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강연(KAIST 로봇지능연구단 고경철 연구교수)
▲주제=CES를 통해 본 로봇/AI 기술 제품 동향
인류역사는 뒤돌아보면 발명과 진화의 역사이고, 발명은 곧 직관과 통찰의 산물이라고 볼 때, 제품 또한 인류사회를 변혁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따라서 CES와 같은 행사를 통해 전세계 인류가 한자리에 모여 다음 세상을 열 혁신적인 제품/기술의 경연을 보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지적 엔터테인먼트라 보여진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2021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54년 역사 최초로 비대면 전시회로 개최(1/5~1/8)되었다. 예년 4400여 업체가 참여하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1900여 업체의 참여로 규모면에서 1/2이상 축소된 규모로 열렸지만, 어느해보다도 공격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 교류의 장으로 평가된다.
과거 CES의 회고
먼저 최근 5년의 CES 전시품목을 살펴보자. 2014년이 3D프린터 였다면, 2015년은 드론의 해였다. 가전업체뿐 아니라 10여개 자동차메이커가 대거 출전해 미니모터쇼를 방불케 한 전시회이기도 했다. 특히 드론의 경우, 시장이 커지면서 반도체 칩과 센서가 가격이 낮아지고 부품도 소형화한 된 덕분에 작고 가벼운 신형모델을 대거 선보인 한해였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이 있는데, 드론의 역할이 감시경계 기능에서 항공촬영, 소독, 배달 등 그 역할이 날로 확대되는 추세라는 점이다.
2016년 들어(이해는 구글의 딥마인드팀이 알파고로 바둑계를 초토화한 해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로봇업체들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등단하게 된다. 그러나 면면을 살펴보면 마치 우리나라 2000년대 초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애완견, 교육용 로봇, 청소로봇 등 분명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래도 세계인이 환호하는 것을 보면, 역시 큰무대에서 활약하는 로봇들의 재롱을 보는 것 같다.
2017년 CES는 CES 5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로 열렸다. 로봇박람회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로봇 제품들이 전시되어 미래의 스마트홈을 지배할 것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LG를 위시하여 레고 등이 다양한 로봇제품을 선보였고, 중국의 유비테크 등은 일본의 페퍼를 떠올리게 하는 가정용 로봇의 컨셉을 보여주었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탑승형 드론에 시승하는 등 드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전시회였다.
2018년 CES에선 CTA가 '2018 CES'의 키워드를 ‘스마트 시티(Smart City)'라고 내걸 정도로 5G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 사회를 제시했다. 특히 로봇관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의 로봇공세가 대단했고 소니는 아이보의 귀환을 알렸다. 또한 LG와 혼다 등은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다. 이러한 로봇들이 시판되지는 않았다. 아직 서비스 로봇은 실용성보다는, 미래사회를 제시하는 의미를 두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신기하지만 쓸모에는 의문스러운 미래 로봇제품의 컨셉을 벗어나기에는 한계를 보였다고 보여진다.
CES 2019는 로보링크의 인공지능 교육용 로보카 등이 혁신상을 수상하는등 인공지능 기술이 스마트 홈을 넘어서 전 산업에 접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엔비디아, 인텔,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선보였고, 아마존과 구글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플랫폼 각축전 또한 관전 포인트였다. 특히 가족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기능으로 진화해 사생활 보호기능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CES 2020 전시회는 비대면으로 열린 마지막 CES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두산, 삼성전자가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음식배달로봇도 선보였다. 이해 역시 다양한 펫로봇들이 선보였지만, 소니의 아이보사례를 극복할 만한 제품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간의 외로움을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통해 해결하려는 니즈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향후 로봇/AI 트랜드
“로봇산업은 경제성장의 연결고리”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4차 산업혁명(Digital Transformation)의 핵심키워드인 ‘로봇’. 수십년간 로봇은 인간의 단순 반복적이고 힘든일, 정교한 작업을 빨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5G와 결합해 궁극적 인간의 모든 역할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수년간 CES에서 여러 가지 서비스 로봇들(LG의 호텔보이 로봇, 혼다의 공감반려로봇 등)이 선보였으나, 로봇기술과 인공지능의 만남은 마치 물만난 물고기처럼, 스마트홈과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서 실체를 드러내며, 손에 잡히는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더욱 더 그 지평을 넒혀 스마트제조, 국방, 농업, 서비스업 등 전산업을 혁신시킬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 각국 더 나아가 글로벌 IT기업들이 로봇/AI분야에 더욱더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업적 성공모델은 어느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컨셉수준이지 실제 세상을 바꿀 기술/제품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스마트폰이 그랬듯이 결국 이 기술을 시장적으로 지배하는 기업/국가가 최고의 강국반열에 오를 것은 분명하다. 미지의 세계의 패권은 위험에 대한 도전자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최근 5~6년간의 CES를 살펴보면, 큰 흐름에서 한가지 추세는 확실하다. 기술융합을 넘어 연결성(connectivity)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산업간에 대융합이 이루어지는 메가플랫폼의 시대로 갈 것이라는 점이다. 하나의 솔루션이나 제품이 아닌 여러가지 기술과 제품이 거미줄처럼 엮어진 통합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가 축을 이루는 환경으로 재편성될 것이다. 이러한 통합환경하에서 방송, 교육, 영화,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웰니스가 통합되는 기존질서 파괴적 솔루션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이 서로 통합된 플랫폼하에서 요소기술역할을 하며, 물류, 헬스케어, 사회안전, 교통 등 빅사회를 구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사회를 이루는 스마트 소사이어티(smart society)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 CES의 주요 시사점과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
그동안 CES의 주요 키워드를 보니 AI, 자율주행, 스마트홈, IoT 등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데이터가 엄청나게 쌓이면서 인공지능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과거 군사적인 조직도 갖고 있던 동인도 회사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본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의 세이지 메이커(sage maker)와 구글 모델 서치(model search) 등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빅테크기업들이 로봇용 강화학습 솔루션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IoT를 넘어 AIoT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부르는데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트렌드라고 본다 AI와 클라우드,5G 등 신기술이 융합되어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어난다.
◆로봇을 위한 메타버스도 가능해진다
로봇 기술이 실현되는 기술, 실재하는 로봇으로의 단계를 레벨1에서 레벨 5수준까지 구분할 수 있다. 레벨2는 로봇이 인간을 따라다니고, 레벨3는 로봇에 동작이 들어간다. 레벨 4는 핸들링이 추가되면서 다양한 로봇 기술이 가능한다. 레벨5는 힘이 반영되는 작업 로봇이 가능해진다. 레벨 5단계까지 가면 로봇이 인간의 상당히 많은 일을 대신할 수 있다. 현재는 레벨3 수준 정도라고 본다. 4족 로봇의 개발과 관련해선 보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로봇은 룰 기반(rule base)이었다. 최근 주목받는 학습기반 보행제어는 룰기반이 아니다. 학습을 더 한다면 자연스럽게 보행하는 로봇이 곧 등장할 것이다. 학습 기반 물체 파지 및 조작시 레벨5 단계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로봇도 가상환경에서 학습이 가능해질 수 있다. 메타버스 기술이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로봇을 위한 메타버스도 등장할 수 있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로봇이 지형 지물을 학습하고 다양한 물체를 조작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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