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생추어리 AI의 ‘피닉스’는 자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사진=생추어리 AI)
◆왜 지금 휴머노이드 열풍인가
최근 1~2년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어느 새 공상과학소설(SF) 속 얘기가 현실이 돼 연일 언론을 오르내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2족보행 휴머노이드 열기가 부쩍 뜨거워졌다. 인간 위주로 설계된 작업·생활 공간에서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로봇에 세계가 열광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즉, 기술 발전, 임금 인플레이션, 인구 고령화, 공급망 문제로 인한 현실적, 잠재적 수요가 발생했고 각국 정부와 산학연이 이에 충분히 부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첫째, ‘기술 발전’이라는 요인이다. 1973년 세계 최초의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와봇-1’ 등장 이래 하드웨어적 기술이 급성장했다. 2022년 생성형 AI모델 챗GPT 등장은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획기적 전환점이 됐다. 둘째, 3D 직종 기피 현상과 이에 따른 임금 인플레이션이 있다. 직원 임금 증가율이 기업 소득 증가율을 초과하기 시작하면서 휴머노이드가 강력한 대안이 되고 있다. 셋째, 선진국 중심으로 한 노령화 가속은 시설이나 가정내 돌봄 서비스와 생활 도우미 수급문제의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넷째, 코로나19 기간중 제시된 공급망 문제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휴머노이드 로봇 확산의 결정적 순간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최근 10년간 엄청나게 발전했다. 인간과 음성으로 대화하고 말을 알아듣고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등장했다. 특히 2000년 등장한 아시모, 2015년 개최된 세계재난로봇대회(DRC), 그리고 2022년 AI기술 챗GPT의 등장은 획기적 장면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1973년, 세계 최초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인 와봇-1 등장 ▲1996년, 혼다가 세계 첫 내장형 자율 휴머노이드 로봇 ‘P2’ 발표 ▲2000년 도요타가 예측 운동 제어가능한 자율보행 및 상호작용형 ‘아시모’ 발표 ▲2015년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 재난현장에서 활약할 최고 휴머노이드 로봇 뽑는 세계 재난로봇대회(DRC) 개최 ▲2018년 미중 무역분쟁 이후. 대 중국 보복 관세 부과 및 첨단 기술 공급 제한하며 자국생산주의 전환 계기 ▲2019~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각국 노동력 부족, 부품 공급망 위축 따른 공급망 확보 경쟁 가속 ▲2022년 10월,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의 첨단 AI칩 A100 및 H100의 대중 수출 금지. 이어 A800 및 H800 칩으로 확대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 발표로 인간의 말 알아듣고 대화하고 인식 및 판단하는 범용 휴머노이드 등장의 전기 마련 ▲2023년 미중 양국서 다양한 AI모델 등장 ▲2023년 11월 중국 정부가 범정부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 지원책 공식 채택. 2025년까지 글로벌 수준 완성품 제작. 2027년까지 자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파괴적 산업 혁명 가져올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망 구축 ▲2024년 3월, 미국서 창립 2년차인 혁신적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피규어 AI의 기술력에 미국 빅테크들 6억 7500만달러(약 9200억원) 투자 ▲2024년 8월, 중국 베이징 월드로봇컨퍼런스(WRC)에서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27개 모델 대거 출품
◆미·중, 민관 똘똘 뭉쳐서 휴머노이드 기술 전쟁
세계 양대강국 미국과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패권경쟁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이 산업이 AI SW, AI 반도체, 배터리, 모터, 정밀 기어 기술, 그리고 카메라, 라이다 등 첨단 센서기술들의 총합체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동차 산업에 버금가는 차세대 산업분야라는 의미다.
