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로봇 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76번째 인터뷰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황민호 교수다. 황 교수는 1987년생으로 2010년 KAIST에서 기계공학 학사, 2012년 석사를 거쳐, 2017년 8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KAIST에서 박사후연구원,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대전 소재 스타트업 유진기술에서 기술이사, 2019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UC 버클리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귀국 후 2021년 8월부터 현재까지 DGIST 로봇공학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5년 6월 ISCAS 올림푸스 최우수 논문상, 2018년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로 '수술로봇챌린지 2018'에서 최고 응용상 및 전체 우승, 2018년 제14회 아시아 컴퓨터 보조 수술 컨퍼런스(ACCAS) 최우수 논문상, 2019년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 10대 기술 선정(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 2021년 대한의료로봇학회 최우수 논문상, 2022년 6월 제어로봇시스템학회(ICROS) 젊은연구자상, 2022년 11월 대한의료로봇학회 우수논문상, 2023년 제19회 한국로봇학회 로봇종합학술대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로봇/AI 지원 수술, 메커니즘 설계/로봇 조작기의 운동학적 분석, 원격 로봇 및 제어, 시각적 서보 제어, 로봇을 위한 딥 러닝/강화 학습, 로봇 및 파지 시뮬레이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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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황민호 교수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SurGLab(서지랩, Surgical Robotics and Robot Manipulation Laboratory)은 수술로봇과 로봇팔을 이용한 물체의 정밀조작에 관심이 있습니다. 저희의 비전은 먼저,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차세대 수술로봇을 개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간 수준의 민첩성, 유연성, 그리고 지능을 갖는 물체의 조작과 협업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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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GLab 학생들과 연구실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현재 진행중인 연구를 소개 드리면, 첫째, 사람의 입, 항문, 질과 같은 자연적으로 나있는 개구부로 진입하여 소화기 내에서 시술 또는 수술을 수행하는 유연한 형태의 수술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로봇은 기존의 다빈치와 같은 곧은 형태의 수술로봇이 접근할 수 없는, 굴곡지고 협소한 공간으로 접근하여 기존에 불가능했던 영역의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로봇을 유연화하기 위한 기술적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유연하면서 효율적으로 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메커니즘, tendon-sheath 메커니즘에서 발생하는 마찰, 인장 등의 비선형 케이블 효과의 모델링 및 보상제어 알고리즘, 새로운 형태의 연속체 수술관절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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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중인 연구: 연성 수술로봇, 정밀작업 자동화, 시각적 추적제어
두번째로는 사람은 쉽게 할 수 있지만 현재의 로봇팔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조작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즉, 매듭 묶기, 로프 풀기, 조직 절제(tissue resection)와 같은 가변형 물체의 추적/조작기술, 동적인 물체를 조작하기 위한 실시간 시각적 추적 제어, 그리고 로봇의 정확 정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로봇 보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수작업들이 로봇으로 일부 대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작업들은 아직까지 로봇으로 완전히 대체되기는 어렵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특히, 수술이나 차량의 자율주행과 같이 사람에게 위험도가 높은 비정형 작업들은 쉽게 자동화되기는 어렵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환경에서 적용이 가능한 공유 자율성(shared autonomy) 또는 공유 원격조작 제어(shared teleoperation control)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로봇을 기본적으로 사람이 조종하지만, 로봇에게 특화된 모션/작업을 보조해줌으로써 조종의 효율을 증대시키는 제어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수술, 재난/구조, 원자력 발전소, 우주 탐험 등의 분야에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2017년 8월 KAIST에서 “Surgical Joint with Enhanced Payload Capability with its application to Flexible Endoscopic Surgery Robot”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람의 몸 속에 진입하기 위해 로봇은 소형화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수술하기 위한 충분한 힘/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요 장기인 위, 소장/대장, 간을 견인하여 절제하기 위해서 최소로 필요한 페이로드가 300g 정도입니다. 직경이 3~4mm로 소형이면서 300g 정도를 들어올릴 수 있는 로봇관절이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술로봇의 관절 구조를 어떻게 만들면 사이즈와 힘/강성의 트레이드 오프를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저희 연구팀이 K-NOTES라고 하는 내시경 로봇을 개발했었는데, 연구실 환경에서는 상당히 잘 동작했었는데, 살아있는 동물의 몸 속에 삽입해보니 강성이 부족해서 구동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조직을 견인할 수 없어 수술을 수행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에는 많은 연구들이 수술 관절의 소형화에 집중하였는데, 이러한 경험들을 겪어보니, 수술관절의 페이로드에 집중해서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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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수술로봇 대회에 출품한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K-FLEX
