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가 선보인 울라프 로봇. (사진=디즈니)
중국과 미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나, 현재 미국의 로봇 산업은 중국 로봇 공급망 없이는 자립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 옵티머스,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디즈니의 울라프 로봇 등 미국산 로봇들이 중국산 로봇 부품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의 로봇 산업이 안고 있는 취약점을 분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3월 열린 엔비디아 'GTC 2026' 컨퍼런스에 등장한 디즈니 '올라프' 로봇이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이 로봇은 디즈니가 캐릭터를, 엔비디아와 구글이 AI 기술을 제공한 '미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르다는 것이다. 디즈니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Unitree·宇树科技)가 공급한 핵심 부품이 없었다면 올라프 로봇은 목을 움직이거나 다리를 뻗을 수 없었다.
유니트리는 올해 상하이 증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며 목표 조달액은 42억 200만위안(약 8000억원)이다. 2025년 55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납품해 미국 경쟁사들을 크게 앞섰다. 로봇 본체뿐 아니라 핵심 부품 개발 및 공급에도 애쓰고 있다.
미국이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첨단 반도체와 AI 소프트웨어에서 앞서 있는 반면, 중국은 로봇의 '몸체'를 구성하는 모터·센서·감속기·희토류 자석 등 제조 생태계 전반에서 독보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중국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전기모터, 희토류, 자석 등 로봇 산업의 기반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며 "세계 로봇 산업은 중국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옵티머스(Optimus)' 양산을 위해 중국에 현지 팀을 꾸리고, 센서·코어리스 모터·감속기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할 중국 제조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테슬라 직원들이 중국 공장을 방문했으며, 수천 대 생산 분량의 부품 발주 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중국 의존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테슬라는 옵티머스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 사용량을 줄여야 했다.
로봇의 핵심 부품인 '리드 스크류(Lead Screw)'를 생산하는 한 중국 업체는 테슬라의 엄격한 내구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업체의 마케팅 매니저는 “테슬라는 설계를 소형화하고 내구성을 25% 높이면서도, 가격은 유럽 제품보다 25% 저렴하게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기술적 격차를 좁히는 순간, 우리의 원가 구조는 누구도 깰 수 없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피규어 AI의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3'도 논란이 됐다. 올해 3월 백악관 교육 행사에서 멜라니아 영부인과 함께 등장한 이 로봇은 "저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로봇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HSBC 애널리스트들과 관계자들은 초기 모델에서 중국산 관절·센서·모터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은 공급망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이 출시한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은 28종으로 미국의 약 3배에 달했고, 중국 공급망을 활용하면 제조 원가를 최대 3분의 2까지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 리서치 업체 '트렌드포스'는 모터·기어 등 동작 제어 부품이 로봇 전체 원가의 약 55%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AI 소프트웨어와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한, 중국 기업들은 오히려 미국 AI 기술을 탑재할 하드웨어 공급자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마하발동기 산하 투자 부문 야마하 모터 벤처스의 오니시 게이이치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다양한 응용 분야를 테스트할 수 있는 시장이 있고, 공급업체들이 기꺼이 리스크를 감수한다"며 중국 스타트업의 공급망 활용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휴머노이드로봇' 카테고리의 다른 글
| 日 도쿄로보틱스, 2족보행 휴머노이드 시제품 공개 (0) | 2026.04.07 |
|---|---|
| 中, '50kg 하중 버티며 보행'하는 휴머노이드 발표...세계 최초 (0) | 2026.04.07 |
| 中 유비테크, 로봇 수석 과학자 글로벌 채용 나섰다…“연봉 최대 270억원” (0) | 2026.04.07 |
| “中 휴머노이드 댄서, 대형 콘서트 무대 접수?”…엔터테인 산업 ‘효자’로 (0) | 2026.04.07 |
| 日 GMO,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육상 세계대회 우승 도전 (0) | 2026.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