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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개척자 美 아이로봇, 결국 파산 신청…중국 업체가 100% 지분 인수

로봇신문사 2025. 12. 16. 16:20

로봇청소기 ‘룸바’로 가정용 로봇 시장을 개척한 미국 아이로봇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자사 제품을 위탁생산해 온 중국 업체인 선전 피시아 로보틱스(Shenzhen PICEA Robotics)에 매각된다.

아이로봇은 12월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으며, 피시아 로보틱스 및 산트럼 홍콩(Santrum Hong Kong)과 구조조정 지원 계약(RS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가 법원의 승인을 얻으면 피시아는 아이로봇의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되며, 아이로봇은 나스닥을 포함한 모든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고 비상장 회사로 전환된다.

회사 측은 사전 합의된 챕터11 절차를 2026년 2월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리 코언 아이로봇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는 회사의 재무 상태를 강화하고 소비자와 고객, 파트너들에게 연속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이로봇의 혁신 역량과 소비자 중심 설계, 연구개발에 피시아의 제조 및 기술 전문성이 결합되면 스마트홈 로봇 분야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MIT 출신 엔지니어인 로드니 브룩스, 콜린 앵글, 헬렌 그라이너가 공동 창업한 아이로봇은 2002년 출시한 로봇청소기 ‘룸바’를 통해 가정용 로봇 시장의 문을 열었다. 2005년 상장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누적 50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판매하며 한때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아마존이 약 17억달러에 아이로봇 인수에 합의했으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시장 독점 우려를 제기하면서 2024년 1월 거래가 무산됐다. 아마존은 계약 해지 수수료로 9400만달러를 지급했으며, 당시 콜린 앵글 CEO가 사임했다.

인수 무산 이후 아이로봇의 경영난은 가속화됐다.

올해 9개월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감소한 3억7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회사는 유동성 위기 속에 인력을 대폭 감축했다. 현재 직원 수는 약 500명으로, 아마존 인수 무산 당시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로봇의 경영난에는 미 정부의 46%에 달하는 수입관세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이로봇은 미국 시장용 로봇청소기 대부분을 베트남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관세로만 2025년에 2300만달러(약 338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로봇의 몰락은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로보락은 판매량 기준 16%, 판매액 기준 22.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아이로봇은 13.7%의 점유율로 2위였으며, 에코백스(13.5%), 샤오미(9.7%), 드리미(8.0%) 등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특히 2024년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 로봇청소기 출하량 455만 대 중 60% 이상을 중국 브랜드가 차지했으며, 아마존 로봇청소기 판매량 상위 10개 브랜드 중 8개가 중국 브랜드로 나타났다. 이번 아이로봇 인수가 완료되면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약 61%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인수의 주체인 피시아 로보틱스는 아이로봇의 주요 위탁생산 업체로,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2000만 대 이상의 로봇청소기를 생산·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시아는 지난 11월 칼라일 그룹이 보유한 아이로봇 관련 채권 1억9100만달러를 인수하면서 아이로봇의 최대 채권자로 부상했다.

아이로봇은 챕터11 절차가 진행되는 중에도 정상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며, 앱 기능, 고객 프로그램, 글로벌 파트너십, 공급망 관계, 기존 제품 지원 등에서 중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직원 급여 지급과 협력업체 및 채권자에 대한 대금 결제를 지속할 수 있도록 법원에 신청했다.

다만 회사는 챕터11 계획이 법원에서 승인될 경우, 기존 보통주 주주들은 재편 회사의 지분을 전혀 받지 못하며 모든 기존 주식은 취소될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아이로봇 주가는 파산 신청 직후인 12월 15일 프리마켓에서 전거래일 대비 72% 급락한 1.2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21년 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61.16달러 대비 98% 이상 폭락한 수준이다.

아이로봇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인 콜린 앵글은 이번 파산에 대해 “이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며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회사의 비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적절한 파트너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아마존과 아이로봇 주주들에게 매우 유리한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과도하고 불균형한 규제 장벽 때문에 무산됐다”고 비판했다. 또 "이제 아이로봇의 혁신은 중국 기업 소유가 됐다”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 robotstory@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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