들은 환경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 이에 반해 특정 목표에 도달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자율 로봇은 미리 정해진 경로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더라도, 물리적 및 계산적으로 상당히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조시 휴즈(Josie Hughes) 등 크리에이트 랩 연구팀은 주변 환경에 적응해 바로 형태를 바꿀수 있는 동물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환경 및 지형에 맞게 즉석에서 모양을 바꾸고 능숙하게 험한 지형을 횡단할 수 있는 로봇 '고트'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로봇의 이동과 제어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유연하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난 디자인 덕분에 고트는 움직일 때 평평한 '로버' 모드와 '구형(sphere) 모드' 중에서 자연스럽게 변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팔다리나 부속물이 있는 기존 로봇보다 에너지를 덜 소비하면서 운전, 롤링, 수영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전문 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논문 제목:Robotic locomotion through active and passive morphological adaptation in extreme outdoor environments)

 

조시 휴즈는 "대부분 로봇이 A에서 B까지의 최단 경로를 계산하는데 반해 고트는 이동 경로뿐 아니라 이동 방식(모드)도 고려한다. 예를 들어, 고트는 개울을 만나면 개울 주변을 돌아가는 대신 직선으로 헤엄칠 수 있다. 경로에 언덕이 많이 있으면 볼처럼 내리막길을 굴러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한다. 구르는 것이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로버’ 모드로 전환해 드라이빙 방식으로 이동할수 있다"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트 랩 연구팀은 이 로봇을 디자인하기 위해 거미, 캥거루, 바퀴벌레, 문어 등 동물의 왕국 전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팀의 생체 영감 접근 방식은 경직된 몸의 상태를 유지하는 대신,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적응하는 고도로 순응적인 디자인 방식으로 이어졌다.

 

이 로봇의 단순한 프레임은 두 개의 교차하는 '탄성 섬유 유리 막대'와 네 개의 모터가 달린 '테 없는 바퀴'로 만들어졌다. 두 개의 윈치 구동(winch-driven) 케이블은 프레임의 구성을 변경하여 공 모양으로 단단히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중앙에 매달린 최대 2kg의 페이로드에는 배터리, 온보드 컴퓨터 및 센서가 들어있다. 이 패이로드는 고슴도치가 아랫배를 보호하는 것처럼 구형 모드에서도 잘 보호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트는 최소한의 감지 장비로 주변을 탐색할 수 있다. 카메라를 탑재하지 않더라도 인공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로봇의 방향을 측정하는 장치인 ‘관성측정장치’만 있으면 주변 탐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사과정 학생인 막스 폴진(Max Polzin)은 "극한 지형을 탐색하는 대부분의 로봇에는 각 모터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센서가 많이 탑재돼 있지만, 고트는 자체적인 '컴플라이언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감지 센서가 필요하지 않다. 환경에 대한 지식이 매우 제한적일지라도 환경을 활용해 가장 적합한 경로, 즉 저항이 적은 경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로봇 기술이 향후 환경 모니터링, 재난 대응, 외계 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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