제 박사학위 연구는 다양한 수술로봇의 관절 메커니즘을 페이로드 측면에서 분석하였고, 유연한 형태의 내시경 수술에서 큰 힘을 낼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안하였습니다. 제안한 두 가지 연속체 메커니즘은 모두 300g의 페이로드를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 제안한 이중 구름관절 메커니즘은 직경 3.8mm에 300g의 페이로드를 낼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케이-플렉스(K-FLEX)라고 하는 무침습 내시경 수술로봇에 적용하여 가능성을 검증하였습니다. 개발된 K-FLEX 로봇은 연구실의 우수한 후배님들이 더욱 발전시켰고, 지금은 로엔서지컬이라는 회사에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의 주요 관심 분야가 로봇/AI 지원 수술, 메커니즘 설계/로봇 조작기의 운동학적 분석, 원격 로봇 및 제어, 시각적 서보 제어, 로봇을 위한 딥 러닝/강화 학습, 로봇 및 파지 시뮬레이션 등으로 알고 있습니다. 로봇/AI 지원 수술이나 원격 로봇 관련하여 최신 동향이나 기술적인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수술 지원/자동화 기술은 UC 버클리, UC 샌디에고, 존스홉킨스대, 홍콩중문대 등에서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술의 자동화는 공장과 같은 다른 분야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동화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로봇의 정확도가 높아야 합니다. 반면, 수술로봇은 케이블을 사용한 원격 구동방식으로 인해 오차가 크게 발생합니다. 문헌에 의하면 다빈치 수술로봇은 2mm에서 크게는 5mm까지 위치오차가 발생합니다. 케이블의 비선형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오차는 모델링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술로봇의 정확/정밀도를 보정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술 환경의 특이성도 비전을 통한 인식에 어려움을 유발합니다. 광원이 로봇에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빛반사가 심합니다. 로봇이나 바늘 등의 몸속에 삽입되는 물체들이 대부분 SUS, 티타늄과 같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효과가 더 심해집니다. 수술 시에 조직을 지지면서(cauterizing) 발생하는 연기와 상호간의 가림(occlusion), 그리고 봉합사, 조직의 가변적(deformable)인 특성으로 인해, 로봇의 자세나 물체의 자세를 추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술로봇과 수술바늘, 봉합사 등을 인식하고 추적하기 위한 연구가 다양한 연구팀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텔레로보틱스 분야에서 주요한 흐름 중의 하나로 공유자율성(shared autonomy)을 꼽을 수 있습니다. 로봇을 이용하여 다양한 작업들을 자동화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작업들은 사람의 감독(supervision)이나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종자(사람)가 높은 수준의 함축된 명령을 내리고 이를 로봇이 받아들여 원시적인 일련의 작업들을 수행하는 형태의 공유제어(shared control)가 연구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조종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조종 화면에 시각적으로 띄워서 작업 효율을 높여주는 증강 디스플레이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로봇이 느끼는 촉감이나 가려진 물체에 대한 정보 등을 조종화면에 띄워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원격조작(teleoperation)에서 로봇과 분담, 협업, 공유를 하는 제어 방법들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Q. 박사 학위 취득 후 스타트업인 유진테크에서 기술이사 1년, UC 버클리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2년 정도 계셨는데 당시 어떤 연구를 하셨는지 궁금하고, 미국의 로봇 연구에서 우리가 배울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KAIST에서 석사, 박사학위 연구를 수행하면서 개발에 참여했던 로봇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케이-플렉스(K-FLEX)라는 연성 내시경 수술로봇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폴론(APOLLON)이라는 복강경 수술 로봇입니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약 1년 정도는 같은 연구실에서 K-FLEX의 완성도를 높이고 동물실험을 수행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그 성과를 가지고 팀원들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주최하는 수술로봇챌린지(Surgical Robot Challenge) 2018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앞으로의 임상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과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우수 응용상(Best Application Award)와 종합 우승(Overall Winner Award)을 동시에 수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듬 해에는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도 선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수상 이력들이 추후 포닥 지원과 교수 임용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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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rgical Robot Challenge 2018에서 Best Application Award 및 Overall Winner 수상
그 이후 1년간은 유진기술과 로엔서지컬이라는 창업회사에서 1년간 아폴론(APOLLON) 수술로봇의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두 회사는 제가 학위를 받은 연구실에서 스핀 오프한 회사입니다. APOLLON은 다빈치 수술로봇과는 다르게 모듈화된 로봇팔을 침대에 부착하는 형태입니다. 버브 서지컬이나 CMR 서지컬의 형태와 유사합니다. 제가 맡은 임무는 1년간의 수정/보완을 거쳐 동물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기구학 분석과 제어 파트를 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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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술 및 로엔서지컬 멤버들과 개발한 APOLLON 시스템
마스터 콘솔과 슬레이브 로봇을 이더캣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기구학을 분석해서 상호간의 맵핑을 하는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슬레이브의 팔이 4개이고, 마스터의 팔이 2개로, 총 44축 정도로 일반적인 로봇 시스템보다 복잡하여 고려할 사항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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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버클리의 AUTOLAB 멤버들
UC 버클리의 오토랩(AUTOLAB)에서는 2년간 다빈치 로봇(DVRK)을 이용해서 AI 기반의 수술 자동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수술로봇의 부정확성을 딥러닝으로 모델링하고 예측하는 제어 알고리즘을 연구했고, 최종적으로 모의 수술 작업에 적용하여 자동화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켄 골드버그(Ken Goldberg) 교수님이 아주 열정적이고 저에게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밤낮, 주말없이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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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DVRK) 로봇을 활용한 수술 자동화 연구 수행