▶중국정부, 국가 총 동원령 수준의 강력한 정책 지원
중국 정부의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력 주도 및 총체적 지원의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차례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산업 육성 정책발표와 실천노력으로 잘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초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혁신 및 발전을 위한 지도의견(人形机器人创新发展指导意见)’을 공식 발표했다. 국가차원의 큰 그림과 함께 완성품 제조, 핵심 부품, 소프트웨어 등에서의 휴머노이드 로봇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해 ▲혁신시스템 조기 구축 ▲핵심 부품 공급 확보 ▲조속한 국제수준의 완성품 기술 확보▲양산 실현 ▲제반 분야에서의 시범 적용 ▲세계적 영향력을 갖춘 2~3개 생태형 전문기업과 다수의 전문 중기 육성 ▲2~3개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한다. 이어 2027년까지 세계 휴머노이드 선진국이 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가산업금융 협력 플랫폼을 활용한 선도 기업 상장 및 자금 조달 지원 및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참여 유도도 포함된다. 올해 3월 중국 정부 17개 부처는 산학연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 ‘로봇 응용 분야 혁신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미국, 정부 로봇구상에 더해 민간 빅테크 투자가들 큰 역할
미국은 미 과학재단(NSF)이 주관하는 연방정부 차원의 국가로봇구상(NRI)이라는 큰 틀 아래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친정인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위치한 보스턴, 카네기멜론대가 있는 피츠버그, 그리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하는 산학연 민간 로봇 생태계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다양한 민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도 로봇개발에 엄청난 힘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민간 분야의 큰 손들이 유망 기술을 가진 로봇업체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로봇 개발 스타트업인 피규어AI가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01’의 모습을 선보이자 설립 2년차인 이 회사 기술력을 보고 오픈AI, MS, 엔비디아, 아마존, 인텔 등이 1조원에 가까운 6억 7500만달러를 돈을 투자했다. 올 초부터 오픈AI와 협력해 온 피규어 휴머노이드 로봇엔 오픈AI와 MS의 AI 기술이 접목됐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전쟁과 아시모-휴보
▲지난 8월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세계 로봇 컨퍼런스’에는 무려 27종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해 전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중국이 세계적 휴머노이드 로봇 강국임을 만천하에 과시한 셈이다. 인해전술에 불과하다고 치부하기엔 똘똘한 모델들이 미국 뺨치게 많다. 이것이 반드시 지난해 11월 발표된 중국정부 휴머노이드 로봇 지원 정책 발표와 지원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하지만 그 지원책 전후의 단기 개발 성과가 허풍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전 베이징 세계 로봇 컨퍼런스를 둘러본 국내 로봇업계의 한 주요 인사가 “이번에 보니 중국이 우릴 완전히 뛰어넘었다”고 말했다는 전언은 중국의 객관적 위상을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 카이스트 연구팀은 세계 휴머노이드의 아이콘 ‘아시모’(2000)가 등장하자 단 3년 만에 그에 뒤지지 않는 휴보를 개발했다. 이어 2015년, 휴보팀은 후쿠시마 원전 재난현장 같은 곳에 투입될 세계 최고 휴머노이드 경연대회(DRC)에서 우승하며 전세계에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후 전세계가 달라 붙어 휴머노이드 기술을 개발에 열올리기 시작했다. 2등이었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팀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상품화 단계에 와 있는 대표 사례다. DRC로부터 5년쯤 지난 2020년 전후로 그러한 노력의 성과가 잇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중국, 영국, 홍콩, 심지어 캐나다와 노르웨이에서도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도 여기서 자극받고 영감받아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후 세계적 휴머노이드들과 대등하게 견줄 경쟁력있는 모델이 아직 없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아시모를 소환하는 것은 너무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교훈을 얻기에는 충분하다. 