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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휴머노이드 로봇]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위한 4가지 조건

로봇신문사 2025. 3. 4. 15:15

 

 

 

▲ 송기영 홀리데이로보틱스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와 미래' 콘퍼런스에서 “휴머노이드 산업화는 학습·성능·안전·가격의 네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전승민 기자)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의 최대 관건은 ‘상용화’다. 이미 걷고, 달리고, 공중제비까지 도는 휴머노이드를 보는 일이 어렵지 않지만, 막상 현실에서 일을 시키려고 보면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가능해질까.

 

여기에 대한 해법을 국내 휴머노이드 기업 ‘홀리데이로보틱스’ 송기영 대표가 내놨다. 송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와 미래' 콘퍼런스 강연에서 “휴머노이드 산업화의 성공은 모두 네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최근 국내 휴머노이드 기업 중 주목받는 곳 중 하나다. 송 대표는 인공지능(AI) 벤처기업 '수아랩(SUALAB)'을 창업, 시각처리 AI 분야의 선두주자인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Cognex)’에 2300억원에 매각시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후 송 대표는 홀리데이로보틱스를 2024년 4월 창업했다. 그리고 불과 출범 4개월 만에 다시금 시드 펀딩 라운드에서 1300만달러(약 190억원)의 투자 자금을 확보해 보여 첨단 기술 상용화 전문가로서 역량을 크게 인정받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공 조건을 학습, 성능, 안전, 가격의 4가지 테마로 나누어 설명했다. 가장 먼저 ‘학습’이란 로봇의 ‘제어’를 뜻한다. 로봇을 제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사람이 로봇의 동작 순서를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수학적 알고리듬을 통해 제어하는 전통적 방식, 그리고 스스로 동작 패턴을 익히도록 하는 ‘AI 방식’으로 나뉜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전통적 방식은 일단 제어방법을 확보한 경우 확실한 성능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AI 방식은 다시 ‘원격조종 기반 모방학습’과 ‘로봇파운데이션 모델’, 그리고 ‘시뮬레이션 기반 강화학습’으로 나뉜다. 원격조종 기반 모방학습 방법은 간단히 말해 사람의 행동을 데이터로 만들어 로봇이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테슬라나 피규어가 이런 방법으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렇게 로봇을 학습시키려면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 이 과정에서 비용과 수고가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로봇파운데이션 모델은 챗GPT 등의 ‘대형언어모델(LLM)’ 학습 방법과 유사하다. 일반화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으며, 무엇보다 시각 데이터에 치중할 수 밖에 없어 학습 후에도 작업 능력의 향상을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시뮬레이션 기반 강화학습의 경우 학습에 필요한 실제 데이터가 매우 적다는 장점이 있다. 가상 세계에서 안전하게 학습해 로봇의 성능을 높이는 방법이다. 물론 시뮬레이션과 현실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많은 학습을 했어도 현실에서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경우 많다. 이 오차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송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드모델, 일명 ‘물리AI(Physical AI)’ 기반 시뮬레이터 기술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능’을 높이는 과정도 필수다. 이는 결국 작업 성공률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95%의 작업 성공률을 가진 주방용 그릇 운반 로봇을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일주일에 평균 5번 가정에서 식사하고, 식사 시 평균 8개 정도의 식기를 사용하며, 떨어뜨린 식기 중 절반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결국 일주일에 식기가 하나씩 깨져 나가게 된다. 이런 로봇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송 대표는 “진짜 상용화를 생각한다면 작업 성공률은 100%에 수렴해야 한다”며 “이를 높이기 위해선 고성능 촉각센서 등을 채용한 뛰어난 성능의 로봇 손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도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다. 송 대표는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이라며 “휴머노이드에게 칸막이로 전용 공간을 만들어 주고 일을 시키는 경우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실제로 휴머노이드의 안전성에 신경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했다.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전자적 제어방식’과 ‘기계적 안전방식’이다. 전자적 제어방식은 로봇이 주위 충격을 감지하면 스스로 멈추거나, 힘을 스스로 제어해 충돌 시 사람과 로봇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기계적 안전방식은 로봇을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거나, 가볍게 만들어 사고 발생 시 부상 위험을 크게 낮추는 방법이다. 송 대표는 “우리 회사의 경우 기계적 안전도 중시하고 있다”면서 “로봇의 동작 부위 무게를 2~3㎏대까지 낮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송 대표는 이날 마지막 조건인 ‘가격’에 대한 이야기도 준비했으나 발표 시간관계상 생략했다. 그는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이런 조건을 두루 적용해 안정적인 로봇을 개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와 미래' 콘퍼런스에서 강연 중인 송기영 홀리데이로보틱스 대표(사진=전승민 기자)

 

전승민 기자 enhanced@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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