이 연구팀은 수술 자동화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로보틱스+AI 분야의 팀으로 관련 분야를 선도하는 우수한 연구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제가 포닥을 시작하고 약 3개월 정도 이후에 ICRA 2020의 마감일이 있었는데, 놀라웠던 것은, 연구실에서 총 9편의 논문을 제출하였고, 그 중 8편이 수락되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출한 논문 중에서 절반(약 5편) 이상이 학부생이 주저자로 쓴 논문이었고, 지도교수님께서 논문제출 마감일까지 9편의 논문을 상세하게 교정해주셨습니다. 교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a sea of red ink(빨간색 잉크)로 덮인 교정된 논문들을 마감일까지 끊임없이 주고 받으며 논문을 수정해나갔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학부생들이 주니어 때부터 연구실에서 생활하면서, ICRA나 IROS와 같은 국제학회에 논문을 발표해보는 경험을 해보면, 졸업후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고, 석사/박사과정에 진학해서 주제를 탐색하고 조금 더 심도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학생들은 이미 그럴 수 있는 역량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 같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Q. 로봇을 연구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로봇 분야의 특성상 배우고 익혀야 할 지식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학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지금은 딥러닝, 강화학습, 그리고 컴퓨터 비전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적화나 제어 지식도 필수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수술로봇을 개발하려면 해부학, 내시경 술기와 같은 내/외과적인 지식도 필요합니다. 학과에 계신 교수님들과 대화하다보면, 센서나 재료, MEMS 분야의 공부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를 너무 넓게 공부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연구/기술의 깊이가 얕아지는 문제가 있고, 그렇다고 하나의 분야만 깊게 파고 들어가다 보면 통찰력/시야가 국한되고 세상에 필요없는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어떠한 분야의 지식이 어느 정도로 필요한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남습니다. 아직도 이러한 딜레마에서 제가 원하는 정도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마 많은 연구자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저도 최대한 시간 관리를 하면서, 세상에 필요한 기술들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Q. 로봇을 연구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움직이는 기계와 역학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제 흥미를 지지해주셨고, 자연스럽게 과학고등학교, KAIST에 진학하면서 내가 원하는 기계와 로봇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부생이던 시기에 KAIST 풍동 실험실에서 사고가 있었는데, 다리가 절단된 선배님의 인터뷰와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로봇이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고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더욱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로봇 의족을 만들고 싶었는데, 찾아보니 국내에는 관련 연구팀이 없어 메디컬 로봇 연구실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인류의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만들고 또 상용화하고 싶습니다. 상위 저널에 논문을 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논문을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는 최대한 지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성 수술로봇이 상용화되면,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기존에 불가능한 수술이 가능해져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난제가 많고 해결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러한 장벽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하고 내시경 수술로봇을 상용화하는 것, 그리고 재난구조, 원전 폐기물 처리, 우주탐사와 같은 위험하고 도전적인 작업에서 근로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로봇 조작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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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매니퓰레이션
Q. 로봇을 전공하려는 후배들에게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조언해 주신다면?
요즘 학생들은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더 알차게 사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잘하고 있어 별다른 조언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학생들과 면담을 하면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진로 문제나 인생 계획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아무리 해도 쉽게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잘하는 것보다는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방향을 택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라고 합니다. 창업, 로봇 대회, 연구실, 회사 인턴 등의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방향이 조금씩 보일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Q. 국내 로봇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연구소나 학교에 있는 랩들을 둘러보면, 훌륭한 기술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이나 연구자분들이 퇴직하시고 기술들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으면 오랫동안 쌓은 기술과 노하우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많은 학생/교원/연구자분들이 활발하게 창업을 하여 기술을 상용화하려는 도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학생들이 졸업 후에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으로도 진로를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학생들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고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과학기술원에서는 교원 창업에 대한 제한들이 완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창업회사들이 성공하는 좋은 선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소나 다른 대학들에서도 연구자들에게 창업을 독려할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대학원 지도교수님이신 권동수 교수님께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없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말씀을 입버릇처럼 하셨고, 저를 포함한 연구실 학생들에게 창업/기업가 정신을 심어주셨습니다. 학회나 세미나를 들으시면 가장 먼저 손들고 질문을 하시고, 나이 차이가 많은 학생들보다 더 열정적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로엔서지컬이라는 회사를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수술로봇의 상용화에도 성공하는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몰랐는데, 교수의 위치에 있으니 더 감사하고 배울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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