혼다는 2018년 아시모의 모든 개발과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8년만이다. 그동안 개발된 기술을 사용해 보다 실용적 응용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아시모는 이제 퇴역해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도쿄의 ‘일본 과학미래관’에 전시돼 있다. 이후 일본에서 관심을 끌 만한 세계적 휴머노이드가 화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세계 3대 로봇강국 일본은 이제 넥스트 빅씽인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중국을 추격하는 처지가 됐다. 이대로라면 우리도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나 가전품처럼 각 가정의 필수품 도우미가 될 시점에 중국산을 쓰게 될지 모른다는 불쾌한 생각이 든다. AI SW, AI칩, 배터리, 모터, 기어, 첨단 센서, 소재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되고 조정돼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한 강력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나올 때도 됐다.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큰 물결
'로봇’이란 단어가 처음 사용된 체코소설 ‘로섬의 유니버설 로봇(R.U.R.)’ 속 휴머노이드들은 ‘밀과 의복, 그밖의 모든 것’을 생산하는 제조로봇으로 묘사된다. 101년 만인 2021년 미국 애질리티 로보틱스가 현장에 투입한 휴머노이드(디지트)는 아마존 창고에서 물품을 나르기 시작했다. 이 때만 해도 현실의 휴머노이드가 물리적인 단순 반복 작업 이상의 영역에서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휴머노이드들은 최신 AI 기술 접목을 통해 점점 더 정교해지고 더 똑똑해지고 있다. 자동차 공장에서 조립작업을 수행하는가 하면 어떤 로봇은 AI의 힘을 빌어 인간과 음성으로 소통하고 인간의 요청을 이해해 수행하는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피규어 AI의 피규어 02나 테슬라의 최신 발표작 휴머노이드 버전처럼 인간 요청에 따라 과일을 집어주고 설명하고, 음료가 담긴 컵을 가족들에게 나눠주는 서빙을 하고 식탁을 정리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시대가 다가 오고 있다. 영화 ‘아이로봇’(2004)속 휴머노이드는 요리하고, 청소차에 쓰레기를 싣고, 거리 인파속을 헤치고 물품을 배송하다가 부딪치면 “미안합니다”라고 말한다.
◆인류의 삶 바꿀 준비된 휴머노이드 로봇들
현재 미국, 중국, 캐나다. 노르웨이 로봇들이 주목받고 있다. 키 170cm 전후, 무게 70kg 전후 사양에 AI를 기반으로 자율성과 음성 대화 기능까지 갖춰가고 있다.
▲미국 피규어 AI(피규어 02)=키 168cm, 무게 70kg, 20kg 운반, 1회 충전에 5시간 가동. 오픈AI 모델로 사람과 음성 대화 가능.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BMW 공장에 시범 배치.
▲중국 애지봇(위엔정 A2)=175cm, 55kg. 정밀성 강조. 물병에서 물을 따르고, 단추에 바늘 꿰는 복잡한 작업도 수행.
▲미국 테슬라(옵티머스)=173cm, 57kg, 초속 2.24m, 20kg 운반, 8시간 가동. 2026년 대중 상용화, 출시가 2만~3만달러 예상.
▲미국 애질리티 로보틱스(디지트)=175cm, 63.5kg, 15.8kg 운반. 시속 5.3km. 아마존, GXO 로지스틱스 창고에 투입.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아틀라스)=150cm. 89kg, 초속 2.5m. 내년에 모기업 현대차 공장 투입 예정.
▲미국 앱트로닉(아폴로)=범용. 173cm, 72.5kg, 25kg 운반, 4시간 가동. 메르세데스-벤츠 공장 투입.
▲중국 유비테크(워커S)=바이두 AI 접목. 170cm. 1만 6000달러(약 2200만원). 둥펑 자동차 공장에 전기차 니오 좌석 벨트 검사용 투입.
▲중국 유니트리(H1)=180cm, 47kg, 30kg 운반. 시속 12km. 손가락 없음.
▲중국 푸리에 인텔리전스(GR2)=175cm, 63kg. 50kg 운반. 배터리 교체형. 2시간 가동.
▲캐나다 생추어리(피닉스)=범용. 170cm, 70kg, 25kg 운반, 시속 5km, 20자유도 손.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시범 테스트.
