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읽어주는 로봇 루카
특정 기능을 위해 가정에 도입된 소셜 로봇이 시간이 지나 원래 목적을 상실하더라도 가족의 일부분으로 남아 장기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오 자오 캐나다 구엘프대(University of Guelph) 교수는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로보틱스 앤 AI(Frontiers in Robotics and AI)'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논문 제목:The robot that stayed:understanding how children and families engage with a retired social robot)
이 연구는 4년 전 20가구의 미취학 아동 가정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당시 '루카(Luka)'라는 이름의 올빼미 모양 독서 로봇이 각 가정에 배치됐다. 루카의 임무는 그림책의 각 페이지를 스캔하여 소리 내어 읽어주며 아이들의 초기 문해력 발달을 돕는 것이었다.
자오 교수는 2025년, 4년전 루카를 이용했던 가정을 대상으로 추적한 결과를 내놓았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독서 수준이 로봇의 원래 기능과 맞지 않게 되었지만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19가구 중 18가구가 여전히 루카 로봇을 보유하고 있었다. 많은 가구가 로봇을 여전히 충전하고 있었고, 일부는 음악 플레이어로 활용했다. 또 다른 가구는 유아용 선반에 루카를 보관했지만, 루카의 눈은 여전히 부드럽게 빛나고 있었다. 이는 루카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가족에게 '남아 있는' 존재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발견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가족이 기술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깊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오 교수는 지적했다. 로봇이 일시적인 도구가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갖는 동반자로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오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부모와 아이들은 루카를 감동적인 방식으로 묘사했다. 한 아이는 루카를 "내 남동생"이라고 불렀고, 다른 아이는 "내가 키운 유일한 반려동물"이라고 말했다.
루카의 원래 기능인 '소리 내어 읽기'는 사라졌지만, 로봇의 감정적 역할은 오히려 더욱 깊어졌다. 가족들은 로봇을 돌보고 농담을 주고받았으며, 심지어 젊은 사촌에게 로봇을 '물려주는' 은퇴식을 열어주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장기간 사용을 넘어선 오랜 애착의 증거라는 설명이다.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과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연구 분야는 주로 참신성, 참여 지표, 과제 수행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별로 말을 하지 않는 비교적 단순한 로봇도 가족의 상징적인 삶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루카는 좋아하는 봉제 인형이나 어린 시절 예술 작품처럼 '기능'에서 '기억'으로 역할을 전환했다. 한 부모는 "더 이상 이 로봇을 사용하지 않지만 버릴 수는 없다. 로봇은 우리 가정사의 일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는 로봇이 아마도 자녀를 따라 대학에 갈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심지어 로봇의 물리적 배치에도 의미가 있었다. 루카는 책장, 책상, 침대 옆 테이블에 자리 잡았고, 한 가족은 로봇 아래에 장식용 깔개를 놓았으며, 다른 가족은 손으로 그린 이름표를 붙여놓았다. 이는 루카가 단순히 보관된 기기가 아니라 전시된 '유물'처럼 취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 결과는 로봇 디자이너와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로봇의 수명을 몇 달이 아닌 몇 년 단위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교사에서 반려자, 도우미에서 유품으로 전환하는 과정, 즉 정서적 애착이 어떻게 참신함보다 오래 지속되며, 아이들과 로봇의 관계가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아이들이 '아기 같은' 로봇을 버리는 대신 그 의미를 재해석한다고 밝혔다. 어떤 참가자들은 루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다른 참가자들은 로봇을 위해 취침 시간에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동생을 달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로봇이 마침내 역할을 다해 떠날 준비가 되면, 유대감을 인정하고 더 나은 이별 의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로봇이 자녀의 어린 시절에 속해 있었다면, 단순히 플러그를 뽑는 것이 아니라 작별 인사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AI 기반 동반자가 가정에 도입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기억되는지 역시 더 잘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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