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B 산업용 로봇. (사진=ABB)
ABB 로보틱스가 산업용 로봇의 에너지 소비량과 효율을 측정하는 세계 최초의 표준 기준 마련에 나섰다. 그동안 객관적인 비교 지표가 없었던 로봇 시장에 에너지 효율 등급과 같은 명확한 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제조업계의 탄소 중립 실천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ABB 로보틱스는 최근 ‘스웨덴 표준협회(SIS·Swedish Institute for Standards)’ 등 11개국 전문가들과 협력해 산업용 로봇의 에너지 효율 측정을 위한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술 사양 제안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표준은 올해 8월까지 최종 완성될 예정이다. 현재 냉장고,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고 비교할 수 있는 엄격한 표준이 마련돼 있으나, 산업용 로봇은 관련 기준이 전무한 상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어떤 로봇이 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잔루카 브로토(Gianluca Brotto) ABB 로보틱스 지속가능성 부문 총괄은 “글로벌 표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고객이 로봇별 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해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며 “이번 이니셔티브는 고객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산업계 전체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400만 대 이상의 산업용 로봇이 가동 중이다. ABB 조사 결과, 로봇의 전체 생애 주기 중 탄소 발자국의 70% 이상이 운영 단계의 전력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로봇 자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파리 협정에 따른 탄소 배출 저감 목표 달성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새로운 ISO 표준이 확립되면 제조업체들은 공정 설계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효율이 높은 로봇을 선택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친환경 제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ABB 그룹이 로보틱스 사업부를 소프트뱅크 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ABB 그룹은 지난 2025년 10월, 로봇 사업부문을 약 53억달러에 소프트뱅크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ABB가 글로벌 표준 수립을 주도하는 것은 로봇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갖고, 지속 가능한 자동화라는 미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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