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특집]로봇기업 신년 계획 ① ㈜유진로봇

로봇신문사 2023. 1. 9. 10:43

 

로봇신문은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로봇기업 CEO를 만나 지난해 성과와 새해 계획 등을 들어보는 특집 코너 '신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첫번째 기업은 국내 대표적인 로봇 기업 ㈜유진로봇입니다. 유진로봇 박성주 대표를 지난 5일 인천 송도 사옥에서 만나

 

1988년 설립된 유진로봇은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해왔다. 청소로봇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용 로봇, 헬스케어 로봇과 같은 개인 서비스 로봇을 비롯해, 폭발물 탐지 로봇, 물류 로봇과 같은 전문 서비스 로봇, 3D 라이다ㆍSLAMㆍ내비게이션 등 부품까지 지난 35년간 개발한 로봇 제품만도 수십종에 이를만큼 국내 로봇산업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하지만 저가 중국산 청소로봇의 시장 잠식으로 인한 성장의 한계, 완구 로봇과 같은 비핵심사업으로의 사내 자원 분산은 위기의식을 가져왔고 이는 새로운 유진로봇 2.0 시대를 요구했다. 이 새로운 유진로봇 2.0 시대를 이끌고 있는 선봉장이 바로 박성주 대표다. 2021년 3월 새로이 대표를 맡아 내적으로는 기업 체질 개선,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룩해 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70% 이상 성장, 흑자 원년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달성했다. 이제는 단순 로봇 제품을 판매하는 완제품 업체가 아닌 로봇 솔루션 업체로의 변화해 성공했고,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또 다른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일 유진로봇 박성주 대표를 만나 지난해 성과와 계묘년 신년 계획을 들어 보았다.

 

 

 

▲유진로봇 박성주 대표가 지난 5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본지와 신년 인터뷰 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Q. 지난해 성과는 어땠는지요?

 

작년도 성과라면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유진로봇의 내실을 얼마나 다졌느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결과로 사업적 성과가 얼마나 났느냐, 세 번째는 올해 방향이기도 한데 어떤 유의미한 실적들이 있었느냐입니다.

 

먼저 내실 측면에서 보면 작년 신년 인터뷰 때 제가 제일 강조했던 게 비핵심 사업을 접고 본질 사업만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실제로 작년에 완구 사업을 포함한 비핵심 사업을 정리했고, 이에 따라 우리 경영진들도 부담도 줄고 집중도도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또 경영 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의사결정도 여러 데이터나 정보에 의해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하였고, 사업도 매월 세부 정보에 기반해 방향을 모니터링해 측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사업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비했습니다. 또 회계 시스템도 개선해서 시스템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모든 성과는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작년에 인력 채용이 많았습니다. 현재 170명 정도가 근무하는데 내부에서 상근하는 해외 인력도 5명 채용했습니다.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기업 문화도 바꾸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다보니 직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졌고 이러한 내실을 기반으로 사업 성과도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사업적으로도 제가 작년 초에 로봇신문과의 신년 인터뷰 때 전년 대비 매출 7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아직 결산 전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전년 대비 70% 이상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이며, 로봇 사업 규모로는 창사이래 최대 매출과 최대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외에도 유의미한 성과로는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하면서 실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유의미한 프로젝트 수주들이 있었다는 것 입니다. 올해 유럽과 북미에 지사나 파트너십 또는 사무소를 개설해야 할 것 같아 준비하려고 합니다.

 

 

 

▲올해 1월 5일 촬영한 인천 송도 유진로봇 본사 모습

 

Q. 올해 주요 사업계획과 매출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작년에 해외 고객을 발굴할 수 있었다는 게 큰 수확이었고 유의미한 성과도 있었기 때문에 올해에는 그쪽을 크게 확장하겠다는 게 핵심 계획입니다.

 

유진로봇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 정도 됩니다. 그래서 항상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가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최근 고환율 및 고이자, 고물가 영향에 기업들이 성장보다는 생존을 걱정하는 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론은 올해 생존 전략보다는 성장 전략을 펼치기로 했고 그래서 투자도 더 많이 할 계획입니다. 연구 인력도 20~30% 더 충원할 예정이고, 유럽과 북미 지역에 지사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늘어나는 고객을 지원하고 해외에 많은 파트너십을 구축할 생각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이러한 위기때 오히려 투자를 확대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도 회사가 도약하는데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업 전략과 사업 방향도 일부 수정할 계획입니다. 현재 매출 구조를 보면 전체 75% 정도가 로봇 SI사업, 25% 정도가 청소로봇 사업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진로봇은 로봇 제품 사업과 SI 사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회사입니다. 지금은 라이다, 고카트 사업을 주로 해 왔지만 이제는 시스템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SI사업부와 로봇사업부가 분리되어 있었지만 서로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두 사업부가 힘을 합쳐 프로젝트 수주도 성공했습니다. 향후 두 부서를 하나로 합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사업부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로봇을 따로 매니징 하는 것보다 한 업체에서 하게 되면 경쟁력도 있고 시스템 설계 때부터 물류까지 감안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이익적인 측면, 가격 경쟁력도 가질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시스템 사업으로 확장하고 같이 해외 진출을 하겠다는 게 사업 전략에서 큰 변화 중 하나입니다.

