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혈류 타고 암세포 찾아간다"…DNA 나노 로봇 시대 열리나

로봇신문사 2026. 3. 23. 17:52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이 혈류를 타고 이동하며 암세포에 직접 약물을 전달하는 DNA 기반 나노 로봇의 최신 연구 성과를 종합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분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이 초소형 로봇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 건강한 조직의 손상 없이 표적 세포만을 정밀하게 공격하는 '나노 외과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 '스마트봇(SmartBot)'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Designer DNA-Based Machines)

이번 리뷰 논문에서 연구팀은 단단한 DNA 관절, 유연한 메커니즘,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은 접힘 구조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설계 전략을 통해 DNA가 어떻게 기능적 기계를 만드는 데 활용되는지 분석했다.

▲ 연구팀은 DNA 로봇 설계의 이론적 토대를 세 가지 측면에서 제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DNA 로봇은 분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기계로, 구부리고 접고 움직이도록 설계된 DNA 구조물로 이루어진다.

로봇 제어에는 'DNA 가닥 치환(DNA strand displacement)'이라는 생화학적 기법이 쓰인다. 딱 맞는 DNA 가닥이 와야만 로봇이 반응하기 때문에 엉뚱한 곳에서 오작동할 위험이 낮고, 어떤 신호에 어떻게 반응할지 미리 설계해 넣을 수 있다. 특정 DNA 가닥을 신호로 투입하면 로봇 내부 구조가 재편되면서 움직임이나 형태 변화가 일어난다. 여기에 전기장·자기장·빛 등 외부 자극도 제어 수단으로 활용된다.

DNA 로봇이 '나노 외과의'처럼 체내 특정 세포를 찾아 치료제를 직접 전달할 수 있다면, 건강한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SARS-CoV-2 바이러스'를 포획하는 DNA 장치도 탐구했다고 밝혔다. 의학 외에도 나노미터 이하의 정밀도로 나노 입자를 배치해 분자 컴퓨터나 광학 장치 제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분자 간 끊임없는 충돌로 인한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 액체나 기체 속에 떠 있는 작은 입자가 주변 분자들에 끊임없이 부딪히면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현상)'이 정밀 제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DNA 로봇은 기능이 제한된 개념 증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DNA 기계적 특성 데이터베이스나 정밀 시뮬레이션 도구 같은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중국 국가 핵심 연구개발 프로그램과 베이징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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