▲노르웨이 1X 테크놀로지스(네오)=내년초 미국 가정 투입. 167cm, 소프트 소재 사용해 무게 30kg. 20kg 운반, 시속 12km. 4시간 작동.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전망
최근 전 세계가 치열한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 들어간 것을 생각할 때 향후 시장 규모가 어느정도 될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세계적 시장조사 회사 골드만 삭스 분석가들이 올해 2월 내놓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후인 2025년에 380억달러(약 51조 6000억원)가 되리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 60억달러(약 8조원)보다 6배 이상 커진 규모다. (이는 현대자동차 지난해 매출 162조 6635억원의 32% 수준이다.) 이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재료 비용도 40%나 감소하면서 출하 대수도 지난해 예상치의 4배인 14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무엇이 1년 만에 이같은 폭발적 성장세를 점치게 했을까.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공지능(AI) 발전 가속화로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다 이 부문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급격한 시장 성장세 전망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성능과 보급을 모두 보장할 ▲인공지능(AI)의 엄청난 발전 ▲로봇 부품 가격 하락세 등이 꼽힌다.
실제로 AI 기술의 엄청난 발전은 이달들어 선보인 테슬라의 최신 옵티머스 휴머노이드에서도 드러났듯이 휴머노이드 로봇이 정말로 점점더 쓸 만해지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원하는 상황에 빠르게 적용시킬 수 있는 가능성까지 과시하고 있다. 로봇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들어가면서 로봇이 스스로를 훈련시킬 수 있게 되고, 인간 엔지니어가 로봇을 직접 코딩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다른 커다란 요인은 점점 더 저렴해지는 부품 가격과 더 많아지고 있는 공급망 옵션이다. 게다가 설계 및 제조 기술도 개선되고 있다. 고정밀 기어에서 액추에이터에 이르기까지 로봇 부품 비용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지면서 더 빠른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향후 수 년간 로봇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제조 비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지난해 대당 약 5만달러(하위 모델)에서 25만달러(최신 버전)로 추산되던 가격대가 1년 만에 각각 3만달러와 15만달러로 뚝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연간 15~20%의 가격하락세 예상치가 실제로는 40% 감소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2년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시제품을 소개하면서 예상한 최종 출시 가격인 2만달러(약 2800만원)에 더 가까워졌다.
◆새삼 부각되는 AI·로봇세 부과 주장
“AI가 일상적인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시민에게 고정된 금액의 현금을 지급하는 복리후생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해 5월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가 BBC 뉴스 나잇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면서 새삼 AI세와 로봇세가 조명됐다. (제프리 힌튼 교수는 이른바 ‘AI의 겨울’을 극복하고 오늘날 이처럼 AI를 급성장하게 만든 딥러닝의 토대를 만든 인물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당시 힌튼은 “AI가 많은 평범한 일자리를 빼앗는 것을 매우 우려하기 때문에 모든 시민에게 고정된 금액의 현금을 제공하는 복리후생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AI가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보편적 기본 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정부가 모든 개인에게 그들의 재산에 관계없이 일정한 급여를 지급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AI가 생산성과 부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돈은 부자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사회에 매우 나쁠 것”이라는 것이다. 비평가들은 그러려면 엄청나게 비용이 많이 들고 공공 서비스에서 자금을 빼돌릴 뿐만 아니라 반드시 빈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빌 게이츠가 지난 2017년 내놓은 ‘로봇세 도입’ 주장도 비교적 가까운 지난해 2월 재소환됐다. 미국 대선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자본주의에 화를 내도 괜찮아’라는 제목의 신간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로봇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 책에서 “많은 산업에서 그렇듯이 노동자가 로봇으로 대체된다면 세금 및 규제 정책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이는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지난 2017년 로봇세 도입을 주장하면서 로봇세가 “인간의 공감과 이해가 필요한 직업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올들어 최소 3개 회사(오픈AI, MS,구글)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결합해 대화할 수 있는 음성 대화가 가능한 AI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의 피규어나 영국의 엔지니어드 아츠같은 회사는 이미 오픈AI의 음성대화 AI를 적용하고 있다.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춘 로봇이 등장한 만큼 이들이 인간을 대체해 인간을 실직시킨다면 어찌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 서서히 도래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이재구 robot@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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