그 다음에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라 2월에 고객들과 미팅을 위해 출장가는데 해외 지사 설립 문제도 같이 고민하려고 합니다.

 

매출목표는 올해 전체적으로 경기가 둔화될 조짐도 있고, 따라서 청소로봇 사업은 수출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어 전체 성장률은 전년대비 20% 정도로 목표하고 있습니다.

 

Q. 올해 로봇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지요?

 

최근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리쇼어링(Reshoring) 또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하겠다는 것이 핵심 키워드입니다. 유럽 기업들도 아시아보다는 유럽 지역, 미국 기업들도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투자는 줄어들 것 같지만 무인화에 대한 필요성은 오히려 더 증가하고 있어 로봇 산업 전체를 놓고 보면 세계 시장은 분명히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올해 신제품 발표 계획이 있다면?

 

작년에 출시한 로봇화 패키지(Robotization package) 제품을 기반으로 맞춤형 자율이동로봇(Custom AMR)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빠르게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려고 합니다.

 

 

 

▲올해 본격 제품 출시를 앞두고 유진로봇 1층 전시장에서 한창 테스트를 진행중인 로봇화 패키지 제품 모습. 기존 AGV에 로봇화 패키지를 적용하면 AMR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작년에 회사가 로봇화 패키지 제품을 처음 개발했는데, 한 마디로 범용으로 바퀴 달린 제품에 로봇화 패키지를 설치하면 로봇이 될 수 있게 상징적으로 만들었고 내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쇼핑 카트에도 적용했습니다. 작년에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수주도 했는데, 결국 고객들은 이미 만들어진 정형화된 로봇을 구매하기 보다는 자기네 현장에 맞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보통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로봇화 패키지를 기반으로 커스텀 AMR을 만들게 되면 기구부터 부품까지 모두 범용화가 되어 있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1월에 본격적으로 출시하고, 2월에는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에 납품할 에정입니다. 경제적으로도 기존 AMR(자율이동로봇)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도 높고, 또 납품 관점에서도 빠르게 진행이 가능해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AGV(무인운반로봇)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저희 로봇화 패키지를 통해 AMR로 바꾸는데 비용은 새로 구입하는 비용 대비 20%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대형 마트나 쇼핑 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쇼핑 카트에도 로봇화 패키지 제품을 적용해 시험하고 있다.

 

Q. 내년부터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 계획이 실시되어 올해 관련 계획 수립이 진행될 것 같은데 여기에 담았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어떤것이 있을까요?

 

로봇 강국으로서 세계의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자본ㆍ인력ㆍ기술 유입, 주변 기술, 주변 제품, 서비스, SI 기술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저희가 작년에 해외 인력을 5명 채용했는데 해외 인력을 유입시키는 게 규제도 많고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규제를 풀어 국내외 자본부터 시작해 인력까지 쉽게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같은 것도 굉장히 중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국가마다 특히 선진국들은 지금 자국 보호 정책이 확산되고 있어 결국은 우리가 살려면 그들 국가에 같이 따라 나가 그곳에서 사업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 정책들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도 유럽과 미국에 올해 지사를 설립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현지 상황을 모르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사기를 당할 수도 있고 세금 문제도 복잡해 이런 것을 용이하게 누군가 지원해 주면 굉장히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진로봇이 개발한 3D 리이다 제품. 모델에 따라 감지거리가 5m에서 25m에 이른다.

Q. ‘G3 로봇 강국’ 달성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다면...

 

전통적 제조 강국이었던 한국의 제조산업 약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산업 강화방안으로 로봇기술의 제조업 활용방안이 강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를 '3대, 4대, 5대(?) 제조강국'이라고 항상 말하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정말 그러냐고 하면 아무도 장담을 못합니다. 개발된 로봇 기술을 빨리 제조업에 투입해서 제조업을 살리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우리나라가 서비스 산업이 강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인력난과 관련해서 국내 대학에 재학중인 외국 학생들이 졸업 후 자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한국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정착을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반대로 해외 우수 인력들이 한국에 들어와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해 보입니다.

 

 

 

▲유진로봇의 다양한 신제품인 3D 라이다, SLAM, 내비게이션, 세프티 제품을 배경으로 박성주 대표가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몇일 전 한 신문을 보니 국내 대학들이 자체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해외 학생을 선발해 데려 왔는데 문제는 졸업하고 나면 모두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여기 남아서 한국 산업에 기여할 수 있게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지원해 주는 정책들이 굉장히 아쉽다는 것입니다. 지난 연말에 회사도 해외에서 선발한 직원들과 간담회를 했었는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은행 계좌 개설을 하는데 자기 말을 안 믿어주고, 차를 구매해야 하는데 차를 살 수가 없다 보니 너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외국 근로자가 비자를 받으려면 굉장히 까다로워 회사에 그것을 전담해주는 인력이 별도로 있습니다. 미국의실리콘밸리가 성장한 배경에는 해외에서 인재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게 너무 어렵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해외에서 투자받는 기업이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삼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지만 해외 투자가 활성화 되어야 되는데 그런것도 쉽지 않고, 거꾸로 우리가 해외에 투자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Q.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 주신다면...

 

로봇은 혼자 개발하기도 어렵고, 개발을 한다고 사업화도 쉽지 않은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그래서 기업간, 산학연간 협력이 용이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들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정책이나 문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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