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부품·소프트웨어

‘섬유 한 가닥’으로 인간 피부 감각 재현 성공

로봇신문사 2025. 2. 5. 17:24

 

로봇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가 인간과 같은 ‘감각’을 흉내 내는 일이다. 인간과 같은 섬세한 ‘감각’이 없어 인간 손재주를 대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늘어나는 섬유 형태’의 신개념 열전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의 피부 감각을 모사하는 시스템을을 구현할 수 있어 로봇 분야, 건강 모니터링 분야 등에서 두루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이태윤 교수팀이 고성능 무기 열전 소재인 ‘아이오딘화 구리(CuI, 구리와 아이오딘의 이온화합물)’ 나노 입자가 내장된 고성능 '신축성 섬유형 열전 소자(열을 전기로 바꾸는 소자)‘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웨어러블 전자 기기에서 온도, 인장, 압력을 독립적이면서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5일 밝혔다.

 

 

 

▲ 이태윤 연세대 교수팀은 인간의 피부 감각기를 모사한 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웨어러블 스마트 글러브를 통해 구현했다. (사진=연구재단)

 

최근 로봇 및 웨어러블 시스템, 의료용 측정기기 등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고성능 감각센서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유기 열전 소재 기반 소자는 열전 성능이 낮고, 무기 열전 소재 기반 소자는 유연성과 신축성이 부족해, 실제 환경에서 활용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태윤 교수팀은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폴리우레탄 섬유 내부에 아이오딘화 구리(CuI) 나노 입자를 밀도 있게 분포해 높은 유연성과 신축성, 그리고 우수한 열전 성능을 동시에 구현했다. 최대 835%까지 신축되면서도 203.6마이크로볼트퍼켈빈(µV/K)의 높은 제벡 계수(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전압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를 나타냈다. 기존 한계인 350% 신축성과 58µV/K의 제벡 계수를 크게 극복한 결과다. 연구진은 이같은 특성을 십분 이용해 다양한 자극을 감지하는 인간의 피부 감각을 모사한 ‘멀티모달 센서 시스템’의 구현에 성공했다.

 

이 교수팀은 이렇게 개발한 센서 시스템을 자체 제작한 ‘스마트 장갑’을 통해 확인했다. 이렇게 만든 장갑은 출력 전압, 전기 저항, 정전 용량과 같은 서로 다른 변수들의 변화를 측정하여 온도, 인장, 압력 변화를 독립적이면서도 동시에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해당 기술을 로봇분야에 적용할 경우 사람처럼 정밀한 감각기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의료 분야에 적용하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인간의 체온, 맥박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의료기술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윤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섬유 한 가닥으로 인간의 다양한 피부 감각을 재현하는 기술을 새롭게 제시했다”며 “이 기술은 향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개인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 및 비대면 스마트 의료기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025년 1월 2일 게재됐으며, 전면 표지(Front Cover)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글로벌 융합연구지원, 중견 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 이태윤 연세대 교수팀이 인간 촉각을 흉내낼 수 있는 새로운 감각센서를 개발했다. 해당 연구성과는 과학저널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사진=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전승민 기자 enhanced@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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