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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동남아시아의 더러운 농장 일에 발을 내딛다

로봇신문사 2024. 7. 8. 15:13

 

▲드론이 기름야자수 수확량을 모니터링 한다. (사진=SD거스리)

 

동남아의 대표적 3D(힘들고 더럽고 단순한) 일인 야자수 농장 작업에도 로봇자동화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재팬타임스는 지난달 29일 말레이시아가 무인항공기(드론)와 자율이동트럭으로 적은 수의 노동자만으로 높은 효율을 얻고 있다며 자동화 노력을 집중 조명했다. 말레이시아는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겪은 노동력 부족과, 그로 인한 손실 및 불법 노동자 고용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면 드론은 습한 말레이시아의 아침에 기름야자 나무 사이를 윙윙거리며 날면서 열매가 적당히 익었는지 확인한다. 자율주행 트럭들은 거대한 농장의 울퉁불퉁한 땅 위를 왔다갔다 하며 비료를 뿌리고 수확후 포장된 무거운 기름야자 열매 다발들을 사람대신 줍는다.

 

이 로봇들은 동남아 최고의 야자 재배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용유의 공급에 차질을 빚는 만성적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이 분야에서 가장 어렵고 더러운 일들을 떠맡아 주길 바라는 로봇들 가운데 일부다.

 

전 세계 비축량이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말레이시아가 기름야자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자동화를 추진할 이유는 충분하다.

 

정부 연계 회사인 SD 거스리(이전의 사임 다비 플랜테이션)의 그룹 매니징 디렉터인 모하매드 헬미 오스만 바샤는 산업계의 문제로 지적되는 규제와 남용으로 흐려진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대안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주요 업무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실제로 이 산업을 매우 높은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이 로봇화에 열성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다. 우리는 정말로 자동화에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그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그것을 사용하기 위한 직원들을 재교육하는데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을지라도, 로봇들을 완벽하게 만들고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규모로 배치하는 것은 수 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생산자들은 이를 추진하고 있다.

 

◆로봇 이용하면서 힘 약한 여성노동력 활용 가능해져

 

▲자율주행로봇트럭이 무거운 야자열매더미를 들어 올린다. (사진=SD거스리)

 

세계 제 2의 야자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의 농장 노동력은 팬데믹 기간 동안 공동화됐다. 국경 제한으로 인해 기업들이 크게 의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사상 최악의 노동자 부족 사태였으며 야자유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 산업은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손실을 입었다.

 

SD 거스리는 교훈을 얻었다. 가능한 한 살충제를 뿌리고 과일과 생산량을 관찰하는 것과 같은 수확하지 않는 일들에 기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업계는 평균적으로 한 명의 근로자가 8~10헥타르의 땅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이 회사는 자동화의 도움으로 근로자 1인당 약 17헥타르로 늘리기를 원한다.

 

모하매드 헬미 오스만 바샤는 로봇에 대한 회사의 투자는 연말까지 연구 개발(R&D)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1억 링깃(2120만 달러·약 293억원)에 이를 예정이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3~4년 새 연간 R&D 예산의 거의 30%가 이 계획에 사용될 것이다.

 

로봇들은 아직 완전히 자율적이지 않은데, 이것은 로봇들을 작동하고 제어할 숙련된 노동자들의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6층 건물만큼 높은 나무들로부터 잘 익은 과일 다발들을 안전하게 잘라내는 것과 같은 더 까다로운 작업들이 인간의 손에 남아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이미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이었던 노동력에 합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41세 여성인 스리 노르히다유 쿠세인은 말레이시아의 중부 주 슬랑오르에 있는 SD 거스리의 린아우강(Sungai Linau) 단지에서 여섯 명의 노동자 몫을 하는 살충제 살포 차량 운영자로 일한다.

 

그녀는 로봇들이 30kg짜리 야자열매를 들어 트럭에 싣는 것과 같은 등골 부러지는 작업들을 돕는다면서 “이제 일이 더 쉬워졌다. 이 기계들이 육체 노동의 필요성을 성공적으로 감소시켰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일을 남자들만 할 수 있었던 이전과는 더 이상 같지 않다”고 말했다.

 

여성은 이 회사의 기계 운영자 약 700명의 3%를 차지하고 있다. 모하매드 헬미 오스만 바샤는 회사가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로봇 자동화로 불법 노동력 남용 규제 압박도 해결

 

노동력 부족은 말레이시아 기업들에게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다. 부분적으로는 저숙련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엄격한 이민 규정으로 인해 인신매매가 조장되고 수천 명의 서류미비 근로자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노동력 남용에 대한 국제적인 정밀 조사는 말레이시아가 제조업, 건설업 및 농장을 포함한 여러 산업에 걸친 불법 노동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도록 압박했다.

 

SD 거스리는 2020년 2년 간 미국의 제품 수입 금지를 가져온 강제 노동 혐의에 직면했는데, 모하매드 헬미 오스만 바샤는 이것이 회사가 자동화를 모색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회정의에 초점을 맞춘 말레이시아 소재 비정부기구 ‘노스 사우스 이니셔티브’의 아드리안 페레이라 상무는 “자동화는 전략적으로 출시된다면 노동자들의 생계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 연계 기업들이 앞장서서 이 부문이 곧 강제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SD 거스리, 말레이시아 최초로 로봇개발 전담 R&D 시설 설립

 

SD 거스리는 말레이시아 최초로 로봇 개발을 전담하는 연구시설을 설립한 플랜테이션 기업이다. 골든 애그리리소스와 IOI 같은 다른 기름야자 재배 대기업들도 기계화와 인공지능(AI)에 투자해 초콜릿부터 비누에서 연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사용되는 야자유를 수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적으로 로봇들에 의해 운영되는 농장은 아주 이른 시기에 현실로 닥쳐오지는 않을 것이다. 로봇들이 언덕이 많은 지형을 스스로 탐색하거나 잘 익은 과일 다발을 정확하게 식별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들이 자동화 계획을 가로막고 있다.

 

이것은 평평한 들판에서 자라는 콩이나 유채와 같은 허리 높이의 열로 나뉜 평지에서 재배돼 농부들이 트랙터와 거대한 수확기로 수백 헥타르를 경작할 수 있는 것(미국의 경우)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슬랑오르에 위치한 이 회사의 로봇공학 연구소에서 시제품이 윙윙거리며 삐빼대는 가운데 이 회사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 아디티야 툴리는 여기서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기계화를 시작하면 생산 숫자가 증가하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는 그것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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