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창간7주년 기획]"포스트 코로나 시대,수요자 중심 로봇 개발 전략 절실"

로봇신문사 2020. 6. 5. 10:03
▲ 로봇신문은 지난 3일 창간 7주년을 맞아 쉐라톤 서울팔래스 강남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로봇산업 전략’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내 로봇산업이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선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두루 갖춘 로봇 개발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산공장에 감염병이 확산돼 공장이 셧다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연한 생산시스템의 도입, 핵심 공정의 로봇 자동화 등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내외적으로 로봇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성장의 과실을 국내 로봇기업이 아니라 외국 기업이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의 유행으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의료기관들의 로봇 도입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선 로봇 도입시 의료기관에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로봇신문이 창간 7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로봇산업 전략’ 관련 특별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로봇산업 활성화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특별 좌담회에는 황병소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장비과 과장,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김환근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 신경철 유진로봇 회장, 유범재 한국로봇학회 회장, 김진오 광운대 교수, 이준석 로봇PD,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로봇 산업의 현실과 로봇산업의 미래 전략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로봇신문은 지난 3일 창간 7주년을 맞아 쉐라톤 서울팔래스 강남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로봇산업 전략’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감염병이 제조업 공장에 확산돼 공장이 갑자기 셧다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유연생산시스템의 구축, 핵심 공정의 로봇 자동화 등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좌로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장비과 황병소 과장,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문전일 원장, 이준석 로봇PD, 한국로봇산업협회 김재환 본부장, 한국로봇산업협회 전한구 팀장

이와 관련 황병소 산업부 과장은 제조현장의 집단 감염으로 필수품 생산 공장이 갑자기 셧다운되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로봇을 투입해서 최소한의 생산량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은 감염병의 확산으로 제조공장에서 핵심 공정이 셧다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표준 공정 모델에 의거해 셀(cell) 단위로 로봇자동화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해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유지하되 핵심공정이 셧다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철 유진로봇 회장은 최저임금 문제 등으로 제조업을 새로 시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략적인 차원에서 로봇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고 제조업의 유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로봇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로봇산업 지원 정책과 중견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환근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은 정부와 대기업인데, 대기업은 아직 로봇산업에 대해 매력적으로 느끼지못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현실을 감당하는 게 아주 힘든 상황”이라며 결국 정부가 로봇산업에 보다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특히 청와대, 기재부 등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신경철 유진로봇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 국내 로봇산업이 선진국 로봇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국제경쟁력을 갖춘 로봇 분야 중견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 (좌로부터) 유범재 로봇학회 회장, 김진오 광운대 교수, 김환근 로봇산업협회 부회장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 로봇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로봇 개발자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실용성을 중시하는, 수요자 중심의 로봇 R&D 전략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이준석 로봇PD는 우리 로봇 산업계의 현실을 보면 로봇을 기능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가능한 수준이지만 실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의 성능이 구현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개발자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R&D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 (좌로부터) 신경철회장, 조규남 로봇신문 발행인,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료기관들이 신종 코로나를 겪으면서 경영압박이 심해지고 있다며 멸균 로봇, 원격검진로봇 등이 효용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병원에 도입되기 위해선 경제적인 차원에서 인센티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과거 EDR(전자의무기록)이나 팍스 도입시 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었으며 진료비 무심사를 통해 의료기관들의 자금 순환을 도와준 게 의료정보화의 시발점이 됐다고 설명하며, 일본도 로봇 슈트 보급을 위해 건강보험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범재 한국로봇학회 회장은 이제는 로봇 연구자들이 필요로 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중심의 로봇 수요 발굴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격리병동 등에서 진짜 필요한 로봇기술이 무엇인지 수요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로봇의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되 수요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로봇을 공급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 가격이 5천만원을 넘으면 현실적으로 병원에서 로봇을 구매하는게 힘들다며 동일한 기능을 구현하되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R&D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날 참석자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로봇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성장의 과실을 외국 기업이 가져갈 가능성도 높다며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황병소 산업부 과장은 코로나 이후 시장이 형성되는 것과 누가 과실을 먹는가는 다른 문제라며 로봇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며 다른 수단이 만들어지면 시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과장은 로봇업계가 생존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을’의 자세에서 로봇 수요자들의 요구를 민감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오 광운대 교수 역시 다른 나라의 로봇산업 정책이나 전략을 따라가는 게 우리 로봇산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로봇과 진단 등 바이오의 융합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을'의 입장에서 로봇산업을 바라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내 로봇산업이 코로나 이후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잡기 바란다며 잘못 대처하면 로봇산업의 기회가 위기로 바뀔수 있다는 문제 의식을 공유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가 끝난후 참석자들은 로봇신문 창간 7주년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로봇신문 창간 특별 좌담회 참석자들이 로봇산업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좌로부터 이준석 로봇PD,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황병소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장비과장, 전병율 차의과전문대학원 교수, 조규남 로봇신문 발행인, 신경철 유진로봇 회장, 유범재 한국로봇학회 회장, 김진오 광운대 교수, 김환근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