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학습한다"

로봇신문사 2025. 2. 27. 14:51

 

▲ 로봇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며 자신의 형태와 운동학을 학습할수 있다.(사진=컬럼비아대)

 

사람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춤추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로봇도 자신의 동작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동작을 학습할 수 있을까?

 

美 컬럼비아대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로봇은 카메라로 자신의 동작을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신체 구조와 동작 방법에 대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이 같은 능력을 갖춘 로봇은 스스로 행동을 계획하고, 자신의 몸에 생긴 손상도 극복할 수도 있다.

 

호드 립슨(Hod Lipson) 컬럼비아대 교수팀은 “사람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춤을 배우는 것처럼, 이제 로봇도 원본 비디오를 보고 운동학적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형성할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사람의 지속적인 프로그래밍 과정 없이도, 로봇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손상에 적응하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로봇은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움직이는 법을 먼저 배운다. 로봇이 가상 환경에서 동작을 배운후, 실제 세계로 나가 계속 학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립슨 교수는 “시뮬레이터가 보다 훌륭하고 현실에 가까울수록 로봇은 시뮬레이션에서 현실로 쉽게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훌륭한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것은 힘든 과정이며 보통 숙련된 엔지니어를 필요로 한다.

 

연구팀은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동작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로봇이 스스로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다. 립슨 교수는 “이같은 능력은 엔지니어링 노력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로봇이 마모, 손상, 적응 과정을 겪으면서 시뮬레이션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로봇이 2D카메라 1대로 자신의 3D 형상을 자율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발에는 세 가지 ‘두뇌 모방 AI시스템(심층신경망)’이 활용됐다. 이 시스템은 2D 비디오에서 3D 동작을 추론함으로써 로봇이 자신의 동작을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이 시스템은 로봇이 스스로 팔의 구부러짐 등 신체적인 변화를 식별하고, 시뮬레이션된 손상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동작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로봇이 이런 능력을 갖게 되면 다양한 실제 애플리케이션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로봇 청소기나 개인 비서 로봇이 가구에 부딪혀 팔이 구부러지더라도, 로봇이 자신을 관찰해 이동 방식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계속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가정용 로봇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할 필요도 없다.

 

제조 공정에도 이같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로봇 팔이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있다면,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로봇이 자신을 관찰함으로써 동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용접 작업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가동 중단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립슨 교수는 향후 로봇의 '회복 탄력성'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은 로봇을 계속 돌보고 고장난 부품을 수리하고 성능을 조정할 여유가 없다. 로봇이 진정으로 유용해지려면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셀프 모델링(self-modelling)’이 중요한 이유다”라고 했다.

 

립슨 교수팀은 10년 전,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높은 충실도의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에선 로봇이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카메라 1대의 짧은 비디오 클립만으로 자신의 종합적인 운동학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같은 새로운 능력을 “운동학적 자기 인식(Kinematic Self-Awareness)”이라고 칭했다.

 

립슨 교수는 “인간은 직관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인식할 수 있으며, 현실에서 행동을 취하기 전에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고 행동의 결과를 시각화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로봇에도 유사한 상상력을 불어넣고 싶다. 미래의 자신을 상상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없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학술 전문지인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 저널’에 발표했다.(논문 제목:Teaching robots to build simulations of themselves)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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